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자산 가격 하락 위험”…연준, 12월 추가 금리인하 신중론

쿡 이사, 급성장한 사모 신용 등 금융시스템 위험 경고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추가 금리인하 반대 재확인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달 회의에서 금융 안정성이라는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며 추가 인하를 둘러싼 논의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연준 위원들이 다음 회의에서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핵심 변수로 주목하며 자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 가능성을 잠재적 위험 요소로 언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20일(현지시간) 조지타운 대학교 강연에서 단기적 금리정책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며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험 요소를 광범위하게 언급했다.

쿡 이사는 “현재 비정상적으로 큰 자산 가격 하락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언급하며 소비와 경제를 지탱해온 자산 가격 상승세가 꺾일 수 있음을 경고했다. 다만, 그는 자산 가격 하락 자체가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쿡 이사는 금융 시스템의 위험 요소로 △급격히 성장하는 사모 신용 시장 △국채 시장에서 활동하는 헤지펀드 거래 △기계 기반 거래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도입되는 추세 등을 지목했다.

같은 날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별도의 행사에서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더불어 해맥 총재는 현재의 완화적 금융 환경 역시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언급했다.

쿡 이사와 해맥 총재의 이번 발언은 전반적인 연준의 우려를 반영한다. 전날 공개된 10월 연준 회의록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은 금융 시장의 늘어진 자산 가치에 대해 언급했으며, 특히 AI 관련 기술 가능성에 대한 갑작스러운 재평가 시 자산 가격의 하락 가능성을 강조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플레이션이 오랫동안 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낮추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를 위험이 있다. 하지만 노동 시장이 둔화하며 추가 인하 위험도 있어 물가와 고용 사이 균형을 잡는 데에 연준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핵심 데이터가 부족해지면서 12월 9-10일로 예정된 다음 연준 회의 결정은 더욱 복잡해졌다.

셧다운 여파로 이날 공개된 9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고용은 예상치를 두 배 이상 웃돌았지만 실업률은 4.4%로 소폭 상승했다. 10월 고용 보고서는 결국 취소됐고 11월 보고서는 12월 연준 회의 이후에나 발표되기 때문에 연준은 금리 결정에 가장 중요한 데이터 공백으로 정책 논의가 더욱 힘들어졌다.

9월 고용 보고서 이후 선물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12월 금리 동결 이후 1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가장 높게 잡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