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청춘’ 여행 에티켓은 ‘어글리 코리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4일 08시 00분


tvN 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청춘’. 사진제공|tvN
tvN 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청춘’. 사진제공|tvN
가운 입고 식당행·수영장에서 팬티 탈의
제작진 제지 않고 미화 편집…비판 쇄도

케이블채널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사진) 출연자들의 행동이 시청자에게 상당한 불쾌함을 안기며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출연자인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박보검이 11일 방송분에서 상식에 어긋나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제작진 역시 촬영 당시 이들을 제지하지 않은 채였다.

이날 방송분에서 류준열, 안재홍, 박보검은 호텔 가운을 입은 채로 아침을 먹으러 갔다 직원에게 지적을 받고 객실로 다시 올라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또 이들은 호텔 야외수영장에서 팬티를 벗고 물놀이를 하면서 심지어 ‘벗었음’을 확인시켜주려는 듯 모두가 팬티를 손에 쥐고 흔들어대기까지 했다. 옆 풀에 외국인들이 있었지만 출연진은 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제작진은 이 같은 장면에 “잊지 못할 청춘의 추억” “가운천사”라는 자막까지 달았다.

출연자들의 이 같은 행동은 여행 에티켓에서 한참 벗어난 비상식적인 모습이라는 지적이 많다. 누리꾼은 “평소 기본 매너와 상식이 의심스럽다” “어글리 코리안”이라 비판했다. 앞서 ‘꽃보다 할배’에서 출연자들이 소주팩에 빨대를 꽂아 마시며 로비를 걸어 다니거나 객실에 비치된 포트에 찌개를 끓이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 시내 인터내셔널 호텔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13일 “간혹 ‘꽃청춘’ 속 행태가 눈에 띄지만 분명한 것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임을 알아야 한다”면서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외국인들이 한국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촬영 당시 현장에서 출연자들의 비상식적인 언행을 제어할 책임이 있는 제작진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비판한 한 누리꾼은 “제작진은 편집을 하면서 우리와 같은 생각을 못 할까”라고 의아해 했다.

방송을 앞두고 연출자 나영석 PD는 “여행은 사람의 인생관을 드러내기도 한다”며 “이러한 청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의 생각에 동의하는 많은 시청자 역시 ‘꽃보다 청춘’이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이겨내려는 당당한 청춘의 모습을 담아내길 바랐다.

하지만 그런 기획의도와 바람도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실행돼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안이한 태도가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청춘의 의미’를 깎아버린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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