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아닌 현실”… 레이저로 로켓 요격 이스라엘 ‘아이언빔’ 직접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9일 16시 54분


이스라엘의 레이저 기반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빔의 요격 실험 장면. 라파엘 제공
이스라엘의 레이저 기반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빔의 요격 실험 장면. 라파엘 제공
“‘아이언빔(Iron Beam)’은 현실이다. 공상과학(SF)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스라엘의 최신식 레이저 기반 요격 시스템 ‘아이언빔’을 생산하는 국영 방위산업기업 ‘라파엘’ 관계자는 12일 하이파의 본사를 방문한 한국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날 라파엘은 자체 개발한 첨단무기를 선보이는 쇼케이스룸을 외국 언론 중에는 처음으로 한국 언론에 공개했다. 라파엘 관계자는 “아이언빔이 이미 이스라엘군에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방공망의 게임체인저로 자리 잡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라파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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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에서 차로 2시간 가량 북쪽으로 달려 도착한 라파엘 본사는 경비가 삼엄했다. 적의 공격에 대비해 정문 바닥에 설치한 육중한 철제 차단장치가 설치됐다. 3명의 보안요원이 취재진의 버스에 올라타 녹음기나 카메라, 노트북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점검했다. 휴대전화의 카메라 부분에는 보안 스티커를 일일이 부착하기도 했다. 라파엘 측은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와의 충돌이 아직 지속되고 있어 언제든 적 공격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라파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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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빔은 미사일, 무인기(드론), 로켓을 요격하며 이스라엘 방공망의 핵심 전력으로 꼽혀온 ‘아이언돔(Iron Dome)’과 확실한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아이언돔은 미사일로 요격으로 하지만, 아이언빔은 ‘고에너지 레이저(HPL·High Power Laser)’를 쏴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라파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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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비용 측면에서 큰 장점을 지닌다. 아이언돔은 1발에 최대 5만 달러(약 73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레이더 전력과 인원 등을 추가하면 실제 비용이 최대 15만 달러(약 2억1900만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아이언빔은 1회 발사에 5달러(약 7300원) 내외의 전기료만 든다. 횟수도 제한이 없어 무제한 연속적으로 발사가 가능하다고 라파엘 측은 설명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사일 및 드론 요격 성공률은 각각 86%, 99.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파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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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빔과 이이언돔은 상호 보완제다. 악천후가 발생하거나 레이저를 쏠 수 없는 지형에선 인공지능(AI) 기반 지휘 통제 시스템의 판단에 따라 아이언빔 대신 아이언돔이 자동 발사된다.

기존 레이저빔의 단점도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게 라파엘 측의 주장이다. 장거리 표적을 향해 레이저를 쏘면 대기 중 먼지, 수분에 의해 산란하거나 꺾인다.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개의 레이저를 하나로 합쳐 강력한 빔을 만드는 기술, 빛을 바늘구멍처럼 작은 목표에 집중시키는 기술 등을 고도화했다.

라파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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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이언빔의 소형 모델인 ‘모바일’과 ‘라이트’는 보병부대의 트럭, 장갑차 등 이동수단에 설치돼 기동성이 뛰어나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아군, 전략 자산 등을 쉽게 보호할 수 있다.

라파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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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돔, 아이언빔 등 첨단 군수 체계는 이스라엘 경제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2년째 전쟁을 겪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군수 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1분기(1~3월) 3.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의 이스라엘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도 해내고 있다. 라파엘사 관계자는 “아이언돔과 아이언빔이 지키는 도시는 한국에도 필요하다”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아이언빔(Iron Beam)*

라파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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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미사일 방공 체계 ‘아이언돔(Iron Dome)’에 이어 선보인 고에너지 레이저 기반의 차세대 방공 시스템이다. 아이언돔은 1회 발사에 약 7000만 원이 소요되는 반면, 아이언빔은 전기료(1회에 약 3~5달러) 외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아이언빔 라인업*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 위치한 이스라엘 국영군수기업 라파엘사 본사의 쇼케이스 룸. 이스라엘 첨단 무기들의 모형이 전시돼있는 장소로 13일(현지 시간) 외신으로는 처음 동아일보 등 한국 언론에 공개됐다. 라파엘 제공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 위치한 이스라엘 국영군수기업 라파엘사 본사의 쇼케이스 룸. 이스라엘 첨단 무기들의 모형이 전시돼있는 장소로 13일(현지 시간) 외신으로는 처음 동아일보 등 한국 언론에 공개됐다. 라파엘 제공
①아이언빔: 100kw급 출력, 450mm 대형 렌즈, 사거리 약 10km, 국경 공항 군기지 방어용.

②아이언빔 모바일(Mobile): 50kw급 출력, 250mm 렌즈, 트럭 등 전투부대에 장착해 이동 가능.

③아이언빔 해상용(Naval): 아이언빔 모바일과 비슷한 사양으로 군함 등 해상에 탑재 가능

④아이언빔 라이트(Iron Beam Lite): 10kw급 소형 모델, 지프 등 지상군 차량에 탑재해 아군과 전략자산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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