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音담잡담] 이효리가 그리운 요즘 가요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3일 06시 57분


가수 이효리. 동아닷컴DB
가수 이효리. 동아닷컴DB
멀리서 아름답게 반짝이는 별은 닿을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된 삶을 위로해주고 힘을 주기도 한다.

다양한 매력의 ‘별=스타’들이 활약하고 있지만, 가요계는 ‘원톱’ 스타가 사라진 지 꽤 오래다. 아이돌 그룹 위주로 팬덤이 형성되고 이들이 한류의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가요계는 솔로가수보다는 그룹을 육성하는 경향이 여전히 강하다. 아이돌 그룹의 팬덤은 전 세계인을 끌어들이지만 국내 대중의 폭넓은 호응을 얻는 스타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이효리는 한때 뜨거운 신드롬을 일으켰던 솔로 스타다. 하루 빨리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스타 중 하나다. 가수 이상순과 결혼해 제주도에 살고 있는 이효리는 2014년 SBS ‘매직아이’ MC로 잠시 방송 활동을 한 뒤 지금까지 휴식기를 갖고 있다. 벌써 2년이나 모습을 보기 어려워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크다. 때문에 이효리는 제주도의 플리마켓에 등장하거나, 서울에서 지인을 만나는 모습이 포착되어도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얻는다.

이효리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그의 독보적인 존재감 때문이다. 그동안 아이비, 채연, 손담비, 현아 등 이효리의 자리를 넘보는 여자 솔로 스타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효리를 대체할 만큼 강력한 에너지를 갖지는 못했다. 이효리는 2003년 솔로로 전향해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요즘 아이돌 그룹처럼 기계처럼 짜여진 춤은 아니었지만 자신감 넘치는 무대는 단숨에 남녀노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단순히 ‘섹시함’만을 부각했다면 이효리의 스타성은 팬덤에 갇혔을지도 모른다. 이효리는 KBS 2TV ‘해피투게더’ 등에서 특유의 털털한 모습으로 솔직한 입담을 과시하며 무대와는 전혀 다른 반전의 매력을 선사했다. 평소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무대에서는 전혀 달라지는 모습에 여성들의 워너비가 되었다. CF만으로도 ‘이효리의 하루’를 구성할 수 있을 만큼 광고시장을 섭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여전히 자연을 사랑하며 사는 라이프 스타일이나 반려동물에 관한 철학에 박수를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잘 훈련받은 아이돌처럼 외국어, 연기 등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이효리가 보여주는 여백이 더 인간적이었기에 그의 컴백을 바랄 터. 그래서 팬들이 완성하고 더불어 그려갈 이야기가 있는 이효리가 그리운 요즘 가요계다. 올해 여름은 거의 지나가고 있으니, 내년 여름엔 꼭 돌아오시길.

엔터테인먼트부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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