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신성’ 연분홍,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찾아갔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8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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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연분홍. 사진제공|KDH엔터테인먼트
가수 연분홍. 사진제공|KDH엔터테인먼트
연분홍(곽지은·23)은 트로트계 신데렐라다.

5월 KBS 1TV ‘전국노래자랑’ 용인시 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그는 당시 초대가수로 출연한 가수 겸 작곡가 정의송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연분홍의 목소리에 매료된 정의송은 즉시 그를 데려다 과거 장윤정과 박현빈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현 소속사 관계자에게 소개시켰다.

작곡가와 소속사를 동시에 갖게 된 연분홍의 데뷔 음반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리고 3일 첫 앨범 ‘체인지’가 나왔다.

‘전국노래자랑’ 출연부터 첫 앨범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3개월. 그를 ‘신데렐라’로 부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는 것이다. 연분홍은 준비된 가수였고, 기회는 그 ‘준비된 자’를 찾아갔다.

‘국악 집안’에서 태어난 연분홍은 해금을 전공했다. 아버지는 피리(태평소), 어머니와 동생도 해금 전공자.

그의 목소리에 담긴 가슴 절절한 감성은 ‘국악’으로부터 타고난 것이었다.

최근 스포츠동아를 찾은 연분홍은 “해금은 사람 우는 소리와 같다. 구슬픈 소리, 슬픈 감성이다”며 해금을 예찬했다.

가수의 꿈은 경북대 국악학과 재학 시절, 아르바이트 삼아 해금 연주자로 행사에 나서면서 간절해졌다.

연주에 지루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 트로트를 함께 불렀고,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트로트 가수에 대한 꿈을 키웠다.

2월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준비하면서도 트로트 가수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부모에게 1년의 말미를 얻어 가수에 도전해보고, 안 되면 깨끗이 포기하기로 했다. “후회 없는 도전을 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전국노래자랑’을 찾았고, 정의송이라는 ‘귀인’을 만났다.

정의송은 김혜연의 ‘서울대전대구부산’, 소명의 ‘빠이빠이야’, 장윤정의 ‘첫사랑’. 박현빈의 ‘빠라빠빠’ 등을 만들어 트로트계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정의송은 연분홍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아껴뒀던 곡들을 차례로 부르게 했고, 애절하게 또 신명나게 표현해내는 그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거두지 못했다.

정의송이 연분홍에게 느낀 매력은 “청아한 목소리와 여리고 가녀린 바이브레이션”이다. 연분홍이란 예명도 정의송이 지었다.

“나는 참 복이 많이 사람이다. 운도 좋은 것 같고. 인생의 첫 기회를 멋있게 잡았다.”

연분홍의 첫 앨범에는 6곡의 신곡과 6곡의 리메이크곡이 실렸다. 한 번만 들어도 쉽게 흥얼거리게 되는 타이틀곡이자 세미트로트 ‘못생기게 만들어주세요’부터, 해금을 연주하며 부른 발라드풍의 ‘처음처럼’,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사랑 도둑’까지, 약 1000곡을 작곡한 정의송이 30년간 아껴둔 곡으로 채워졌다.

연분홍은 주현미와 심수봉이 롤모델이다. 그들과 같은 “전 세대가 좋아하는 국민가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다.

첫 앨범 제목 ‘체인지’에는 트로트계의 흐름을 바꿔놓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동안 숱한 트로트 가수들이 ‘제2의 장윤정’을 외쳤지만, 아직 그 수식어를 얻은 가수는 없다. 연분홍은 이번 음반을 통해 “‘노래 잘 하는 가수’ ‘실력이 대단한 가수’라는 평가”를 받고,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 각인 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중학교 때부터 노랫말을 써둔 게 있다면서 앞으로 작사, 작곡에 도전하는 ‘트로트계 싱어송라이터’를 꿈꾼다.

“제가 만든 노래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오래오래 제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힘차게 나아가겠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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