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 “유준상 형이 무대의 다리가 되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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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20일 07시 00분


드라마를 넘어 이젠 뮤지컬이다. 연기자 지창욱(오른쪽)은 뮤지컬 ‘그날들’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상대역 유준상(왼쪽)은 그에게 든든한 힘이 돼 준다. 사진제공|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드라마를 넘어 이젠 뮤지컬이다. 연기자 지창욱(오른쪽)은 뮤지컬 ‘그날들’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상대역 유준상(왼쪽)은 그에게 든든한 힘이 돼 준다. 사진제공|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 뮤지컬 스타로 거듭난 지창욱

공연 추천 등 선배들의 격려가 큰 힘
‘뮤지컬 어워즈’ 남우신인상 꿈 같아
코 앞에서 관객과 만남 오묘한 쾌감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던 한 청년이 뮤지컬로 무대를 옮겨 ‘일’을 냈다. 최근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그날들’로 당당히 남우신인상을 받은 배우. 바로 지창욱이다.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무사 백동수’ ‘총각네 야채가게’ 등을 통해 우수연기상까지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그가 뮤지컬로 발길을 돌린 건 호기심 반, 오기 반이었다. 대형 사극 출연 제의를 받고 고민하던 지창욱은 ‘공연계의 히트메이커’인 장유정 연출가가 새 뮤지컬을 만든다는 이야기에 솔깃했다. 사실 지창욱은 장유정 연출의 ‘김종욱 찾기’ 오디션에 떨어진 아픔이 있다. 새 뮤지컬 제작 소식에 “한 번 더?”라는 오기가 생겼고, 고 김광석의 히트곡을 주크박스 형태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라는 점에도 마음을 빼앗겼다.

하지만 막상 도전한 뮤지컬은 “무모한 도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후회도 많았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 뮤지컬이 처음도 아니고 대학시절 단막 뮤지컬과 2010년 ‘쓰릴미’를 통해 어느 정도 기본기는 갖춰져 있는데도 말이다.

“올해 초부터 연습을 했다. 방송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여러 모로 힘들었다. 감히 같은 배우에게는 투정도 못 부리고, 술 마시고 연출님을 끌어안으며 ‘엉엉’ 울었다. 연습을 하면서도 ‘나랑 안 맞나’ ‘못 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노래도 너무 어려웠고. 대극장에 대한 불안함도 커지고 자신감도 점점 떨어졌다. 함께 호흡을 맞춘 (강)태을 형을 많이 의지하게 됐다. 또 (유)준상이 형과 (오)만석이 형도 많이 도와줬고. 그렇게 힘들었던 게 이제 부끄럽지 않게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해준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고생에 대한 보상일까. 그는 더블 캐스팅된 최재웅과 오종혁, 여기에 ‘레미제라블’의 주역인 조상웅까지 제치고 신인상을 받아 뮤지컬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꿈도 못 꿔볼 큰 꿈 아닌가. 팀원들이 내 일처럼 더 좋아해주니 더 기뻤다. 신인상은 평생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것이라 의미가 더 남다르다. 이젠 상도 받았는데 무대에서 창피를 당하면 안 된다. 책임감이 더 커졌다.”

이제야 뮤지컬의 참맛을 본 그는 “코 앞에서 바로 관객들과 만나는 두려움과 설렘, 그 오묘하고 복잡한 감정이 가져다주는 쾌감 같은 게 있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드라마는 한 장면 한 장면 끊어서 간다. 하지만 뮤지컬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가며 모든 장면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어렵지만 하면 할수록 매력을 느낀다. 내 연기에 곧바로 관객이 반응하는데, 그것에서 오는 즐거움도 크다.”

지창욱은 내친 김에 다시 뮤지컬로 내달린다. 7월16일부터 공연하는 ‘잭더리퍼’에 출연한다. 또 ‘형제는 용감했다’를 통해 일본 무대에도 오른다.

“‘그날들’ 공연 도중 제의를 받았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준상이 형이 ‘무조건! 꼭!’ 하라고 하더라. 함께 공연하는 민형기, 김범례, 신성우 등 선배들에게 내 이야기를 정말 잘해줬다. 자칫 어색할 수 있는데 준상이 형이 다리가 되어줬다. 추천해준 준상이 형이 욕먹지 않게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리고 더욱 “좋은 기회를 보고 있다”는 그는 “인연이 될 작품이라면 결국 나에게 올 것이다. 허황된 꿈을 좇거나 서두르지 않고 나를 위한 작품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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