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 전용 물질’ 경보 20분만에 탐지-제거

  • 동아일보

日서 열린 PSI연합훈련 가보니
美 중심 아태 WMD 확산방지 훈련
‘日 급유거절’ 이후 韓 동참해 관심

3일 오전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오다이바 해안에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력 체제인 확산방지구상(PSI) 연합훈련이 펼쳐졌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3일 오전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오다이바 해안에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력 체제인 확산방지구상(PSI) 연합훈련이 펼쳐졌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3일 오전 일본 도쿄 미나토구의 관광명소 오다이바 해안. 이곳에 도착한 외국 화물선 안에 화학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물질이 적재됐다는 정보가 일본 외무성, 경찰, 해안보안청에 접수됐다. 일본 관계자들은 즉각 배에 올라 수색을 시작했고 폭발물 탐지견 투입, 엑스레이 등 비파괴검사를 통해 문제의 물질을 발견했다. 이어 출동한 대테러부대가 안전하게 이동 조치를 마쳤다. 수색 시작부터 안전 조치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0분 남짓.

이날 펼쳐진 가상훈련은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 협력체제인 확산방지구상(PSI) 연합훈련의 일환이었다. 일본이 주최한 이번 연합훈련은 2일 시작돼 4일까지 진행된다. 한국 미국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이 참여해 도쿄 및 지바현 해역과 공역에서 항만 및 해상 훈련, 도상연습을 펼친다. 이날 오다이바에서 열린 훈련은 일본만 참여해 시연이 이뤄졌으며 한국 미국 등의 관계자 100여 명이 참관했다.

PSI 연합훈련은 WMD와 운반 수단, 관련 물자의 불법 확산 방지를 위해 2003년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주도해 출범했다. 당시 부시 행정부가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북한 이란 시리아 등을 겨냥한 훈련이었다.

한국 미국 등이 참여한 이번 연합훈련은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최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열렸다. 훈련 첫날인 2일에는 중일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인근 해역에 일본 어선이 진입했다가 중국 해경이 퇴거 조치하는 일도 발생했다.

일본 통합막료감부(합참 격)는 “PSI는 국제적 대처로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훈련이 “PSI의 목적이나 대처에 관한 인도태평양 국가의 이해를 깊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항행의 자유’를 위한 인도태평양 국가들의 결집을 강조하며 사실상 중국 견제 의도를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이 주최한 이번 훈련에 한국이 참여한 것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초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자위대 기지 급유를 일본이 거절한 후 양국의 군사 교류가 잇따라 중단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측 참가 인원의 구체적인 규모와 참여 형태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본#오다이바#화학무기#PSI 연합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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