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성민 씨(43)가 부부싸움 후 자살을 시도해 중태에 빠진 가운데, 유명인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베르테르 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김성민은 이날 오전 1시 55분경 서울 서초구 자택 안 욕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김성민은 넥타이에 목을 맨 채 쓰러져 있었다.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연예인이란 직업적 특성상, 그들의 자살 시도 또한 대중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명인의 죽음을 모방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베르테르 효과’가 우려되는 것.
지난해 4월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팀이 2005~2011년 사이 7년간 국내에서 자살로 사망한 9만4845명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구 기간 동안 자살 사건으로 TV와 신문에 1주일 이상 보도된 유명인은 모두 13명으로, 이들이 사망한 뒤 1개월 이내에 자살한 사람은 1만7209명으로 전체 자살의 18.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인 1명이 자살한 후 1개월 동안 하루 평균 자살자는 45.5명이었다. 이는 유명인 자살 전 1개월간 하루 평균 자살자가 36.2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평균 자살자가 9.4명(25.9%)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자살자 중 20~30대 젊은 여성은 유명인의 자살 방법까지도 그대로 모방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유명인 사망 후 자살률이 크게 높아지는 시점에 이런 경향이 더 강했다. 수치상으로는 20~30대 여성의 모방자살 위험도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1.6배나 높았다.
연예인 자살 시도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2009년 Mnet ‘슈퍼스타K’에 출전해 가창력을 인정 받은 가수 김현지 씨가 차 안에 번개탄을 태워 숨졌고, 2014년에는 ‘대조영’에 출연했던 배우 우봉식 씨가 생활고로 자살했다. 배우 최진실·이은주·정다빈·박용하, 가수 김지훈·채동하, 아나운서 송지선, 야구선수 조성민 씨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공문을 통해 “고 최진실·조성민을 비롯한 유명인의 자살 보도는 대규모의 모방 자살을 부르는 베르테르 효과가 있다”면서 “특히 자살 방법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자칫 자살 수단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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