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MBC ‘대중문화 대장정’ 방영…한국의 대중문화 100년 결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29일 08시 00분


<1998년 12월 29일>

배우 안성기-가수 조용필-방송인 김국진 (맨 왼쪽부터). 동아닷컴DB
배우 안성기-가수 조용필-방송인 김국진 (맨 왼쪽부터). 동아닷컴DB
연말을 맞아 연예계를 중심으로 한 해의 대중문화를 결산하는 이런저런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를 바라볼 때마다 올해 과연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사건사고가 그렇게 많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저 재미삼아 훑어 내릴 뿐이다.

한 해가 아니라 한 세기를 결산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20세기가 저물어갈 무렵 실제로 100년의 한국 대중문화를 되돌아본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리고 그 핵심이랄 수 있는, 한 세기를 대표하는 스타들을 꼽아 시선을 모았다.

1998년 오늘, MBC가 특집 다큐멘터리 ‘21세기 대중문화 대장정’ 3부작의 첫 회를 방송했다. 그리고 20세기 최고의 대중문화 스타의 면모를 드러냈다. 안성기(영화), 조용필(가요), 김국진(코미디언)이었다. 1400명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였다. 이는 교수와 PD, 영화감독, 작가 등 64명의 전문가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영화 부문 임권택, 가요 부문 조용필, 코미디언 부문 배삼룡이 꼽힌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이와 함께 관련 작품도 발표했다. 우선 영화 부문. 시청자는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첫 손에 꼽았다. 정소영 감독의 ‘미워도 다시 한 번’과 장윤현 감독의 ‘접속’을 공동 2위에 올렸고,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와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가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을 비롯해 김기영 감독의 ‘하녀’, 나운규의 ‘아리랑’,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그리고 ‘서편제’ 순으로 선택했다. 가요 부문에선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시청자로부터 20세기 최고의 가요로 꼽혔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김정구의 ‘눈물젖은 두만강’,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노사연의 ‘만남’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김민기의 ‘아침이슬’을 필두로 ‘눈물젖은 두만강’, ‘동백아가씨’, ‘돌아와요 부산항에’, ‘난 알아요’를 꼽았다.

이처럼 가요 부문에서 시청자와 전문가집단의 선택이 엇비슷한 점이 눈길을 모은다. 보는 시선과 관점에 따라 또 서로 다른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엇갈리기 마련인 영화와 달리 대중가요는 그야말로 ‘대중’적으로 비슷한 정서적 울림을 가져다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전문가집단은 ‘아침이슬’이 지니는 가요사는 물론 현대사적 의미에 시청자보다 더 높은 점수를 주었다.

20세기 한국 대중문화사를 정리하고 새로운 세기 그 방향을 모색한 ‘21세기 대중문화 대장정’은 대중문화가 그렇게 당대 사람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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