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 4대 금융지주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확정했다. 신한금융지주에는 진옥동 회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졌고 KB금융지주에는 임원 보수 한도가 경영성과에 비해 너무 크다며 제동을 걸었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전 안건 찬성으로 결론 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지난 19일 제5차 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 신한지주, KB금융 등 13개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신한과 KB 일부 안건에만 반대가 결정됐다.
신한금융 주주총회에서는 진옥동 이사 후보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진 회장은 과거 라임펀드 사태 당시 신한금융투자 대표직을 맡고 있었고 이와 관련한 책임 이력이 이번 반대의 핵심 근거가 됐다. 이후 징계가 경감됐지만 국민연금은 반대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결정은 신한금융 전체 지배구조를 문제 삼기보다 CEO 후보 개인의 이력을 따로 들여다본 성격이 강하다.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변경 등 다른 안건에는 모두 찬성했다.
KB금융지주에서는 이사 선임이 아닌 임원 보수 한도 승인 안건이 반대 대상이 됐다. 국민연금은 “보수 금액이 경영성과에 비춰 과다하다”고 판단했다. 이사 선임이나 지배구조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면서도, 보수 체계에 대해서만 따로 제동을 건 셈이다. 보수 한도는 실제 지급액이 아닌 상한선이라는 점에서 사후에 이미 지급된 보상이 아니라 앞으로의 보수 설계 자체를 견제한 것으로 읽힌다. 나머지 안건은 모두 찬성했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회사 측이 제안한 모든 안건에 찬성하기로 했다. 이사 선임, 정관 변경, 자본정책 등 주요 안건이 포함됐지만 국민연금이 별도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번 의결권 행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4대 금융지주를 같은 잣대로 묶어 판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한에는 경영진 개인의 책임 이력을, KB에는 보수 적정성을 각각 기준으로 삼았고 우리·하나는 별다른 쟁점 없이 통과시켰다. 국민연금이 단순 투자자를 넘어 주주 역할을 점점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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