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한파 속 방치된 백구·황구 사연에 누리꾼 분노 “동물보호법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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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28일 1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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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방송화면
사진=SBS 방송화면
‘동물농장’이 기록적 한파 속 2주간 옥상에 방치된 개 백구와 황구의 사연을 전한 가운데, 견주 모자에 대한 누리꾼들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오전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TV 동물농장’(이하 ‘동물농장’) 제작진은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이 끊긴 여인숙 옥상에서 처참한 상태로 방치된 개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건물 아래) 여기서는 개가 보이지 않는다”며 인접한 건물에 올라가 개의 상태를 보여줬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날씨에 백구 한 마리가 줄에 묶인 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이웃 주민들은 “사람이 안 보인지 한 달이 넘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백구는 앙상하게 말라갔고 보다 못한 식당 주인이 신문지에 먹을 것을 싸서 던져주고 있었다.

제작진이 관찰 카메라를 설치한 지 사흘째 되는 날 백구는 줄을 끊고 얼어 죽은 황구 곁을 지키고 있었다. 여인숙 옥상에는 백구 외에 황구도 묶여 있었던 것.

수소문한 끝에 주인을 찾아 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견주는 “밥 주고 다 하고 있다. 무슨 방치를 하냐. 똥을 치우든 안 치우든 무슨 상관이냐. 학대만 안 하면 되지”라며 전화를 끊었다.

방송사와의 전화 후 백구를 찾아온 견주는 “우리 아들이 매일 와서 밥 줬다. 무슨 (제작진이) 옥상까지 밥을 주냐. 욕 나온다”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다음날 견주는 제작진을 불러 개를 주로 돌본 건 아들이고, 황구의 죽음 역시 아들이 알고 있을 거라고 했다. 아들은 날이 추워 추위를 피하라고 줄을 풀어줬지만 다음 날 추위 탓에 죽었다고 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확인한 황구는 목줄에 묶여 있었다.

백구와 황구에게는 원주인이 있었다. 원주인이 사정이 있어 이들 모자에게 개를 맡겼는데 맡은 사람들이 밥도 안 주고 추위 속에 방치한 것. 결국 황구는 얼어 죽고 제작진에게 소식을 들은 원주인이 달려와 백구를 데리고 갔다. 현재 백구는 주인의 보살핌 속에 건강을 되찾은 상태.

방송 후 시청자들은 “동물보호법이 왜 강화되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촬영을 하고 있는데도 어찌 저리 뻔뻔히 거짓말을 할까”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저럴 수가 있는지. 꼭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분노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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