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빠진 TV③] ‘탈옥’에서 ‘생활’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15일 06시 57분


영화 ‘7번방의 선물’(위쪽)-‘검사외전’. 사진제공|화인웍스·사나이픽쳐스
영화 ‘7번방의 선물’(위쪽)-‘검사외전’. 사진제공|화인웍스·사나이픽쳐스
과거 ‘광복절특사’ 등 교도소 탈출 소재
최근 ‘7번방의 선물’ ‘하모니’ 등 생활에 초점


탈옥은 그 자체로 짜릿한 스릴을 만든다. 도망자와 추적자의 긴박한 상황 때문이다.

탈옥의 서사로 유명한 영화 ‘빠삐용’(1974)을 시작으로 ‘쇼생크 탈출’(1995)을 거쳐 한국영화 ‘광복절특사’(2002)까지 교도소 탈출 소재 영화는 꾸준히 이어졌다. 2005년 국내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미국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 시리즈는 이 분야 명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탈옥보다 교도소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이들의 ‘생활’에 주목하는 작품이 각광받는다. 교도소가 도망치고 벗어나야 하는 곳이 아니라 여러 사연을 가진 인간군상이 모여 사는 극적인 공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2013년 개봉한 류승룡 주연의 ‘7번방의 선물’의 성공은 이런 분위기를 정착시킨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살인 누명을 쓴 아버지가 혼자 남은 어린 딸을 몰래 교도소에 데려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담은 휴먼 코미디다. 겉으론 흉악한 범죄자이지만 알고 보면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인물들을 내세워 1281만 관객을 동원했다. 2010년 여자 교도소 합창단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하모니’도 비슷한 분위기로 주목받은 바 있다.

기구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교도소 배경 영화는 최근 더 늘었다. 지난해 970만 흥행에 성공한 황정민·강동원의 ‘검사외전’, 올해 293만 관객을 모은 한석규·김래원 주연의 ‘프리즌’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경험하지 못하는 미지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프리즌’에 참여한 김래원은 “교도소라는 공간이 주는 드라마틱한 정서가 있다”며 “이야기를 상상하기에도 용이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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