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멀티 에이전트 기반 웹 제작 서비스 ‘재밋(Zaemit)’을 운영하는 국내 AI 스타트업 위븐(WEVEN)이 본격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선다. 위븐은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마련하고, 현지 법인 설립 절차에 착수하며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사업 기반을 다졌다.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플러그앤플레이 서밋’ 행사에 참여 중인 김정환 위븐 대표 / 출처=위븐
재밋, 웹 제작 전 과정 아우르되 ‘디자인 완성도’로 승부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는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개발자가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드를 한 줄씩 작성하는 대신, 자연어 대화만으로 AI가 코드를 생성하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의 핵심으로 주목받으면서부터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각 분야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Multi-Agent Orchestration)’ 아키텍처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코드를 사람이 직접 짜던 방식에서 AI가 대신 만드는 방식으로 넘어가는 지금, 웹 제작 시장은 새로운 주도권을 두고 변곡점에 서 있다.
웹사이트의 디자인 퀄리티를 좌우하는 이미지 생성 에이전트 / 출처=위븐 위븐의 재밋은 기존 AI 웹빌더와 바이브 코딩의 장점을 결합한 AI 멀티 에이전트 기반 웹 제작 서비스다. 자연어로 대화하듯 명령하면 기획, 디자인, 코딩은 물론 백엔드 영역까지 특화 에이전트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하나의 웹사이트를 완성한다. 핵심은 웹 생성 에이전트와 이미지 생성 에이전트가 만들어내는 디자인 완성도다. 웹 제작 전반을 두루 처리하면서도, 디자인 품질에서만큼은 다른 서비스와 확실히 차별화한다는 것이 위븐의 전략이다.
이러한 디자인 강점은 AI를 위한 웹 디자인 작성 지침에 기반한 서비스 제공에서 나온다. 폰트·여백·컬러·컴포넌트를 정의한 지침을 기준으로 AI가 사이트 전체를 일관되게 생성하고, 이미지 또한 맞춤으로 생성해 페이지마다 톤이 흐트러지지 않고 통일된 완성도를 유지한다. 사용자는 이렇게 생성된 결과물을 자연어로 대화하듯 다듬어 사이트를 발전시킨다.
어떤 HTML이든 VS Code에서 편집 가능한 재밋 확장 프로그램 / 출처=위븐 또한 재밋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 도구인 VS Code의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필요할 경우 HTML 코드를 직접 편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만 위븐은 사용자가 코드 편집기에 매달리지 않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하는 데 무게를 둔다.
위븐, 웹빌더 38% 차지하는 美 시장 진출 본격화
위븐은 국내 시장 성과를 발판 삼아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그로스 인사이츠(Growth Insights)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웹빌더 시장의 약 38%를 차지하는 단일 최대 시장이다. 특히 미국 현지 소상공인의 42%가 최우선 과제로 웹사이트 신설 및 리뉴얼을 꼽을 만큼 시장 수요가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에서는 바이브 코딩을 활용한 웹 제작 분야가 주목받고 있으며,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아키텍처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위븐 관계자는 “최근 미국 웹 제작 업계에서 바이브 코딩뿐만 아니라,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시장 형성 단계에 진입했다”며, “이는 독자적인 아키텍처를 구현한 위븐이 초기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가장 큰 수요가 존재하는 기회의 땅으로 보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가늠할 시험대로 삼는 셈이다.
위븐은 국내 시장에서 2024년 설립 이후 누적 매출 30억 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왔다. AI 웹 기술 관련 등록 특허 3건과 출원 중인 PCT 국제특허 7건을 보유했다. 지난해 10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재밋’은 올해 4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3만여 명, 누적 이용자 수 30만 명을 넘어섰다.
KIC 실리콘밸리 거점 확보…사업화 토대 마련
배정융 KIC 실리콘밸리 센터장(왼쪽)과 김정환 위븐 대표가 입주 및 지원프로그램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 출처=위븐 김정환 위븐 대표는 지난 5월부터 한 달간 미국에 체류하며 현지 사업화를 위한 토대를 다졌다. 신뢰도 확보를 위해 현지 물리적 거점을 확보하는 한편, 법인 설립과 파트너십 구축에 집중했다. 먼저 위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운영하는 ‘한국 글로벌 혁신센터(KIC)’ 실리콘밸리 센터 입주를 확정했다. KIC 실리콘밸리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현지화를 돕기 위해 해외 투자자 및 회계·법률 네트워크 연결을 밀착 지원하는 허브다.
이번 입주로 위븐은 KIC로부터 6개월간 무상으로 현지 사무 공간을 제공받으며, 해당 주소지를 법인 주소로 활용한다. 위븐 관계자는 “KIC가 연계하는 현지 밋업·행사 등 네트워킹 프로그램 참여를 논의했다. 법인 설립 과정에서도 KIC의 주선으로 현지 회계사의 법률 자문을 받고, 회계 비용 일부도 지원받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위븐은 캘리포니아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국 소비자를 타겟한 실질적인 서비스 현지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미 위븐은 기술적 토대를 갖췄다. 글로벌 클라우드 리전을 기반으로 인프라를 구축해 세계 사용자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재밋의 외부 AI나 별도 디자인 도구와의 높은 호환성은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주요 과제는 미국 현지 사용자가 결제까지 자연스럽게 마칠 수 있도록 글로벌 표준 결제 시스템인 스트라이프(Stripe)와 완전 연동하는 것이다. 아울러 영문 사용자 환경(UI), 도메인 등 서비스 전반을 미국 시장 기준에 맞춰 개편하고, 로컬 웹 도메인 안정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서 확인한 현지 파트너십 가능성
세계 투자자들과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플러그앤플레이 글로벌 네트워킹 행사 현장 / 출처=위븐 거점 마련과 함께 위븐은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의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리테일·브랜드 부문에서 현지 첫 공식 IR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플러그앤플레이는 페이팔, 드롭박스 등 혁신 기술 기업을 초기 단계에 발굴해 낸 세계적인 액셀러레이터로, 매년 160건 이상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김정환 대표는 “이번 IR 피칭 직후, 플러그앤플레이 측으로부터 재밋 관련 추가 자료를 요청받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7월 중 후속 대면 미팅 일정을 확정해 구체적인 파트너십을 타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위븐은 KIC 실리콘밸리에 마련한 거점을 기반으로 캘리포니아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해 국내에서 검증한 경쟁력을 미국 시장의 성과로 이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웹 제작의 단계별 도구들을 통합하겠다는 위븐의 궁극적인 목표는 명확하다. 글로벌 디자인 도구의 표준이 된 ‘피그마(Figma)’처럼 웹 제작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표준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