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서지혜 “남자 연기 꿀잼…다음 생은 남자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19일 06시 57분


서지혜는 2014년 SBS ‘펀치’를 시작으로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고, 최근 종영한 KBS 2TV ‘흑기사’까지 연이어 성과를 냈다. 그는 “서른 살이 되고 자연스레 여유가 생기면서 중압감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HB엔터테인먼트
서지혜는 2014년 SBS ‘펀치’를 시작으로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고, 최근 종영한 KBS 2TV ‘흑기사’까지 연이어 성과를 냈다. 그는 “서른 살이 되고 자연스레 여유가 생기면서 중압감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HB엔터테인먼트
■ 드라마 ‘흑기사’서 불멸의 샤론 연기한 서 지 혜

사극·액션·노인 분장 등 4편은 찍은 듯
다양한 연기 욕심…내 나이가 멈췄으면
그래도 짝사랑 연기만큼은 안하고 싶어


연기자 서지혜(34)는 서른 중반이 되면서 욕심이 커졌다. 연기는 더욱 잘하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도 받고 싶다. 하지만 초조해하거나 안달하지 않는다. 이전보다 “인생을 들여다보고 즐길 수 있는” 마음가짐이 생기면서 편히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조금 더 욕심을 내 “여성미가 가장 돋보이는 지금의 나이에 멈춰있길 바란다”며 웃는다.

서지혜는 ‘지금의 서지혜’로 변한 시점을 2014년으로 기억한다. 그동안 밝고 귀여운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그는 SBS ‘펀치’를 통해 데뷔작 ‘올인’ 이후 11년 만에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이후로 SBS ‘그래, 그런거야’와 ‘질투의 화신’(2016), 최근 종영한 KBS 2TV ‘흑기사’까지 그는 도시적이고 지적인 분위기를 잘 소화해 매력을 높였다.

“20대 때는 연기를 잘 몰랐다. 열정과 패기 하나로 달려들었다. 불안함에 제 자신을 다독이지 못해 압박감과 중압감도 컸다. 30대가 되면서 여유가 생겼고, 기술적인 것보다 한 장면 한 장면 깊게 표현하는 진심을 담는 연기에 욕심이 생겼다. ‘못하면 어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하기가 편해졌다.”

드라마 ‘흑기사’에서 서지혜. 사진제공|n.ch 엔터테인먼트
드라마 ‘흑기사’에서 서지혜. 사진제공|n.ch 엔터테인먼트

‘흑기사’를 통해서는 연기자로서 뿌듯함까지 느꼈다. 서지혜는 200년 동안 불멸의 인생을 사는 독특한 설정의 샤론을 연기하며 사극과 시대극, 현대극을 넘나들고 액션연기까지 소화했다. 남장도 했고, 최종회에서는 노인 분장까지 시도하는 등 “마치 4편을 찍은 것처럼” 체력과 감정을 쏟았다. 보여줄 장면이 많아 힘들었을 테지만 그는 “나름대로 열심히 연구하고 고민한 다양한 모습을 한 드라마에서 보여줘 다행”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남자의 세계를 연기하는 게 재밌더라. 잘 어울리기도 하고. 다음 생애는 남자로 태어나도 좋을 것 같다”며 흥미로워한다.

“‘흑기사’로 블랙코미디를 해보면서 망가지는 코믹 연기도 해보고 싶어졌다. 액션도 좋다. 짝사랑 캐릭터만 아니면 된다. 짝사랑은, 연기이지만 섭섭할 때도 있다. 슬프고 짠한 내용보다 알콩달콩 행복하게 지내는 사랑 연기를 원한다. 행복하고 싶다. 하하!”

15년 동안 활동하면서 큰 스캔들이 없었던 서지혜는 아직 “진짜 짝”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결혼한 여동생이 “연애세포 죽을까봐 걱정”할 정도다. 서지혜는 마지막 연애가 오래돼 “이상형이 없어졌다”고 했다. 예전에는 연하나 동갑은 남자로 보이지 않았다는 그는 “지금이 가릴 상황이 아니”라며 “이제는 연애를 해보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열애설이 ‘진짜’인 적은 없었다. 물론 연애는 했지만 알려지지 않은 건 상대가 동종 업계 사람이 아니고 유명인이 아니어서가 아닐까. 하하! 서른두 살 때에는 부모님이 ‘결혼 안하니?’라고 물었는데 이제 얘기 안하신다. 서른 살 때는 3년 뒤 결혼할 줄 알았는데, 계획을 세워서는 안 되는 게 결혼이라는 걸 알았다. 자꾸 계획이 무산되니 마음은 편한데, 결혼 생각은 항상 하고 있다.”

배우 서지혜. 사진제공 | HB엔터테인먼트
배우 서지혜. 사진제공 | HB엔터테인먼트

서지혜는 이런저런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지금이 즐겁다. 파릇파릇했던 20대 때도 재밌었지만 “성숙한 30대”를 맞아 자신과 주변이 달라지는 변화를 눈으로 지켜볼 수 있는 여유 있는 삶에 활기를 느낀다.

“예전에는 멈춰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찾았다. 지금은 가만히 TV보거나 강아지랑 노는 게 좋다. 혼자서 고독을 즐기는 것도 즐겁다. 가족과 나의 사람을 챙기는 데 더욱 집중하게 되면서 소소한 행복을 찾기 시작했다.”

서지혜의 한파를 즐기는 소소한 재미는 동네 찜질방 다니기다.

“‘흑기사’ 촬영이 끝나고도 한기가 몸에서 빠지지 않아 찜질방에서 지졌더니 나아졌다. 하하! 체력관리의 필요성도 제대로 느꼈다. 예전에는 밤새도 끄떡없었는데 이제는 힘들더라. 고구마랑 닭 가슴살 먹고 단기간에 살 빼는 것도 잘 못해, 체력단련은 물론 식단관리까지 열심히 해야 할 나이가 됐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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