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쿠바에 민주화를 가속화할 것을 촉구함으로써 이 나라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보다 보조를 맞추는 쪽으로 방침을 재조정했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지난달 29일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EU가 이와 관련해 대(對)쿠바 협력을 이 나라의 민주화 정도와 연계시키는 내용을 담은 회원국 공동지침을 오는 2일 채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지침은 쿠바의 잠정적인 경제 개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쿠바가 EU로부터 완전한 협력을 받기 위해서는 인권이 개선되고 정치적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EU집행위는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 5월 쿠바와 경제 협력을 실현시키기 위한 협상을 동결시킨 바 있다.
한편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EU 등의 반발을 감안해 쿠바와 거래하는 외국기업을 미국이 제재할 수 있도록 한 헬름스 버튼법의 발효를 내년 1월로 미룬데 이어 EU가 쿠바에 대해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경우 이를 더 늦출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