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그래미 무대, 다시 돌아오겠다”… BTS, 한국인 첫 시상자로 참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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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그래미’ 오명서 변신 시도, 흑인-여성 가수들 대거 수상자에
갬비노 ‘올해의 노래’ 등 휩쓸어… 미셸 오바마 깜짝 출연하기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10일(현지 시간) 열린 제6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R&B 앨범’ 시상자로 나선 그룹 방탄소년단.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10일(현지 시간) 열린 제6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R&B 앨범’ 시상자로 나선 그룹 방탄소년단.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10일(현지 시간) 열린 제61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무대를 밟았다.

7명의 방탄소년단 멤버는 ‘최우수 R&B 앨범’ 부문 시상자로 조명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은 역대 그래미 수상자인 알레시아 카라, 존 메이어, 메건 트레이너 등과 함께 시상자로 나섰다. 리더 RM은 영어로 “한국에서 자라오면서 이 무대에 설 날을 꿈꾸어 왔다. 다시 돌아오겠다!”고 인사한 뒤 수상자 허(H.E.R.)의 이름을 호명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로써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까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 모두 초대되는 역사를 썼다.

보수성 논란에 시달려온 그래미는 파격 변신했다. 시종일관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역대 최초로 사회를 흑인 여성, 가수 얼리샤 키스에게 맡겼다. 시상식 서두부터 가수 레이디 가가, 제니퍼 로페즈, 제이더 핑킷 스미스와 함께 미셸 오바마 전 대통령 부인이 깜짝 출연했다. 오바마는 “음악은 언제나 제가 저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도와줬다”면서 “컨트리든 랩이든 록이든, 음악은 우리로 하여금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해준다”고 말했다.

수상 결과 역시 여성과 흑인 음악에 방점이 찍혔다.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 트로피가 예상을 깨고 여성 컨트리 가수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에게 돌아갔다. ‘최우수 신인’은 영국 여성 가수 두아 리파가 가져갔다. 흑인 래퍼 겸 가수 차일디시 갬비노의 ‘This is America’가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를 휩쓴 것도 이변이었다. ‘This is America’는 지난해 미국 사회의 위선을 충격적인 뮤직비디오와 함께 고발해 큰 화제가 된 곡이다. 갬비노는 고질적인 ‘화이트 그래미’(백인을 중시하는 그래미)에 반발해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래미는 올해 900명 정도의 투표인단을 새로 뽑아 들이며 39세 이하, 유색인종 또는 여성이라는 조건을 걸 정도로 보수색을 탈피하려 노력했다”며 “방탄소년단의 출연도 흥행성과 다양성을 함께 노린 그래미의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그래미 어워즈#방탄소년단#차일디쉬 감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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