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굿와이프’ 유지태 “이제, 연기가 유연해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31일 06시 57분


완성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기하는 영화와 달리, 촬영하며 만들어가는 드라마 현장은 유지태에겐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그는 “드라마는 감정과 대사가 다소 어긋나도 유연하게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완성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기하는 영화와 달리, 촬영하며 만들어가는 드라마 현장은 유지태에겐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그는 “드라마는 감정과 대사가 다소 어긋나도 유연하게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 tvN 드라마 ‘굿와이프’ 끝낸 유지태

TV와는 거리를 뒀던 영화배우 유지태(40)가 안방 시청자들에게 성큼 다가왔다. 그리고는 3개월간 머물렀다 훌쩍 떠났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굿와이프’를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와 만난 유지태는 영화와 달리 촌각을 다투는 드라마 촬영현장이 낯설고, 때론 서툴기도 했다. 그러나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했다. 유지태의 연기를 TV에서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벌써 기다려지는 이유다.

사소한 연기에 목숨 걸던 나…이젠 유연하게 대처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니 나만 생각할 수 없겠더라

유지태는 2014년 ‘힐러’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며 바삐 돌아가는 현장의 힘듦을 다시 느꼈다. 드라마는 ‘공동작업’이라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한 장면에 목숨 걸지 않았다”는 유지태. 스스로를 시험대에 올려놓았던 그의 성취감은 기대 이상으로 컸다.

사실 TV에서 유지태를 다시 만나기까지 1년5개월이 걸렸지만, 영화배우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그의 TV 공백은 더 길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 이제는 친근함까지 든다. 그는 “드라마 신인배우”라며 미소만 짓는다.

유지태는 ‘굿와이프’에서 성매매 사건에 휘말려 한순간에 추락하는 전도유망했던 검사 이태준을 연기했다. 자신의 잘못에도 아내 김혜경(전도연)에 대해서는 애정을 꿋꿋하게 드러내 ‘쓰랑꾼(쓰레기+사랑꾼)’ 애칭을 얻었다. “많은 분들의 호감에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연기가 재밌어서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평가를 바라며 하는 것은 아니다.”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하고자 했던 유지태. “28개월의 아들과 술이 눈에 아른거렸지만” 현장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었다. 완성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기하는 영화와 달리 촬영하며 만들어가는 드라마 현장은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영화에서는 사소한 부분에 목숨을 걸지만, 드라마에서는 감정과 대사가 다소 어긋나도 유연하게 대처할 줄 알아야 했다. 이해를 얻고자 감독을 붙잡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건 서로를 힘들게 할 뿐이다.”

“떨리지만 떨리지 않은 척”을 하며 정해진 시간 안에 제 몫을 해내야 했다.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 것은 원치 않았다. 대사 전달도 중요했지만 감정을 담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캐릭터를 위해 근육량을 5kg 늘리기도 했다. “맞는 옷이 없을 정도로 어깨가 넓은” 그는 섹시한 등 근육을 과시해 여성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는 “TV로 보니 갈라지더라”라며 덤덤한 목소리로 인정해 주변을 머쓱하게 했다.

진중하면서도 틈틈이 소소한 농담으로 웃음을 안긴 유지태는 스스로 “많이 변했다”고 했다. 연기자인 김효진과 결혼 후 가정을 꾸리고 책임감이 커졌다. 그리고 연기를 대하는 자세까지 바꿨다. “몇 년 전만 해도 캐릭터에 제 인생을 담았다. 건강을 걱정할 정도로 일상생활이 전혀 안 됐다. 그러나 저만 생각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 않나. 남편과 아빠로서 주위를 챙겨야 해 목숨 걸지 않고 영리하게 연기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다.”

유지태는 이제 다시 스크린 활동에 주력한다. 영화 ‘스플릿’이 곧 개봉하며, 조만간 ‘꾼’ 촬영에 돌입한다. “시청자들과 친근해졌지만, 언제 배반할지 모른다.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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