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의미 없다’, 일요 예능 편성 대란 ‘출혈’만!

‘아이고~, 의미 없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선배, 선배!’ 속 정명훈의 유행어가 고무줄 편성 경쟁에 빠진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들에 일침을 가하는 듯하다.

200분에 육박하는 지상파 방송 3사의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 변칙 편성 논란이 성과 없는 출혈 경쟁으로 일단락되는 양상이다.

MBC가 “KBS의 변칙 편성 때문에 방송을 10분 앞당기게 됐다”는 핑계로 27일 ‘일밤’을 4시부터 방송했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2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대 예능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는 KBS 2TV ‘해피선데이’로 11.7%를 기록했다. 10분 먼저 방송한 ‘일밤’은 10.4%로 2위, SBS ‘일요일이 좋다’는 5.7%로 3위로 4주째 같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방송사들이 고무줄 편성의 핵심적인 이유로 밝혔던 ‘방송 시간 선점’은 시청률과는 큰 상관관계가 없음이 드러났다.

이와 함께 방송사들은 무작정 늘어나는 방송시간만으로는 더 이상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지 못한다는 것과 함께 그만큼의 촬영 분량을 편집해야 하는 제작진에게도 무의미한 경쟁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한 지상파 방송사 예능국 고위 관계자는 “제작진들도 시청률 상승 비결은 방송 시간이 아닌 콘텐츠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소모적인 경쟁을 이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눈치 싸움 때문이다”면서 “이러다가 3시대까지 오후 예능이 장악하게 되면 대중의 피로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고 프로그램 자체 경쟁력 역시 잃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스포츠동아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