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없는 남자, 방송 출연 1년 만에 가수로 데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5일 19시 32분


코멘트
1년 전 이맘때 건장한 체격의 20세 청년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자신의 고민 하나를 안고 방송에 출연, 대중 앞에 섰다. 주인공은 KBS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일반인 박대건 씨.

겉으로 보기에 그는 큰 키는 물론 뚜렷한 이목구비까지 갖춘 소위 말하는 '훈남(훈훈한 남자의 준말)'이었다. 이런 잘 생긴 청년에게 무슨 고민이 있다는 걸까.

그의 입을 통해 나온 얘기는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오른쪽 귀가 없어요"
박 씨는 남들과 다른 외모 탓에 중·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집안에서 은둔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징그러워해 중·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방안에서 외톨이처럼 지냈어요"

가수를 꿈 꿨지만 한쪽 귀가 없다는 결함 탓에 포기했다.
당시 방송에서 박 씨는 "오디션을 2~3번 봤는데 카메라 테스트를 할 때 '귀 때문에 가수할 수 있겠냐'는 말을 들어 위축돼 집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안타까운 사연에 많은 사람이 함께 슬퍼했고, 사연을 전한 연예인들은 물론 대중은 그를 향해 위로와 용기의 박수를 보냈다.

그로부터 약 1년 뒤. 그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다시 섰다.
박 씨의 외모는 1년 전과 사뭇 달라져 있었다. 오랫동안 고민이었던 그의 오른쪽 귀가 정상적인 모양으로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 박 씨는 "방송 이후 어느 의사 분께서 무료로 귀 수술을 지원해 주셨어요"라고 밝혔다.

바뀐 건 외모뿐만이 아니었다. 꿈도 이루게 됐다. 그는 "가수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어요. 'R.ego'라는 그룹으로 가요계 데뷔를 앞두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제 달라지고 싶어요.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게 두렵지만 용기를 내려고 해요"

방송 출연 후 많은 이들의 진심어린 응원 속에 그가 밝힌 미래에 대한 의지다. 1년 이라는 시간 동안 대중의 사랑으로 용기를 갖게 된 박대건 씨. 이제는 그가 가수로 데뷔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려 하고 있다.

권준상 동아닷컴 기자 kj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