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최승호 사장이 17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달간 업무하며 방송의 자유를 복원했다는 감격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는 동시에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초심을 유지한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좋은 콘텐츠가 증가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2월7일 취임한 최 사장은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상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최 사장은 “좋은 프로그램이 신뢰회복의 최고 해결책이라는 판단에 제작비를 135억 원 증액한다. 드라마도 외주 제작에서 자체 제작으로 강화할 것이다. 하반기에는 자체 제작의 대형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방송중인 저녁 일일드라마 ‘전생에 웬수들’이 5월 종영하면 이 시간대 드라마는 잠정적으로 중단한다.
예능프로그램은 3∼4월 봄 개편을 시작으로 시즌제 도입을 적극 추진한다. 시청자의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해 ‘라디오스타’ ‘나 혼자 산다’ 등에 휴지기가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점에 멈추고 새 시즌으로 신선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설 특집부터는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에 박차를 가해 PD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신선한 프로그램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듣는다. 실패할지라도 많은 시도를 통해 성공하는 프로그램이 나온다”고 했다. ‘무한도전’ 시즌제에는 선을 그으며 “김태호 PD가 프로그램 내에서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간단히 설명했다.
최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뉴스데스크’ 앵커를 전면 교체하면서 보도국을 개편하고, 시사교양부를 부활시켰다. ‘뉴스데스크’ 방송시간을 오후 9시로 옮기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또 배우 김의성과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진행하는 탐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29일 도올 김용옥의 토크쇼 ‘도올스톱’도 선보인다. 라디오프로그램은 2월 초 완전 정상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사장은 “방송 외에도 비정규직, 노사간 문제, 파업 참여자와 비참여자 간의 갈등 등 난제가 많다. 부담이 크지만 하나의 조직으로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화위원회, 노사공동위원회 등을 통해 헝클어진 것을 바로 세우겠다. 6년 만에 공채로 사원도 모집한다. 평창동계올림픽, 6·4 지방선거 방송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