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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 아이유, 레드벨벳, 트웬티원파일러츠, 요요마, 래드윔프스, 카를라 브루니, 잭 블랙….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북유럽부터 남미까지 싸돌아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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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윤 기자의 죽기전 멜로디]기묘한 인종의 기묘한 이야기이것은 말 그대로 기묘한 이야기다. 4개월만 지나도 골동품 취급받는 ‘광속’ 유행의 시대에 40∼50년 묵은 노래들이 스크린을 타고 귀환한다.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즌 4, 영국 채널4 ‘잇츠 어 신’(국내 방영 ‘왓챠’), 영화 ‘탑건: 매버릭’…. 이 작품들이 자극한 기묘한 향수가 무려 두 세기에 걸친 광활한 세월을 가로질렀다. 4차원 입구 같은 초월적 청각 교차로를 생성해냈다. 좋은 음악은 죽지 않는다. 보석이나 화석처럼 조용히 묻혀 기약 없는 발굴을 기다릴 뿐이다. #1. 지난달 넷플릭스가 공개한 공상과학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 시즌 4가 촉발한 대(大)발굴의 주인공은 영국 싱어송라이터 케이트 부시. 그의 1985년 노래 ‘Running Up That Hill(A Deal with God)’은 발표 당시엔 영국 싱글차트 3위에 머물렀던 노래다.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에 삽입된 덕에 최근 차트 1위에, 그것도 2주 연속 올랐다. 빌보드 싱글차트에서도 3주 연속 10위권(최고 4위)에 올랐으니 미국에서도 돌풍이다. #2. 44년 만에 차트 정상에 다시 선 가수. 그리고 정부의 비밀 실험 대상이 된 초능력 소녀. 실제 가수 케이트 부시와 극중 인물 ‘엘’(‘기묘한 이야기’ 주인공)은 슈퍼파워가 서로 닮았다. 부시는 11세에 작곡을 시작한 음악 신동. 천재적 재능이 16세 때 영국의 전설적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멤버 데이비드 길모어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길모어는 부시의 집을 찾았고 기재(奇才)를 직접 확인한 뒤 데뷔를 도왔다. 20세에 낸 곡 ‘Wuthering Heights’로 부시는 역사를 썼다. 영국 역사상 최초로 직접 쓴 곡을 차트 1위에 올린 여가수가 된 것. #3. 약관의 나이에 작사, 작곡, 연주, 편곡, 안무 제작을 총지휘한 부시의 재능과 담력은 ‘엘’의 염력만큼이나 전대미문의 것이었다. 부시는 무대에서 무선 마이크를 착용한 최초의 가수다. 부시를 보고 마돈나, 재닛 잭슨이 이 신기술을 차용했고 이후 모든 댄스 가수가 부시의 자장 안에 들어왔다. 멀리 케이팝도 부시에게 빚이 있는 셈. 부시는 직접 구성한 현대무용을 양손이 자유로운 상태로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무선 마이크를 도입했다. ‘Running Up That Hill’의 뮤직비디오에서도 독특한 예술관을 볼 수 있다. #4. 영국에서는 지난해 청춘 드라마 ‘잇츠 어 신’이 20세기를 소환했다. 198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성소수자 청년들의 삶과 사랑을 다룬 작품. 영국 공영방송 BBC는 에이즈와 동성애를 전면에 내세운 ‘잇츠 어 신’의 각본에 부담을 느끼고 편성을 거부했다. 결국 채널4가 편성한 것이 ‘대박’으로 이어졌다. 음악 팬들은 드라마 제목만 들어도 눈이 빛난다. 영국 신스팝 듀오 펫 숍 보이스의 1987년 명곡 ‘It‘s a Sin’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이 곡 외에도 조이 디비전, 컬처 클럽, 이레이저, 퀸 등 1980년대 영국 음악의 진수가 먼지 털고 나와 영상을 수놓는다. #5. 세월의 크레바스를 음악으로 메우는 불꽃놀이는 최근 화제인 ‘탑건: 매버릭’도 해내고 만다. 첫 공중전 훈련 장면을 장식한 영국 밴드 ‘더 후’의 ‘Won’t Get Fooled Again’은 특히나 상징적. F-18 전폭기의 엔진 파열음에 뒤지지 않는 폭발적 신시사이저와 전기기타 사운드는 1962년생 교관 톰 크루즈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그가 삼킨 건 대충 이런 독백 아니었을까. ‘일렉트로닉 팝? 힙합? 새파란 생도들아, 1971년산 로큰롤은 아나? 20세기 파일럿 맛 좀 볼 테냐고.’ #6. “(파일럿은 드론 앞에) 어차피 멸종될 운명이라네.”(케인 제독) 시간은 빛나는 왕좌에 앉아 개인에게 퇴장을 명한다. 유행의 첨단 미사일을 맞고 퇴격한 줄 알았던 노래의 생환 비행 역시 그래서 더 눈물겹다. 매버릭이 스스로를 교관도 대령도 아닌 그저 천생 파일럿으로 여기듯, 아티스트도 업종이 아니라 차라리 인종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예술은 불멸한다며 생떼 쓰는 종족. 이들 예술가, 몽상가, 비행사의 황소고집은 세월의 제독에게 이런 말로 하극상을 저지른다. “그럴지 모르죠. 하지만, 오늘은 아닙니다.”(매버릭) 다음과 같이 유치찬란하며 위풍당당한 선언까지 해버리고 만다. “비행사는 제 직업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란 인간 그 자체죠.”(매버릭) 누군가는 이해 못 할 이것은 말 그대로 기묘한 이야기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30 03:00
‘마왕’과 ‘팝의 황제’의 기타리스트가 만나면…2015년 고 신해철(1968∼2014) 1주기에 맞춰 석정현 작가가 올린 그림 한 장이 인터넷을 달궜다. ‘마왕 근황’이란 제목의 그림은 신해철이 마이클 잭슨, 지미 헨드릭스, 프레디 머큐리 등 먼저 세상을 떠난 음악가들과 하늘나라에서 즐겁게 어울리는 상상도였다. 이런 몽상이 기타 연주로나마 간접적으로 이뤄졌다. 한국인 기타리스트 김세황과 호주 출신 미국인 기타 연주자 오리안시가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실린 명곡 ‘Over the Rainbow’를 이중주로 재해석해 최근 디지털 싱글(사진)로 내놨다. 김세황은 신해철이 이끈 그룹 ‘넥스트’의 기타리스트, 오리안시는 잭슨이 기용한 마지막 기타리스트다. “해철 형과 함께 차 안에서 잭슨 형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곧잘 즐겼던 게 생생합니다. 형도 이번 작업을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아요.”(김세황)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무는 김세황과 오리안시를 16일 화상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미리 긴 시간 맞춰볼 것도 없이 우리 각자의 음악적 배경이 ‘Over the Rainbow’의 선율을 토대로 자연스레 흘러나와 조화를 이뤘다. 마법 같은 녹음이었다”고 돌아봤다. ‘무지개 너머 어딘가/아주 높이/들어본 적 있는 땅/언젠가 자장가 속에서….’ 이런 가사는 들리지 않는 연주곡 버전이지만 선율만은 우리 귀에 친숙하다. 두 사람은 “이번 작업은 기나긴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친 인류에게 곡 제목처럼 무지개 너머 희망이 보인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명곡 ‘Over the Rainbow’를 둘은 전기기타의 오색 도감으로 새로 칠했다. 여러 음계를 오가며 뿜어내는 화려한 속주와 다양한 연주 기술이 압권. 녹음은 비치 보이스, 롤링 스톤스, 도어스 등이 녹음한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스튜디오 ‘선셋 사운드’에서 진행했다. “미스터 김(세황)은 정말이지 놀라운 기타리스트예요. 음 하나하나의 선택이 사려 깊고 수많은 연주자의 스타일을 합친 듯 다채로운 기술을 융합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소리를 내죠.”(오리안시) 김세황은 “실용음악 강의를 할 때 학생들에게 오리안시의 연주를 교범처럼 보여주곤 했는데 함께 해보니 그는 과연 ‘전기기타의 여왕’다웠다”고 말했다. 오리안시는 “20대 초반 잭슨과의 만남이 연주자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잭슨과 명곡 ‘Wanna Be Startin‘ Somethin’’ ‘Black or White’를 연주하던 즐거운 기억이 생생하다. 잭슨은 춤을 추다 말고 연주자들에게 다가와 음 한두 개를 바꾸라거나 앰프 볼륨을 0.5 올리라고 조언했다. 실로 놀라운 귀를 지녔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두 사람의 보스이자 영웅, 신해철과 잭슨은 지금 세상에 없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의료사고로 별세했다. 누구보다 기타를 사랑했던 팝스타들. 신해철은 밴드 ‘무한궤도’로 데뷔해 넥스트를 통해 헤비메탈까지 추구했다. 잭슨은 팝 스타였지만 명곡 ‘Beat It’에 희대의 기타리스트 에디 밴 헤일런을 기용했다. 오리안시는 잭슨이 자신과 함께 마지막 월드투어 ‘디스 이즈 잇’을 준비하다 갑작스레 하늘로 간 날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오리안시는 이후 카를로스 산타나, 스티브 바이, 앨리스 쿠퍼 등 여러 록 스타의 기타리스트로 활약했다. “레드 제플린, 프린스도 작업한 ‘선셋’에서 세황 씨와 녹음하며 형언하기 힘든 경건함마저 느꼈습니다. 기타의 시대가 지고 있다지만, 저희 같은 연주자들이 화학반응으로 빚어낸 명작은 영원히 남을 거예요.”(오리안시)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23 03:00
‘마왕’과 ‘팝의 황제’ 기타리스트들이 만난 이유는2015년, 고 신해철 씨(1968~2014) 1주기에 맞춰 석정현 작가가 올린 그림 한 장이 인터넷 공간을 달궜다. ‘마왕 근황’이란 제목의 이 그림은 신 씨가 마이클 잭슨, 지미 헨드릭스, 프레디 머큐리 등 먼저 돌아간 음악가들과 하늘나라에서 즐겁게 어울리는 상상도였다. 이런 몽상이 기타 연주로나마 간접적으로 이뤄졌다. 한국인 기타리스트 김세황과 호주 출신 미국인 기타연주자 오리안시가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실린 명곡 ‘Over the Rainbow’를 이중주로 재해석해 최근 디지털 싱글로 내놨다. 김 씨는 고 신해철이 이끈 그룹 ‘넥스트’의 기타리스트, 오리안시는 고 마이클 잭슨(1958~2009)이 기용한 마지막 기타리스트다. “해철이 형과 함께 차 안에서 잭슨 형님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곧잘 즐겼던 게 생생합니다. 형도 이번 작업을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아요.”(김세황)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무는 김 씨와 오리안시를 16일 국제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두 사람은 “미리 긴 시간 맞춰볼 것도 없이 우리 각자의 음악적 배경이 ‘Over the Rainbow’의 선율을 토대로 자연스레 흘러나와 조화를 이뤘다. 마법 같은 녹음이었다”고 돌아봤다. ‘무지개 너머 어딘가/아주 높이/들어본 적 있는 땅/언젠가 자장가 속에서…’ 이런 가사는 들리지 않는 연주곡 버전이지만 선율만은 우리 귀에 친숙하다. 두 사람은 “이번 작업은 기나긴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친 인류에게 곡 제목처럼 무지개 너머 희망이 보인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명곡 ‘Over the Rainbow’를 둘은 전기기타의 오색 도감으로 새로 칠했다. 여러 음계를 오가며 뿜어내는 화려한 속주와 다양한 연주 기술이 압권. 두 사람은 마치 기타를 든 채 듣는 이의 거실 스피커를 찢고 나오려는 듯하다. 녹음은 비치 보이스, 롤링 스톤스, 도어스 등이 녹음한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스튜디오 ‘선셋 사운드’에서 진행했다. “미스터 김(세황)은 정말이지 놀라운 기타리스트예요. 음(音) 하나하나의 선택이 사려 깊고 수많은 연주자의 스타일을 합친 듯 다채로운 기술을 융합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소리를 내죠.”(오리안시) 김 씨는 “실용음악 강의를 할 때 학생들에게 오리안시의 연주를 교범처럼 보여주곤 했는데 함께 해보니 그는 과연 ‘전기기타의 여왕’다웠다”고 말했다. 오리안시는 “20대 초반 마이클 잭슨과의 만남이 연주자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잭슨과 명곡 ‘Wanna Be Startin’ Somethin‘’ ‘Dirty Diana’ ‘Black or White’를 연주할 때 매우 즐거웠다. 잭슨은 춤을 추다 말고 연주자들에게 다가와 음 한두 개를 바꾸라거나 앰프 볼륨을 0.5 올리라고 조언하는 등 놀라운 귀를 지녔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두 사람의 보스이자 영웅, 신해철과 잭슨은 지금 세상에 없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2009년과 2014년 각각 의료사고로 별세했다. 누구보다 기타를 사랑했던 팝스타들이다. 신해철은 밴드 ‘무한궤도’로 데뷔해 넥스트를 통해 헤비메탈까지 추구했다. 잭슨은 팝 스타였지만 명곡 ‘Beat It’에 희대의 기타리스트 에디 밴 헤일런을 기용하는 등 평생 연주자들의 역할을 존중했다. 잭슨이 오리안시와 함께 마지막 월드 투어 ‘디스 이즈 잇’을 준비하다 갑작스레 하늘로 간 날을 오리안시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오리안시는 이후 카를로스 산타나, 스티브 바이, 앨리스 쿠퍼 등 여러 록 스타의 기타리스트로 활약했다. “레드 제플린, 프린스가 녹음한 공간에서 세황 씨와 녹음하며 형언하기 힘든 경건함마저 느꼈습니다. 기타의 시대가 지고 있다고 하지만 핑크 플로이드, 산타나 등이 만든 명작은 영원히 남을 거예요.”(오리안시)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22 10:54
이번엔 ‘Proof’… BTS, 빌보드 앨범차트 여섯번째 1위그룹 방탄소년단(사진)이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여섯 번째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빌보드는 19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게시한 차트 예고 기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Proof’(10일 발표)가 이달 25일자 ‘빌보드 200’(종합 앨범차트)에서 정상에 올랐다고 밝혔다. 빌보드에 따르면 ‘Proof’는 발매 첫 주에 31만4000장 상당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다. 빌보드는 CD, LP 등 손에 잡히는 물리적 앨범 판매량은 물론이고 디지털 음원의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횟수 등 여러 지표를 반영해 순위를 정한다. 빌보드는 “‘Proof’의 판매량 대부분은 CD가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로써 2018년 6월 ‘Love Yourself: 轉 ‘Tear’’로 이 차트의 정상을 처음 밟은 이래 ‘Love Yourself: 結 Answer’ ‘Map of the Soul: Persona’ ‘Map of the Soul: 7’ ‘BE’를 포함해 총 여섯 장의 음반을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올리게 됐다. 앨범 타이틀 곡 ‘Yet To Come (The Most Beautiful Moment)’도 인기가 높다. 이 곡은 15∼19일 국내 주요 가요 차트 프로그램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했다. ‘Yet To Come’의 뮤직비디오는 20일 오후 유튜브에서 조회수 1억 건을 돌파했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14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단체 음악활동의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21 03:00
“수년간 연습생 거쳐 데뷔후엔 소모전… K팝 시스템 구조적 문제 터졌다” 지적방탄소년단(BTS)의 단체 음악 활동 중단에 대해 케이팝 시스템이 지닌 구조적 문제가 터져 나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춘의 고뇌와 방황을 가사에 담아온 방탄소년단은 소속사 하이브의 상장(2020년)과 회사 규모 확장에 즈음해 미국 진출이 맞물리면서 최고의 성과를 내야 했다. 늘 앨범 단위와 한국어 가사로 서사적 음악을 전개해 온 이들이 펜을 놓고 영국인 작사·작곡가가 만들어준 영어 디지털 싱글 ‘Dynamite’로 미국 본토를 공략했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로 큰 화제가 됐지만 이후 ‘Butter’ 등 비슷한 댄스곡을 차례로 내면서 방탄소년단의 기존 세계관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음악은 물론 외모, 안무, 비디오, 팬서비스 모두 완벽해야 한다는 케이팝 아이돌의 강박은 방탄소년단도 비켜가지 못했다. 케이팝 시스템 안에서 개인은 10대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피나는 연습 과정을 거친다. 데뷔 후에도 기획사의 지시와 팬덤의 요구 사이에서 방송, 공연, 행사는 물론이고 사인회, 악수회 등 육체적·감정적 노동이 많다. 최근에는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팬과 소통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이번 발언은 기존 주요 기획사들이 구축한 현재의 케이팝 시스템을 겨냥한 비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국내 음악 산업의 문제점을 줄곧 지적해 왔다. 방 의장은 2019년 서울대 졸업식 축사에서 “오늘날 저를 만든 에너지의 근원은 음악 산업이 안고 있는 악습들,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분노”라고 밝힌 바 있다.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에 속하는 하이브에서 케이팝 시스템에 맞춰 방탄소년단을 키웠지만, 이 시스템이 멤버들을 옭죄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아이러니를 지적했다는 것. 자막과 배경 음악까지 넣어 완성한 ‘찐 방탄회식’ 영상에 담긴 메시지는 철저한 조율에 따른 결과물로 보인다. 이 영상이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에 올라온 건 14일이지만 촬영은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진행됐다. 아티스트의 자율적 활동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학선 평론가는 “케이팝 시대 이전 스타였던 ‘서태지와 아이들’은 음악, 활동, 쉼의 자유를 얻고 주체적으로 활동했다. 이번 일이 국위 선양을 이유로 묻어둔 케이팝 시스템의 그늘을 돌아볼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16 03:00
“억지로 쥐어짜내… 기계가 된 느낌” 데뷔 9년 BTS, 눈물의 쉼표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음악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방탄소년단은 14일 저녁 자체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에 올린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고충을 토로하며 이렇게 밝혔다. 리더 RM은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 것 같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니 성장할 시간이 없다. 언젠가부터 번안 기계가 되면 제 역할은 끝난 것”이라고 털어놨다. 슈가도 “가사 쓸 때 할 말이 안 나온다.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다.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한) 2013년부터 한 번도 재미가 없었다. 그때는 할 말은 있어도 스킬이 없었는데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진 역시 “기계가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멤버별로 활동하며 각자 시간을 갖기로 했다. RM은 “방탄소년단을 오래 하고 싶다. 그러려면 나 혼자로 돌아올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민도 “이제 정체성을 찾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슈가 역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면 우리끼리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을까”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BTS의 그룹 활동 잠정 중단 선언은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BTS의 팬들은 응원과 슬픔이 혼재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탈진해 멈춘 BTS… “생각할 틈도 성장할 시간도 없다” 지친 BTS, 9년만에 ‘쉼표’ “뭘 하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재밌었던 적도 없다” 무력감 호소병역-K팝 시스템도 활동중단 한몫평론가 “공장서 찍어내듯 음반활동”… 日전문가 “韓, 문화파워 기둥 흔들” 음악계는 방탄소년단(BTS)이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배경으로 병역 문제, 케이팝 시스템에서 누적된 피로감을 꼽고 있다. 멤버 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멤버들이 잇따라 입대를 앞둔 상황이다. 단기간에 슈퍼 스타덤에 오르고 국내외 활동을 병행하며 주변 여건이 변하고 피로도 쌓일 대로 쌓였다. 멤버들의 나이도 이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RM은 14일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Dynamite’를 시작으로 ‘Butter’ ‘Permission to Dance’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우리가 어떤 팀인지 모르겠더라.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할 시간도 생각할 틈도 주지 않는다. 앞으로 무얼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쉬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 봐 죄짓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슈가도 “(곡 작업도) 재밌었던 적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의식 있는 아이돌’을 지향한 방탄소년단 역시 기획사와 팬덤 사이에서 아이돌이 지닌 한계와 괴리를 체감했다. 상황은 역설적이었다. ‘Love Yourself(자신을 사랑하라)’ 등 메시지를 전하며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수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켜며 쉼 없는 감정 노동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지민은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 매사 솔직할 수가 없다. 그게 너무 힘들었고 지쳤다”고 말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진즉에 자기모순 속에 있었다. 세계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갖도록 격려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독려했는데 정작 본인들은 생산 공장에서 찍어내듯 음반 활동을 해온 것”이라며 “알을 깨고 나오려는 방탄소년단의 노력이 장기적으로는 자신들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체 선언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새로운 행보를 ‘챕터2’로 정의했다. 제이홉은 “굉장히 건강한 플랜이라는 걸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고 방탄소년단의 챕터2로 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룹 이름이 아닌 멤버별 솔로나 유닛(소그룹) 곡은 방탄소년단 앨범에 담거나 믹스테이프(비정식 앨범)로 냈다. 정식 솔로 음반은 단 한 장도 안 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단 하나의 계정에 7명의 목소리를 돌아가며 담아 왔다. 멤버들은 데뷔 후 8년이나 지난 지난해 말에야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었다. ‘하나의 방탄’ 이미지는 이들이 국내외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을 끄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챕터 2’는 ‘따로’가 우선인 ‘따로 또 같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멤버들은 자체 웹 예능 ‘달려라 방탄’은 함께 촬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이홉을 필두로 멤버들이 차례로 정식 솔로 앨범을 내고 슈가는 가요 프로듀서로 활동 폭을 더 넓힐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오랜 합숙소 생활도 끝냈다. 지민은 “숙소 정리하러 온 김에 이런 얘기도 나누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건데 뭔가 되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해외 언론은 BTS 활동 중단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활동 중단을 발표하는 영상에서 일부 BTS 멤버들이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마쓰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郞)는 15일 칼럼에서 “한국은 소프트 파워의 기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16 03:00
“억지로 쥐어짜” “기계된 느낌”… BTS, 그룹 활동 ‘잠시 멈춤’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음악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방탄소년단은 14일 저녁 자체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에 올린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고충을 토로하며 이렇게 밝혔다. 리더 RM은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 것 같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니 성장할 시간이 없다. 언젠가부터 번안 기계가 되면 제 역할은 끝난 것”이라며 털어놨다. 슈가도 “가사 쓸 때 할 말이 안 나온다.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다.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한) 2013년부터 한 번도 재미가 없었다. 그 때는 할말은 있어도 스킬이 없었는데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진 역시 “기계가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멤버별로 활동하며 각자 시간을 갖기로 했다. RM은 “방탄소년단을 오래하고 싶다. 그러려면 나 혼자로 돌아올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민도 “이제 정체성을 찾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슈가 역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면 우리끼리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을까”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BTS의 그룹 활동 잠정 중단 선언은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BTS의 팬들은 응원과 슬픔이 혼재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생각할 틈 주지 않는다”…역설적 상황에 지친 BTS음악계는 방탄소년단이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배경으로 병역 문제, 케이팝 시스템에서 누적된 피로감을 꼽고 있다. 멤버 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멤버들이 잇따라 입대를 앞둔 상황이다. 단기간에 슈퍼 스타덤에 오르고 국내외 활동을 병행하며 주변 여건이 변하고 피로도 쌓일 대로 쌓였다. 멤버들의 나이도 이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RM은 14일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Dynamite’를 시작으로 ‘Butter’ ‘Permission to Dance’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우리가 어떤 팀인지 모르겠더라.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앞으로 무얼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쉬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봐 죄짓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슈가도 “(곡 작업도) 재밌었던 적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의식 있는 아이돌’을 지향한 방탄소년단 역시 기획사와 팬덤 사이에서 아이돌이 지닌 한계와 괴리를 체감했다. 상황은 역설적이었다. ‘Love Yourself(자신을 사랑하라)’ 등 메시지를 전하며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수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켜며 쉼 없는 감정 노동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지민은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 매사 솔직할 수가 없다. 그게 너무 힘들었고 지쳤다”고 말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진즉에 자기모순 속에 있었다. 세계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갖도록 격려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독려했는데 정작 본인들은 생산 공장에서 찍어내듯 음반활동을 해온 것”이라며 “알을 깨고 나오려는 방탄소년단의 노력이 장기적으로는 자신들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체 선언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새로운 행보를 ‘챕터2’로 정의했다. 제이홉은 “굉장히 건강한 플랜이라는 걸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고 방탄소년단의 챕터2로 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룹 이름이 아닌 멤버별 솔로나 유닛(소그룹) 곡은 방탄소년단 앨범에 담거나 믹스테이프(비정식 앨범)로 냈다. 정식 솔로 음반은 단 한 장도 안 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단 하나의 계정에 7명의 목소리를 돌아가며 담아왔다. 멤버들은 데뷔 후 8년이나 지난 지난해 말에야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었다. ‘하나의 방탄’ 이미지는 이들이 국내외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을 끄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챕터 2’는 ‘따로’가 우선인 ‘따로 또 같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멤버들은 자체 웹 예능 ‘달려라 방탄’은 함께 촬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이홉을 필두로 멤버들이 차례로 정식 솔로 앨범을 내고 슈가는 가요 프로듀서로 활동 폭을 더 넓힐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오랜 합숙소 생활도 끝냈다. 지민은 “숙소 정리하러 온 김에 이런 얘기도 나누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건데 뭔가 되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해외 언론은 BTS 활동 중단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활동 중단을 발표하는 영상에서 일부 BTS 멤버들이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마츠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郞)는 15일 칼럼에서 “한국은 소프트 파워의 기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15 21:51
음악-외모-안무 모두 완벽해야…BTS도 못 비켜간 K팝 아이돌의 강박방탄소년단의 단체 음악활동 중단 선언이 케이팝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학교 3부작’ ‘화양연화’ 시리즈 등으로 청춘의 고뇌와 방황을 가사에 담아온 방탄소년단은 소속사 하이브의 상장(2020년)과 회사 규모 확장에 즈음해 미국 진출이 맞물리면서 최고의 성과를 내야 했다. 늘 앨범 단위와 한국어 가사로 서사적 음악을 전개해온 이들이 펜을 놓고 영국인 작사·작곡가가 만들어준 영어 디지털 싱글 ‘Dynamite’로 미국 본토를 공략했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로 큰 화제가 됐지만 이후 ‘Butter’ 등 비슷한 댄스곡을 차례로 내면서 초심을 잃었고 방탄소년단의 기존 세계관과 맥락에 맞지 않는 곡들만 내놓는다는 비판을 평단에서 받기도 했다. 음악은 물론 외모, 안무, 비디오, 팬서비스 모두 완벽해야 한다는 케이팝 아이돌의 강박은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도 비켜가지 못했다. 케이팝 시스템 안에서 개인은 10대 시절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피나는 노래, 안무, 연습 과정을 거친다. 데뷔 후에도 기획사의 지시와 팬덤의 요구 사이에서 방송, 공연, 행사는 물론이고 사인회, 악수회 등 육체적·감정적 노동이 많다. 최근에는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팬들과 소통해야 한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소속사나 케이팝 시스템 전체를 겨냥한 작심 비판이라기보다는 팬들을 향해 ‘미안하다, 지쳤다’고 하는 고충 토로에 가까워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케이팝 시스템 내의 모든 사람이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를 대표 아이돌이 공개된 자리에서 한 솔직함은 결과적으로 작심 비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일본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마츠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郞)는 15일 칼럼에서 “활동 중단의 배경에는 병역이라는 큰 장애물이 있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은 소프트 파워의 기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처음에 힙합 그룹으로 데뷔했던 BTS가 최근 들어 원래 성향에서 일탈한 노래들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그룹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 이번 일을 계기로 기획사의 관리가 아닌 아티스트의 자율적 활동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학선 평론가는 “케이팝 시대 이전의 스타로 분류되는 서태지와 아이들은 스스로 고용되기보다 성향에 맞는 사람을 고용함으로써 음악의 자유, 활동의 자유, 쉼의 자유를 얻고 주체적으로 활동했다. 이번 사태가 국위선양을 이유로 묻어둔 케이팝 시스템의 그늘을 돌아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15 17:47
“북유럽 작곡가들, K팝 만드는 법 알려달라고 난리예요”조용필, 방탄소년단 정국, 트와이스, 레드벨벳, 엑소, 몬스타엑스…. 수많은 케이팝 가수의 노래가 멀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흘러왔다. 바로 그곳의 작곡가 듀오 루이스 프리크 스벤(28)과 마리아 마르쿠스(42)에게서 말이다. 최근 서울을 방문한 스벤과 마르쿠스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주한 스웨덴대사관 초청으로 방한한 이들은 7일 서초구 가빛섬에서 열린 스웨덴 국경일 행사에서 직접 작곡한 한국 노래와 아바(ABBA)의 ‘Thank You for the Music’ 등 스웨덴 노래까지 모두 4곡을 부르며 축하 무대를 꾸몄다. “늘 작은 스튜디오에서 다른 사람의 노래를 만드는 데 골몰했는데 무대에 직접 서서 노래하니 떨렸습니다.”(스벤) 마르쿠스는 기자가 2017년 스웨덴 음악진흥원 초청으로 현지 음악 산업 취재를 할 때 만나 구면이다. 당시 조용필의 ‘Hello’, 레드벨벳의 세월호 추모 발라드 ‘7월 7일’을 만들어 화제가 된 인물. “5년 전만 해도 케이팝 작곡을 한다고 하면 시큰둥해하던 스칸디나비아의 작곡가 동료들이 요즘은 ‘나도 케이팝 일 하는 법 좀 알려줘’ 하고 아우성이죠. 핀란드, 덴마크, 영국 등지에 케이팝 제작 특강을 다니느라 바쁩니다. 경쟁자도 그만큼 폭증해 만만치 않아졌죠.”(마르쿠스) 그간 방탄소년단, 블랙핑크를 필두로 케이팝이 글로벌 붐을 일으키며 스칸디나비아에도 한국 음악과 드라마 열풍이 불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소속된 작곡가 회사 코스모스뮤직에 인턴사원으로 들어왔던 열네 살 아래의 스벤은 급성장해 근년에 마르쿠스와 환상의 작곡 듀오가 됐다. 버스(verse·절) 멜로디와 랩, 전반적인 편곡에 강점을 지닌 마르쿠스와 가창력이 뛰어나며 주(主) 멜로디를 잘 쓰는 스벤은 말 그대로 케이팝계의 ‘아바’로 거듭났다. 둘은 방탄소년단 정국의 ‘Stay Alive’(올 2월 발매)를 최고의 합작 성과로 꼽았다. “방탄소년단의 곡에 참여하기 위한 작사·작곡가들의 경쟁은 말 그대로 피를 튀깁니다. 세계 케이팝 작곡가들의 ‘오징어게임’인 셈이죠. 우리가 해냈다는 게 자랑스러워요.”(마르쿠스) 스벤은 “슈가의 프로듀싱, 정국의 가창 모두 완벽했다. 케이팝은 늘 우리가 던진 초안을 완벽한 시청각 결과물로 완성해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아바와 아비치를 배출한 스웨덴은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음악 저작권 수출 강대국이다. 미국의 백스트리트 보이스와 엔싱크를 제작한 데니스 팝, 레이디 가가와 더 위켄드 등 수많은 가수의 곡을 만든 맥스 마틴이 모두 스웨덴인 프로듀서다. “스웨덴은 초등학교부터 음악 교육 커리큘럼이 매우 세밀하고 철저합니다.”(스벤) “음악을 듣거나 만들 때 늘 멜로디를 최우선시하는 전통도 있죠.”(마르쿠스) 스벤은 요즘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케이팝 작곡을 시작한 뒤 한국 문화에 푹 빠져서다. 한국에 영구 이주하는 꿈까지 가졌다. 그는 “‘기생충’ ‘오징어게임’을 보면 플롯의 강력한 반전이 있고 캐릭터와 표현이 생생하다. 케이팝 시스템은 정교한 스케줄과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면서 “한국인의 친절함, 일하는 태도에 반했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의 약진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봅니다. 스웨덴의 작은 도시 출신인 우리 두 사람이 이 큰 물결에 일조했다는 면에서 형언하기 힘든 보람을 느낍니다.”(마르쿠스)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14 03:00
BTS, 새 앨범 내자마자… 다시 한번 글로벌 파워 과시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이 각종 차트와 유튜브에서 선전하며 다시 한번 글로벌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CD 판매는 하루 만에 200만 장을 넘겼다. 12일 한터차트에 따르면 데뷔 9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Proof’가 10일 발매 후 하루 만에 CD 215만여 장이 팔렸다. 방탄소년단이 단 하루 만에 더블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것은 2020년 2월 정규 4집 ‘MAP OF THE SOUL: 7’에 이어 두 번째다. 다른 가수들 중에는 유례가 없는 기록이다. 신곡이자 타이틀곡인 ‘Yet To Come (The Most Beautiful Moment)’의 뮤직비디오 조회 수도 하루 만에 6000만 회를 넘기며 유튜브를 뜨겁게 달궜다. 세계 1위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는 일간 톱 송 글로벌 차트 3위에 안착했다. 트위터에서는 새 앨범 관련 트윗이 하루 동안 약 2200만 건이 쏟아졌다. 신작은 세 장의 CD에 ‘I NEED U’ ‘RUN’ ‘봄날’ ‘피 땀 눈물’ 등 그동안의 히트곡, ‘DNA’ ‘상남자’ 등 기존 발표 곡의 미공개 버전을 두루 담은 일종의 종합 선물세트다. 신곡은 3곡 담았다. ‘다들 언제부턴가/말하네 우릴 최고라고/온통 알 수 없는 names/이젠 무겁기만 해.’ 이런 가사로 시작하는 ‘Yet To Come’에는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으며 그저 앞으로 달릴 뿐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적당한 템포에 감성적인 화성 진행과 선율, 리드미컬한 랩을 더해 대중성이 높다. 음원 플랫폼 멜론에서 발표 1시간 만에 종합 차트 1위에 올라 12일 오후 기준 정상을 달리고 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또 다른 신곡 ‘달려라 방탄’과 함께 9년간 무명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기까지 다사다난한 커리어를 정리하며 한 챕터를 마무리하는 곡으로 잘 풀어냈다. 영어 싱글 발매, 미국 활동, 군 입대 예정 등으로 일부 팬들이 느꼈을 불만이나 불안을 달래줄 영민한 기획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인디 싱어송라이터 정바비가 작곡에 참여한 ‘Filter’가 수록된 데 대해 불매 운동이 일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팬 김영화(가명·35) 씨는 “새 앨범 중 세 번째 CD는 음원으로 발매하지 않아 이를 들으려면 어쩔 수 없이 ‘Filter’까지 포함된 세 장짜리 CD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소속사의 안일한 기획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2020년 발표된 ‘Filter’는 멤버 지민의 솔로 곡으로 인기를 끌었다. 방탄소년단은 13일 오후 9시 자체 유튜브 채널인 ‘방탄티비’에서 신곡 무대를 처음 선보일 계획이다. 이날은 이들이 데뷔한 지 꼭 9년째 되는 날이다. 2년여 만에 국내 음악 방송에도 잇따라 출연한다. 16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17일 KBS ‘뮤직뱅크’, 19일 SBS ‘인기가요’에서 차례로 신곡 무대를 선보인다.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13 03:00
그 영화가 감동적이었던 이유, 모리코네[책의 향기]‘미션’에 ‘Gabriel‘s Oboe’가, ‘시네마 천국’에 ‘Love Theme’이, ‘석양의 무법자’에 휘파람 소리가 없다면 영화 팬들의 가슴은 대체 뭘 해야 할까. 이탈리아 출신의 엔니오 모리코네(1928∼2020)는 선율의 마법사, 감정의 연금술사, 영화 시대의 바흐다. 그가 예술적 단짝이자 지음(知音)인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과 마주 앉았다. 이 책은 둘이 주고받은 생전 인터뷰를 담은 귀한 기록이다. 토르나토레 역시 ‘시네마 천국’ ‘말레나’ ‘피아니스트의 전설’을 모리코네와 합작한 명장. 메가폰을 놓은 토르나토레는 훌륭한 인터뷰이다. ‘황야의 무법자’ ‘오페라의 유령’ ‘언터처블’ 등 모리코네가 손댄 수많은 영화, 세르조 레오네, 브라이언 드 팔마,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과 진행한 협업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끌어낸다. 통렬한 질문으로 한 사람의 생애와 철학을 꿰뚫는다. “선생님을 총살대 앞에 두고 이렇게 말합니다. 마에스트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악기가 뭔지 말해보십시오. 말하지 않으면 즉각 총살할 겁니다.” 까다롭고 예민하기로 소문 난 저 모리코네가 못 이긴 듯 내놓는 답들은 하나같이 흥미롭다. 아르젠토의 공포물에 순수한 선율을 얹기로 한 것은 다름 아닌 모리코네의 제안이었다. 영화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음악을 맡으려다 퇴짜를 맞았다고. 미국 작곡가 포럼에서 자신을 멜로디스트라 정의한 데 대해 “날 아마추어라 말한 것과 같다. 화가 난다”고 반응하는 모리코네를 지켜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바흐의 대위법만큼이나 스트라빈스키와 쇤베르크의 난해한 12음 기법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모리코네는 자신을 야누스보다 많은 얼굴을 지닌 예술가라 자평한다. 머릿속에 늘 음악이 있어 대화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토르나토레는 그런 그를 보며 “끊임없이 멜로디의 독재를 벗어나려는 것 같다”고 말한다. “쉼표에서, 아니 그 쉼 동안 듣는 사람의 생각에서 멜로디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소리가 아닌 것도 음악이 된다.”(모리코네) 잠언처럼 묵직한 문답이 가득하다. 영화학도, 음악학도에게 특히 추천한다.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11 03:00
마지막으로 외친 “전국~ 노래자랑”…후배들 배웅 속 송해 영면지난 8일 별세한 방송인 송해(본명 송복희) 씨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4시 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 지인, 연예계 후배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이날 엄영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은 조사에서 “모두가 춤추고, 노래하고, 흥겹게 노는 자리를 깔아주신 선생님은 할아버지·할머니를 청춘으로, 출연자를 스타로 만드는 마술사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영결식장에는 다큐 영화 ‘송해 1927’ 속 고인의 생전 육성이 흘러나왔다. 강호동, 최양락 유재석 등 후배들의 눈시울이 일제히 붉어졌다. 고인의 “전국~” 하는 외침이 나오자 참석자들은 약속한 듯 낮은 음성으로 “노래자랑~”이라 답했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고인의 관을 직접 운구했다. 고인의 유해는 운구차에 실려 서울 종로구 송해길로 향했다. 고인의 보금자리였던 원로연예인상록회 사무실과 송해 흉상 앞을 들렀다. 다음 행선지인 서울 여의도 KBS 본관 건물 앞에선 전국노래자랑 악단이 프로그램 주제곡, ‘석별의 정’ 등을 연주하며 고인을 음악으로 배웅했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저녁 대구 달성군 송해 공원에 안장된 부인 석옥이 씨 곁에 안치됐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10 16:20
1990년대 히트가요, 턴테이블에 걸린다클론의 ‘꿍따리 샤바라’(1996년), 노이즈의 ‘상상 속의 너’(1995년) 등 1990년대 중후반 히트 곡들이 LP 레코드로 부활한다. 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창환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전 라인음향) 회장(사진)은 “1994년 국내 LP 생산 중단 이후 한 번도 LP로 만날 수 없었던 클론의 모든 앨범, 노이즈 3집 등 라인음향 시절의 모든 음반을 올 하반기부터 LP로 재발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LP 제작에 전문성을 가진 ‘사운드트리’와 협약을 맺고 이르면 8월부터 음반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건모 1집과 3집, 클론 1집, 박미경 2집을 시작으로 매달 4, 5종의 음반을 LP 형태로 발표한다. 김 회장은 1990년대 가요계를 대표하는 제작자이자 작곡가다. 신승훈, 김건모, 클론, 박미경을 발굴하고 프로듀서를 맡아 슈퍼스타로 키워냈다. 신승훈의 ‘날 울리지마’,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 등 수많은 히트 곡의 작사·작곡가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요즘 케이팝의 글로벌 붐이 대단하지만 90년대 가요가 이뤄냈던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의 황금 조합이 그립기도 하다”면서 “향수를 지닌 1960, 70년대생은 물론 젊은 세대에게도 이번 LP화 프로젝트가 반가움과 시사점을 던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작자로서 이 음반들의 모든 원본 마스터 테이프를 직접 갖고 있는 만큼 리마스터(음질 보정) 작업을 거쳐 최상의 음질을 LP에 담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장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음악의 본래 가치를 다시 좇는 경향이 부활하고 있으며 향후 NFT(대체불가토큰) 등 신기술이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10 03:00
“아이나 어른이나 가림없이 대해주신 분”‘국민 MC’가 하늘로 가는 길에는 이틀째 눈시울 젖은 얼굴과 무거운 발길이 이어졌다. 8일 향년 95세로 별세한 송해(본명 송복희)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전날에 이어 9일에도 방송인, 희극인, 가수 등 많은 조문객이 다녀갔다. 방송인 후배인 임성훈 이상용 전현무, 배우 최불암 이순재 전원주, 가수 이미자 태진아 박상철, 국회의원 최재형(전 감사원장) 등이 고인을 추억했다. 이날 이미자 씨는 “1960년대 추울 때나 더울 때나 지방의 어려운 곳에서 공연하면서 고생스러웠던 시간을 같이 보냈다”며 “얼마 전 같이 식사 한번 하자고 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했다. 이 씨는 “(고인은) 아이나 어른이나 지성인이나 보통 사람이나 모두를 가림 없이 대해 주셨다”며 “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 하셔서 지금 천국에서 저희를 지켜보고 계시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노래의 지킴이, 길의 순례자, 밥상머리의 할아버지로 기억된다. 태진아 씨는 “고인이 좋아하시던 매콤한 아귀찜에 소주를 곁들여 함께했던 기억이 각별하다”면서 “제 신곡이 나오면 ‘CD 좀 하나 가져와 봐라. 연습해서 내가 언제 한번 부를게’ 하셨는데 후배들을 챙기는 마음이 따뜻하셨다”고 돌아봤다.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다음 주 수요일(15일)이 송해길 선포 5주년 기념일이어서 그때 뵙고 좋은 말씀을 나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순재 씨는 “‘전국노래자랑’은 우리 대중문화의 핵이며, 거기에 평생을 봉사하고 헌신하신 분”이라고 기억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8일(현지 시간) 송 씨 별세 기사에서 “그의 생애는 지난 한 세기 한반도의 역사를 반영한다. 독재 정권에서 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과정을 겪으며 세계 경제 강국이 된 나라의 겸손함과 그 시작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엄영수 코미디언협회장이 맡았다. 장례위원은 유재석 강호동 최양락 이수근 등으로 구성됐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4시 반 열린다. 사회는 코미디언 김학래, 조사는 엄영수, 추도사는 코미디언 이용식이 맡는다. 이후 고인의 유해를 실은 운구차가 송해길로 향해 생전 그의 사무실, 단골 국밥집과 이발소, 사우나를 돌고 여의도로 가 KBS 본관을 들른다. 이때 전국노래자랑 악단이 연주로 배웅할 예정이다. 유해는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에 영면한 부인 석옥이 씨(2018년 별세) 옆에 안장된다.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석 씨의 고향인 달성을 제2의 고향으로 여겼다.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10 03:00
“아이나 어른이나 가림없이 대한 분”…송해 빈소 추모 행렬‘국민 MC’가 하늘로 가는 길에는 이틀째 눈시울 젖은 얼굴과 무거운 발길이 이어졌다. 8일 향년 95세로 별세한 송해 씨(본명 송복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전날에 이어 9일에도 방송인, 희극인, 가수 등 많은 조문객이 다녀갔다. 방송인 후배인 임성훈 이상용 전현무, 배우 최불암 이순재 전원주, 가수 이미자 태진아 박상철, 국회의원 최재형(전 감사원장) 등이 고인을 추억했다. 이날 이미자 씨는 “1960년대 추울 때나 더울 때나 지방의 어려운 곳에서 공연하면서 고생스러웠던 시간을 같이 보냈다”며 “얼마 전 같이 식사 한번 하자고 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했다. 이 씨는 “(고인은) 아이나 어른이나 지성인이나 보통 사람이나 모두를 가림 없이 대해 주셨다”며 “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 하셔서 지금 천국에서 저희들을 지켜보고 계시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노래의 지킴이, 길의 순례자, 밥상머리의 할아버지로 기억된다. 태진아 씨는 “고인이 좋아하시던 매콤한 아귀찜에 소주를 곁들여 함께했던 기억이 각별하다”면서 “제 신곡이 나오면 ‘CD 좀 하나 가져와 봐라, 연습해서 내가 언제 한번 부를게’ 하셨는데 후배들을 챙기는 마음이 따뜻하셨다”고 돌아봤다.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다음 주 수요일(15일)이 송해길 선포 5주년 기념일이어서 그때 뵙고 좋은 말씀을 나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순재 씨는 “전국노래자랑은 우리 대중문화의 핵이며, 거기에 평생을 봉사하고 헌신하신 분”이라고 기억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8일(현지 시간) 송 씨 별세 기사에서 “그의 생애는 지난 한 세기 한반도의 역사를 반영한다. 독재 정권에서 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과정을 겪으며 세계 경제 강국이 된 나라의 겸손함과 그 시작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엄영수 코미디언협회장이 맡았다. 장례위원은 유재석 강호동 최양락 이수근 등으로 구성됐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4시 반 열린다. 사회는 코미디언 김학래, 조사는 엄영수, 추도사는 코미디언 이용식이 맡는다. 이후 고인의 유해를 실은 운구차가 송해길로 향해 생전 그의 사무실, 단골 국밥집과 이발소, 사우나를 돌고 여의도로 가 KBS 본관을 들른다. 이때 전국노래자랑 악단이 연주로 배웅할 예정이다. 유해는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에 영면한 부인 석옥이 씨(2018년 별세) 옆에 안장된다.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석 씨의 고향인 달성을 제2의 고향으로 여겼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09 18:23
67년간 방방곡곡 누빈 송해, 고향 ‘황해 노래자랑’ 꿈 못이룬채…“전국∼(노래자랑)”을 목 놓아 외치던 ‘국민 할아버지’가 하늘로 돌아갔다. “내 인생을 ‘딩동댕’으로 남기고 싶었다”던 이의 늦은 퇴근길이다. 현역 최고령 방송 진행자인 송해 씨(사진)가 8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고인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송 씨 측은 “식사하러 오실 시간이 지나 인근에 사는 딸이 자택에 가보니 화장실에 쓰러져 계셨다”고 전했다. 황해도 재령 출신인 고인은 해주예술전문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6·25전쟁 때 월남한 뒤 창공악극단을 통해 1955년 가수로 데뷔했다. 1988년 KBS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은 후 34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해 올해 4월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전을 보내 “정감 어린 사회로 울고 웃었던 우리 이웃의 정겨운 노래와 이야기는 국민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빈소를 찾아 영정 앞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른다. 유족으로는 두 딸 숙경 숙연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10일 오전 5시.국민MC 송해가 걸어온 길1950년 월남… 바다보며 예명 ‘송해’로1955년 창공악극단 통해 가수 데뷔34년간 전국노래자랑 진행 맡아… 2003년 ‘평양 노래자랑’ 사회보기도생전 버스-지하철 타고 걷기 즐겨… 교통사고로 아들 잃은 아픔 겪어 “슬픔을 맛봐야 웃음이 나옵니다. 희극의 본류는 사실 비극이에요. 진짜 희극은 다 보고 귀가해서 밥 한 술 뜰 때 웃음이 나야 하는 겁니다.” 숱이 촘촘한 눈썹 아래, 뭉툭한 콧대 위, 두꺼운 안경테 속 송해의 작은 눈에 맺힌 눈물방울을 종종 보았다. 고인을 생전 몇 차례 만난 자리에서다. 팔도강산에서, 대한민국의 인간군상에서 길어 올린 지혜와 웃음을 그는 67년간 전국에 뿌리고 다녔다. KBS ‘전국노래자랑’을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으로 쉼 없이 팔도를 누빈 고인은 누가 들어도 무릎을 칠 격언을 국밥 테이블 앞에서 술술 풀어내곤 했다.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9년 해주음악전문학교 성악과에 입학해 음악교육을 받았다. 이후 ‘선전대’ 대원으로 북한을 돌며 공연하다 1950년 단신으로 월남해 국군에 입대했다. “6·25전쟁 때 피란민 틈에 섞여 배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면서 망망한 서해를 바라봤어요. 어디에 소속되지 않고 내 인생은 그저 저렇게 떠돌게 될 것 같다는 먹먹한 생각이 떠올랐죠. ‘그래, 바다다. 이제부터 내 이름은 해(海)다…’.” 본명(송복희)을 대신한 예명은 그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1955년 창공악극단을 통해 가수로 데뷔했다. 전국을 돌며 재담과 가창력을 뽐냈고 1960년대 동아방송의 ‘스무고개’와 ‘나는 모범운전사’에 출연했다. 고인은 줄곧 땅과 인간에 천착했다. ‘방송인’을 연하며 서울 여의도나 상암동만 오가는 대신 시청자의 삶의 터전, 삼천리 방방곡곡을 누볐다. 필부필부의 노래와 이야기 속의 삶을 꿰뚫어봤다. “농심(農心)이란 게 참 오묘합니다. 사람이 아무리 지혜롭다 해도 농사하는 분들만 못하죠.” 고인은 생전 입버릇처럼 “내겐 BMW가 있다”고 했다. “버스(Bus), 메트로(Metro·지하철), 워킹(Walking·걷기). 합쳐서 B, M, W!” 매주 떠나는 전국노래자랑 녹화 때마다 제작진과 함께 전세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런 고인이 몇 년 전 본보 캠페인 ‘시동 꺼! 반칙운전’ 홍보대사를 자처한 이면엔 특별한 슬픔이 있었다. 그는 1986년 당시 대학교 2학년이던 아들을 길에서 잃었다. 아들이 서울 한남대교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다리 난간을 들이받고 숨진 직후 그는 17년째 진행하던 KBS 라디오 ‘가로수를 누비며’의 진행자 자리를 내놨다. 그는 “사고 이후 한남대교를 건너지 못하고 멀리 돌아간다”고 했다. 1970년대까지 TV와 라디오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간 고인은 1988년 5월 경북 성주 편부터 마이크를 잡아 말년까지 진행한 전국노래자랑으로 올해 4월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누빈 그의 ‘BMW’도 가닿지 못한 곳이 있다. 고향이다. 고인은 “2003년 평양 노래자랑 때 현지 기관원이 은밀히 옷소매를 끌며 ‘저와 동향이시네요’라 했지만 ‘거기 데려가 달라’는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한 게 크게 후회된다”고 했다. KBS는 8일 오후 10시 고인을 추모하며 ‘여러분 고맙습니다 송해’를 방송했다. 12일 방영하는 ‘전국노래자랑’도 추모 특집으로 편성된다.임희윤 기자 imi@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2022-06-09 03:00
[임희윤 기자의 죽기전 멜로디]엔데믹이 부릅니다, 매직 오브 리유니언‘너에게 난/해질녘 노을처럼/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너에게 난 나에게 넌’ 중·QR코드) 노래가 어쩜 이리 한 폭의 수채화 같을까.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에도 이면이, 차마 눈 뜨고 못 볼 스토리가 있다. 노래도 다 사람이 만드는 것. 카인과 아벨 이후,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늘 다툼이 생긴다. 이 노래를 만들고 부른 트리오 ‘자전거 탄 풍경(자탄풍)’은 저 명작 때문에 하마터면 멱살잡이는 물론이고 영영 해체할 뻔했다. #1. 팬데믹이 끝나고 무대가 우리 삶의 곁에 돌아오면서 가요계의 산 역사가 하나둘 다시 뭉치고 있다. 첫째는 ‘송골매’다.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는 라디오 DJ나 방송인으로 더 유명한 배철수 씨가 당대 최고 인기 보컬인 구창모 씨와 재결합하는, 무려 38년 만의 무대가 9월 펼쳐질 예정이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여는 콘서트. 포스터에 찍힌 옛 고딕체의 ‘열망’ 두 글자가 강렬하다. #2. ‘샴푸의 요정’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로 유명한 1990년대 그룹 ‘빛과 소금’도 하반기 무대를 기대해볼 만하다. 빛과 소금은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활약하던 멤버 장기호 박성식 씨 등이 만든 그룹. 이들은 한때 ‘사랑과 평화’에 몸담아 한국적인 펑크(funk) 음악을 구사하기도 했는데, 1990년 1집에 실린 ‘샴푸의 요정’은 2020년 아이돌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재해석하며 이제 해외 케이팝 팬들에게도 익숙한 노래가 됐다. #3. 올 4월에는 영국에서 귀한 소식이 날아왔다. 전설적인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가 무려 28년 만에 새로운 스튜디오 녹음을 통해 신곡을 냈다. ‘Hey Hey Rise Up’이다. 전설을 다시 뭉치게 한 것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참혹한 전쟁이다. 우크라이나 전래 행진곡을 뼈대로 했고 노래는 우크라이나어로 우크라이나 가수가 불렀다. 기존의 플로이드 곡에 비하면 좀 낯선데, 곡 중반에 데이비드 길모어의 기타 솔로가 나올 때만큼은 가슴을 후벼 파는 뭔가가 밀려온다. #4. 전설의 재결합과 귀환에는 이제 시효가 없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근년에 고 김광석, 김현식, 유재하의 목소리나 공연 모습이 실시간으로 살아나왔다. 요단강도, 발할라도, 투오넬라(핀란드의 명계)도 이제 더는 재결합의 걸림돌이 되지 못할 것이다. 어느 부유한 독지가가 있어 내게 만약 꿈의 재결합 무대 하나만 골라 기획을 맡으라고 맡긴다면? 수많은 ‘희망 재결합’ 장면이 대뇌피질을 스쳐 지나가지만 고 신해철 씨가 이끌었던 록 밴드 ‘넥스트’가 그중 도드라진다. 식상하지만 조금은 신선하게, 첫 곡은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1989년 ‘무한궤도’ 1집)로 가고 싶다. #5. 죽음 다음으로 팀을 잘 갈라놓는 독소는 개성이다.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의 자탄풍은 개성이 화근이었다. 멤버들은 “팀보다 내가 튀는 게 중요했다. 앙상블보다 ‘내 기타 솔로’ ‘내 보컬 애드리브’를 앞세웠고 서로 ‘이 자식 놀고 있네’ ‘저 자식 또 저러고 있네’ 했다. 그게 쌓여 병이 됐다”고 했다. 세 멤버의 대(大)화해는 강인봉의 부상을 계기로 이뤄졌다. 따로 활동하던 멤버의 병문안 이후 “우리 다시 (같이) 해볼까?”라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6. 개성이란 게 그렇다. 사람 흩어놓는 데 선수이지만 한번 뭉치면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뇌관도 된다. ‘넥스트’의 백일몽보다 앞서 실현될 꿈의 재결합이 떠오른다. 그들답지 않은 이벤트성 신곡 하나 던진, 다름 아닌 핑크 플로이드다. 이번 결합은 반쪽짜리였다. 길모어(기타)와 닉 메이슨(드럼)은 있되 로저 워터스(베이스기타)가 빠졌으니 말이다. 뚜렷한 개성 탓에 견원지간이 돼버린 세 사람을 다시 모아줄 이벤트는 이제 지구상에 하나 남았다. 남북통일이다. 1990년, 독일의 무너진 장벽 앞에서 워터스가 펼친 전설적인 콘서트 ‘더 월―라이브 인 베를린’을 능가하는 무대는 언제쯤 현실화될까. 콘서트 장소는 개성쯤 어떨까. 개성(個性)으로 흩어진 이들을 개성(開城)에 모은다니, 웬만한 아재 개그보다 괜찮은, 인류에게 교훈을 던지는 기획이 될 거 같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09 03:00
일요일, 딩동댕 이어 ‘전국~’…당신의 목소리가 그립습니다현역 최고령 MC인 방송인 송해(본명 송복희) 씨가 8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8일 송 씨의 유족 등 경찰에 따르면 고인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올 1월과 지난달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지난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건강상 이유로 34년간 진행해온 KBS 1TV ‘전국노래자랑’ 하차도 고민했지만, 최근까지 제작진과 스튜디오 녹화로 방송에 계속 참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었다. 고인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이 지난해 11월 개봉되기도 했다. 1927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9년 해주음악전문학교 성악과에 입학해 음악교육을 받았다. 이후 ‘선전대’ 대원으로 북한을 돌며 공연하다 1950년 단신으로 월남해 국군에 입대했다. 1955년에는 창공악극단을 통해 가수로 데뷔했다. 전국을 돌며 재담과 가창력을 뽐낸 그는 1960년대 동아방송에서 ‘스무고개’와 ‘나는 모범운전사’에 출연했다. 특히 ‘스무고개’에선 코미디언 박시명(1924~1986)과 콤비로 유명했다. 1970년대까지 TV와 라디오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간 고인은 1988년 5월 경북 성주 편부터 마이크를 잡아 말년까지 진행한 KBS ‘전국노래자랑’으로 국내 방송역사에 최고령·최장수 진행자로 기록됐다. 지난달에는 최고령 진행자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2003년 8월엔 ‘전국노래자랑’ 광복절 특집으로 평양 모란봉 공원 야외무대에서 북한 진행자 전성희와 공동 사회를 보기도 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구수한 입담으로 국민들과 호흡한 그는 가수와 광고모델로도 활약했다. 2012년에는 IBK기업은행 광고에 출연해 대한민국광고대상 최고 광고 모델상을 받았다. 2003년과 2006년에는 애창가요 모음집 앨범을 내기도 했다. KBS ‘가요무대’에도 가끔 올랐다. 2016년 8월엔 서울 종로구에 고인의 공식 명예 도로인 ‘송해길’이 생겼다. 종로 육의전 빌딩에서 낙원상가 앞까지다. 고인은 연예인들의 연예인이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원로연예인상록회를 열고 희극인은 물론이고 영화감독, 작가, 국악인을 막론하고 65세 이상의 예술인에게 사랑방 터줏대감 역할을 했다. 송 씨는 검소한 생활과 대중교통 사랑으로도 유명했다. 자택이 있는 서울 매봉역 인근에서 원로연예인상록회 사무실이 있는 낙원동 근처 종로3가역까지 거의 매일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다녔다.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오가며 하는 걷기 운동을 최고의 건강관리 비결로 꼽았다. “BMW(버스(Bus), 메트로(Metro·지하철), 워킹(Walking·걷기)) 애호가”를 자처했다.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위해서도 늘 대형 전세버스에 동승해 이동했다. 한편으로 그는 이름난 주객(酒客)이었다. ‘매일 소주 3병’이 건강비결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을 정도였다. 그것은 곧 ‘사람이 곧 재산’이라는 지론을 실천하는, 이색적인 길이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송해를 만난 자리에서 그를 가리켜 “(좋아해주는 사람이 많은) 당신이 최고 부자”라고 치켜세웠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유족으로 두 딸이 있다.임희윤 기자 imi@donga.com}2022-06-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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