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 기자의 여기는 런던] “BTS!” 세계 각국 아미들, 공감으로 모였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6월 2일 0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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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방탄소년단 공연에 앞서 팬들이 공연장으로 향하는 모습. 런던(영국)|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2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방탄소년단 공연에 앞서 팬들이 공연장으로 향하는 모습. 런던(영국)|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김남준!” “김석진!” “민윤기!” “정호석!”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

방탄소년단의 인기도, 이들을 이 자리에 있게 한 ‘아미’(팬)들에 대해서도 굳이 긴 설명이 필요 없었다.

“자신을 사랑하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로 서로를 위로하며 공감했고, “아미”라는 이름으로 국적을 뛰어 넘어 하나가 됐다.

‘21세기 비틀스’라 불리는 방탄소년단이 2일(한국시간) 오전 3시30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펼치기에 앞서 10만 명이 넘는 팬들이 공연장을 에워쌌다.

공연장 규모는 9만 명을 동원할 수 있는 대형 무대이지만, 주최 측이 안전과 시야 제한석 등을 고려해 1회 6만 석 규모로 객석이 마련됐다.

3일에 앞서 이날 첫 번째 공연이 열리지만 스타디움 주위에는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세계 각국의 아미들이 모여 이른 시간부터 한바탕 축제의 분위기를 즐겼다.

적게는 20명, 많게는 100명 이상씩 곳곳에 모여 방탄소년단이 주문한 “축제를 즐겨라”라는 메시지를 이행하듯 이들은 방탄소년단의 히트곡에 맞춰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2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방탄소년단 공연에 앞서 팬들이 공연장 주변에 모여 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런던(영국)|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2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방탄소년단 공연에 앞서 팬들이 공연장 주변에 모여 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런던(영국)|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인터넷과 방탄소년단의 노래로만 한국어를 배웠다는 이들은 제법 또박또박하게 한국어 발음의 가사를 모두 따라 불렀다. 퍼포먼스가 힘들기로 유명한 방탄소년단의 춤도 이들의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히트곡 ‘아이돌’, ‘피땀 눈물’, ‘작은 것들을 위한 시’, ‘페이크 러브’ 등은 이들에게는 ‘식은 죽 먹기’다.

이탈리아에서 온 에스더(16)는 “방탄소년단의 가사를 정확히 알고 싶어 한국어를 배웠다”면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도 할 줄 안다”고 자랑했다.

이어 “‘러브유어 셀프’(자신을 사랑하라)라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모든 아미들에게 힘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그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 모이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릴리(17)는 “방탄소년단의 노래에는 욕설이나 남을 비방하는, 폭력적인 가사가 없지 않느냐”며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런 점이 당당하게 ‘아미!’라고 외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장은 미국과 브라질 등 지금까지 진행했던 스타디움 공연장과 달랐다.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굿즈를 구입하거나 공연장에 먼저 들어가기 위해 하루 전부터 캠핑 등 텐트를 치거나 노숙하는 행동을 자체적으로 금지하며 성숙한 팬 문화를 보여줬다.

2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방탄소년단 공연에 앞서 팬들이 공연장 주변에 모여 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런던(영국)|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2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방탄소년단 공연에 앞서 팬들이 공연장 주변에 모여 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런던(영국)|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물론 웸블리 스타디움 측에서 안전상을 이유로 공연장 주변 주차장 등에 텐트를 치지 말라고 SNS를 통해 당부하기는 했지만, 팬들은 자발적으로 나서서 질서 유지에 공감하며 행동했다.

일부 팬들은 ‘가이드 투 웸블리’라는 안내서를 만들어 공연장을 찾는 아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16쪽 분량의 안내서에는 돌발적으로 무대에 선물을 던지지 말고, 스타디움 주변에서 캠핑하지 말자는 등 자발적으로 질서를 유지하자는 메시지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또 멤버들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공연장 안팎에서 불법상품 판매 및 구입 금지, 가짜 입장권 주의 등을 서로 당부했다.

런던(영국)|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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