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청사내 시설 예식장 개방
구내식당, 피로연장으로 사용
“형식을 중시하는 남들과 똑같은 ‘공장형 웨딩’이 아니라 신랑·신부와 하객 모두가 어울려 즐기는 축제 같은 결혼식을 하고 싶어 충북도청 잔디광장을 결혼식 무대로 선택했습니다.”
충북에서 음악가로 활동 중인 백인혁 씨(34)는 27일 낮 12시 충북도청 문화광장815에서 4세 연하의 최아연 씨(30)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들은 충북도가 청사 내 시설을 공공예식장으로 개방하며 시작한 청년 축복웨딩 사업의 ‘1호 부부’다.
백 씨는 “저와 예비 신부는 비싼 비용을 들여 형식적으로 치르는 일반적인 결혼식보다 우리를 아는 분들과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축제 같은 결혼식을 하고 싶었다”며 “마땅한 장소를 찾던 중 충북도가 문화광장815와 대회의실을 무료로 대관해 준다는 사실을 알고 이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결혼식 주무대인 문화광장815는 충북도청 본관과 신관 사이 주차장이었던 공간을 지난해 8월 2000㎡ 규모의 잔디광장과 700㎡의 보행로, 자동관수설비 등을 갖춘 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1953년 준공된 대회의실도 지난해 11월 전시와 공연, 소규모 연회가 가능한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충북도는 청년층의 결혼 비용 부담을 줄이고 합리적인 결혼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이들 시설을 활용한 청년 축복웨딩 사업을 시작했다. 장소 제공 외에도 버진로드와 하객용·예식용 가구, 안내·편의 집기, 장식물 등을 지원한다. 소규모 결혼식을 희망하는 충북도내 거주 19∼39세 예비부부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백 씨 예비부부는 이날 신부의 애장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을 열어 수익금 전액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 기부할 예정이다. 또 하객들을 위해 지역 카페와 연계해 커피 300잔을 무료로 제공하고, 지역 음악가들의 공연도 마련했다. 성안길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원도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권도 나눠준다. 충북도는 구내식당도 피로연장으로 개방한다.
곽인숙 충북도 인구청년정책관은 “이번 1호 청년 축복웨딩은 청년들이 주도하는 새롭고 합리적인 결혼문화 조성 가능성을 보여준 뜻깊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도내 청년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고 의미 있는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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