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쿵쾅쿵쾅, 특화영상-사운드… 여름 블록버스터 극장 ‘알고 찜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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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마니아들과 함께한 상영관 11곳 비교체험

스크린X는 CGV가 KAIST와 공동 개발한 상영시스템으로 정면 외에 양옆 벽까지 스크린으로 활용한다. CGV 여의도 등 국내 44개 극장에 상영관이 있다. CGV는 최근 세계 최초로 ‘차이나타운’을 스크린X 방식으로 상영하고 있다. CGV 제공
스크린X는 CGV가 KAIST와 공동 개발한 상영시스템으로 정면 외에 양옆 벽까지 스크린으로 활용한다. CGV 여의도 등 국내 44개 극장에 상영관이 있다. CGV는 최근 세계 최초로 ‘차이나타운’을 스크린X 방식으로 상영하고 있다. CGV 제공
《 “아이맥스3D로 보는 게 낫나요, 3D애트머스로 보는 게 낫나요? 아니면 4D?” 요즘 영화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나 게시판을 가보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질문이다. 스크린이 대형화하고 3D, 4D 등 다양한 상영 방식이 나오면서 영화 성격에 맞는 극장을 고르려는 관객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종류도 많고 이름도 어려워 헷갈리기 일쑤.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을 앞두고 문화부 기자 4명이 전문가·영화 마니아와 함께 극장 상영관 11곳을 직접 비교 체험했다.》

부서지고 긁히고 폭발하는 음향의 몫이 큰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동아일보DB
부서지고 긁히고 폭발하는 음향의 몫이 큰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동아일보DB
○ 영상이 생동감 넘치는 곳은…

블록버스터의 박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스크린 크기가 중요하다. 기자는 지난 주말 CGV 왕십리의 아이맥스관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의 슈퍼플렉스G, 메가박스 코엑스의 M2관에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모두 3차원(3D)으로 관람했다. CGV가 독점 공급하는 아이맥스의 경우 왕십리관은 수도권 아이맥스 상영관 중 스크린 크기가 가장 크다. 슈퍼플렉스G는 가로 34m, 세로 13.8m의 세계 최대 스크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메가박스의 프리미엄관인 M2관은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 화질이 좋기로 소문 나 있다.

아이맥스의 경우 스크린과 객석이 가까워 몰입감이 높았다. 다만 매드맥스는 처음부터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하지 않고 후반 작업을 통해 아이맥스로 변환한 영화다. 이 때문인지 화면 일부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멀리 있는 인물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다. CGV 측은 “아이맥스 스크린이 크고 가깝다 보니 관객들이 일반 상영관보다 영화 화질 문제를 더욱 민감하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슈퍼플렉스G는 화면 크기에 비해 영상이 선명했다. 화질과 크기 둘 다 만족시키는 상영관인 셈이다. 롯데시네마 측은 “스크린이 클수록 화질 저하 현상이 일어나는 점을 방지하기 위해 슈퍼플렉스G에는 4K프로젝터(영사기)를 4대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M2관은 규모(450석)에 비해 화면(가로 19m, 세로 10.5m)은 크지 않은 편. 이 때문에 뒤쪽에 앉을 경우 스크린이 멀어 보인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화질은 가장 선명하게 느껴졌다. M2관 역시 화질을 높이기 위해 4K프로젝터(영사기)를 2대 배치했다.

CGV 전국 10개 극장에서 틀 수 있는 스크린X 방식은 정면 스크린뿐 아니라 양옆 벽면까지 스크린으로 활용해 3면으로 영화를 보도록 한 것이다.

22일 오후 CGV 여의도에서 장편영화로는 세계 최초로 스크린X 방식으로 틀어주는 ‘차이나타운’을 관람했다. 영화 상영시간 110분 중 20분가량 스크린X 방식이 적용됐다. 주로 배경이 중요한 장면을 3면으로 확장해 넓은 공간감과 몰입감을 줬다. 혹은 중앙 화면에 나오는 장면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것을 양옆 벽면에 동시에 비추기도 했다.

아직 실험 단계여서 아이맥스나 3D처럼 더 비싼 돈을 내고 볼 만큼 인상적이진 않았다. 좌우 화면은 스크린이 아니라 일반 벽면이어서 영상이 흐릿했기 때문이다. 벽에 설치된 시설물도 거슬렸다. ‘차이나타운’이 애초 스크린X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게 아니라는 한계도 있었다. 지하철 장면에서 정면에는 사람들이 걷고 있는데 양옆 화면에는 사람 그림자만 오가는 식이어서 실감이 나지 않았다.

○ 사운드가 실감나는 곳은…

영화관의 ‘로망’은 큰 화면에만 있지 않다. 거실에서 들을 수 없는 입체적이고 빵빵한 음향에 압도되는 느낌은 극장 경험을 특별하게 만든다.

극장별로 구현하는 음향 포맷도 다양해졌다. CGV의 ‘사운드X’, 롯데시네마의 ‘수퍼사운드’ 같은 상영관 이름이 대표하는 대분류 아래 수많은 음향 믹스(음향을 나누고 섞는 기술) 기술 표준이 경쟁 중이다. 특히 ‘뒤쪽에서 자동차가 출현하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기차가 지나가는’ 식의 현장감을 살려주는 3차원 입체음향이 쟁점이다. 전면 중앙, 전면 좌우, 후면 좌우의 5개 스피커군으로 입체감을 표현하는 5.1채널을 훌쩍 넘어 수십 개의 스피커가 사물이 극장 안을 움직이는 듯한 공간감을 자극한다. 최근 극장에 적용된 입체음향 기술은 △돌비 애트머스 △아이오소노 △소닉티어 △13.1채널 △오로 3D 11.1 △임사운드 등 다양하다. 이름부터 어지럽다. 사운드 특화관은 일반관보다 관람비가 1000∼3000원 비싸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소닉티어, 돌비 애트머스, 13.1채널 버전으로 일반관과 각각 비교했다. ‘스파이’도 일반관과 THX 인증(조지 루커스 감독이 1980년대 도입한 영상·음향 인증 규약)관에서 각각 관람했다.

소닉티어는 심도 깊은 원경(遠景)이 많이 쓰이는 액션 영화에 적합했다. 소닉티어 30.2채널을 적용한 CGV 영등포 스타리움관(소닉티어)에서 가장 돋보인 청각적 장면은 맥스 일행을 멀리서 추격해 오는 임모탄 무리가 연주하는 전기기타 소리의 위치와 음량이었다. 협곡 전투 장면의 공간감도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소닉티어는 스크린 뒤 전면에 15개 스피커를 배치해 음원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도로 추격전 같은 근접 액션이 많은 영화는 돌비 애트머스 관람을 고려할 만하다. 애트머스 시스템을 갖춘 메가박스 코엑스 M2에서는 화면 너머로 크게 도약하는 자동차 소리가 천장 스피커를 통해 들린 순간이 돋보였다. 영상 몰입도가 높고 소리가 큰 블록버스터 영화는 관람 시작 20∼30분만 지나도 청각 민감도가 급락했다. 영화를 관람한 강일권 대중음악평론가는 “작은 소리에선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헬리콥터나 총격 같은 큰 소리에서 음향 특화관의 입체감과 잔향이 돋보였다”면서 “하지만 같은 영화를 굳이 두 차례 이상 비교해서 보지 않는 일반 관객이 큰 차이를 느끼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스파이’는 CGV 영등포의 THX 인증관과 일반관에서 각각 관람했는데 오히려 일반관의 소리가 더 박진감 있게 느껴졌다. 풍부한 저음 덕에 권총 격발이나 헬리콥터의 날개 회전 같은 소리가 돋보였다. THX관은 청각적 자극은 덜했지만 안정적이고 명료한 음향이 특징이었다. CGV 관계자는 “THX는 저·중·고음의 밸런스가 튀는 부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왜곡 없는 소리가 장점”이라고 했다. ‘과장된 소리’ 말고 제작진이 원래 의도한 소리를 듣고 싶다면 THX를 택하면 된다는 얘기다. THX관은 일반 상영관과 관람료가 같다.

임희윤 imi@donga.com·이새샘·김정은 기자
#블록버스터#상영관#비교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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