상업첩보위성 시대 개막…돈내면 옆집 대화도 포착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3분


[뉴욕〓이규민특파원] 지난 40년동안 일부 선진국 정보기관의 전유물이었던 첩보위성의 상업화를 앞두고 개인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과 관련해 최근 미국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허가에 따라 오는 4월 처음으로 상업용 첩보위성이 우주에 발사되며 연말까지 개인 기업체 소유의 첩보위성이 두개 더 쏘아 올려질 예정이어서 이제는 돈만 내면 누구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 위성들은 모두 지상의 50㎝ 크기의 물체까지 선명하게 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으며 창문의 진동을 포착해 방안에서의 대화내용도 잡아낼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다. 지난 1월말 현재 미국에는 콜로라도주 소재 워스워치 인코퍼레이션 등 10여개의 위성사업체가 문을 열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위성의 성능이 상상을 넘을 정도로 정교하기 때문에 상업용 첩보위성 사업에 대한 논란 또한 뜨겁게 일고 있다. 긍정적인 여론은 이 사업이 본격화하면 그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지도제작 석유탐사 천연재해구조 도시계획 등의 업무가 보다 쉬워지고 심지어 범죄의 추적이나 법집행에도 활용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인물을 추적하는데 탐정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움직임을 손바닥에 놓고 보듯이 훤하게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첩보위성 사업이 대중화할 경우 국가안보나 개인 사생활에 있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담너머 이웃집 가족들의 움직임과 대화내용이 고스란히 포착되고 동종업체의 특수 기술까지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을 위한 노력이 퇴보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