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레바논 공습해 헤즈볼라 2인자 제거

  • 동아일보

5개월 만에 베이루트 아파트 공격
군사부문 최고 책임자 살해
美 “무슬림형제단 테러조직 지정”

23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처참히 부서진 레바논 다히예의 한 아파트. 이스라엘은 이날 이 일대를 표적 공습해 친이란계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위 간부 하이삼 알리 타바타바이를 제거했다. 다히예=AP 뉴시스
23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처참히 부서진 레바논 다히예의 한 아파트. 이스라엘은 이날 이 일대를 표적 공습해 친이란계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위 간부 하이삼 알리 타바타바이를 제거했다. 다히예=AP 뉴시스
이스라엘이 23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자국과 충돌해 온 친이란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군사 부문 최고 책임자를 살해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작전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베이루트 공습을 감행한 건 5개월 만이다. 또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으로 반미, 반이스라엘 활동을 펼쳐 온 ‘무슬림형제단’을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확대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정책으로 중동에서 긴장이 고조될 조짐이다.

23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전투기 등을 이용해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의 한 아파트를 공습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의 재건과 무장 활동을 지휘하던 하이삼 알리 타바타바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타바타바이는 헤즈볼라에서 나임 카셈 사무총장 다음으로 높은 고위 인사로 군사 부문을 담당해 왔다. 특히 그는 헤즈볼라 내에서 이스라엘 침투를 전문적으로 수행해 왔던 ‘라드완 특수부대’를 지휘하기도 했다. 미국은 2016년부터 타바타바이에게 500만 달러(약 74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공습 뒤 성명을 내고 타바타바이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이번 공습으로 타바타바이 외에 4명의 조직원이 숨지고 최소 시민 24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헤즈볼라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감행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 북부 군사 시설 등을 대거 공격했다. 이에 이스라엘도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에 나서며 양측은 지속적으로 충돌해 왔다. 지난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지휘부와 주요 시설에 대한 공격을 지속적으로 추진했고, 헤즈볼라의 군사 역량은 크게 약화됐다. 또 지난해 11월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휴전에 합의했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국경 철수 약속을 어겼고, 전투력 복원에 나서고 있다며 국경 지대를 중심으로 군사 활동을 재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자국 보수 성향 매체 ‘저스트더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슬림형제단을 외국테러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다. 이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조치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1928년 이집트에서 설립된 무슬림형제단은 구성원 1000만 명, 전 세계 지부가 70여 곳에 달하는 세계 최대 이슬람주의 단체다. 이슬람 율법 기반 신정국가 건설을 목표로 중동 내 왕정과 군부독재 전복을 시도해 왔다. 또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상당수 이슬람 무장단체에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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