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국제사회에서 강력 비판하는 등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데 대해, 일본도 대응에 나섰다. 중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본 니혼TV뉴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야마자키 가즈유키(山﨑和之) 주유엔 일본대사는 “중국의 주장은 사실에 반하며 근거가 결여됐다”고 반박하는 서한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냈다.
서한에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을 한정적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 “무력 공격이 없는 경우에도 일본이 자위권을 행사한다는 중국의 주장은 잘못됐다”고 반론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방위 기본 방침은 전수방위(공격을 받았을 때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라는 수동적인 방위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야마자키 대사는 대만을 둘러싼 문제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 다른 나라의 발언, 정책에 대해 위압적인 조치를 가하는 접근법에 대해선 국제사회가 반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측은 야마자키 대사의 서한을 유엔 총회 정식 문서로서 회람할 것을 요구했다.
야마자키 대사의 이번 서한은 푸충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 대사가 지난 21일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을 반박한 것이다.
푸충 대사는 서한에서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7일 일본 의회에서 대만에 대해 노골적으로 도발적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45년 일본 패전 이후 일본 지도자가 공식적으로 “대만의 비상사태는 곧 일본의 비상사태”라는 개념을 주장하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연결시킨 것도, 일본이 대만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야망을 드러낸 것도, 일본이 중국에 대해 무력 위협을 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며 중국의 핵심 이익에 공개적으로 도전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푸 대사는 이러한 발언은 심각한 잘못이며 매우 위험하며, 매우 악의적인 성격과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의 거듭된 엄숙한 선언과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 일본은 아무 반성도 보이지 않고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지도 않았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푸 대사는 다카이치 총리의 관련 발언이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전후 국제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14억명이 넘는 중국 국민과 과거 일본의 침략을 겪었던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은 떼낼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이며, 대만 문제 해결은 중국 인민의 내정 문제이며 외부의 어떠한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대만해협 상황에 무력 개입을 감행한다면 침략 행위로 간주될 것이며, 중국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이 부여한 자위권을 단호히 행사하고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 대사는 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서 일본은 역사적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대만 문제에 대한 정치적 공약을 준수하며, 레드 라인을 넘는 도발 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잘못된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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