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첫 한국영화 ‘런닝맨’ 美 역수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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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7일 07시 00분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이십세기폭스의 해외 영화 투자·제작 법인인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의 샌포드 패니치 대표(왼쪽)가 2월26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런닝맨’(오른쪽)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런닝맨’은 이십세기폭스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한 첫 번째 한국영화다.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크리픽쳐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이십세기폭스의 해외 영화 투자·제작 법인인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의 샌포드 패니치 대표(왼쪽)가 2월26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런닝맨’(오른쪽)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런닝맨’은 이십세기폭스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한 첫 번째 한국영화다.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크리픽쳐스
■ 美 자본, 한국 콘텐츠 투자 활발

신하균 주연 ‘런닝맨’ 4월초 한국 개봉
“한국영화 스토리 독특…잠재력 엄청나”

유니버설뮤직 ‘소년공화국’ 프로듀싱
케이팝 열풍 힘입어 亞시장 공략 계획

4월 개봉하는 신하균 주연의 영화 ‘런닝맨’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이십세기폭스가 제작비 전액을 투자한 첫 번째 한국영화다. 상반기 데뷔하는 남성그룹 소년공화국(Boys Republic)은 세계적인 음반회사 유니버설뮤직그룹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을 맡았다. 아지아틱스는 미국의 유명 음반사 캐시머니와 120억원 규모의 음반 제작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세계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면서 이처럼 미국 자본이 직접 한국의 콘텐츠에 투자하거나 직접 제작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시장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 “美 자본, 한국영화 주시하고 있다”

이십세기폭스(이하 폭스)는 한국 흥행 1위 ‘아바타’(1330만명)의 투자·배급사다. 현재 11개국에서 50여 편의 현지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지만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한국이다. 폭스는 한국어로 완성된 영화를 아시아는 물론 미국 시장 배급도 추진한다. 더불어 재능 있는 배우와 감독들의 할리우드 진출 역시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그 첫 번째 작품이 될 ‘런닝맨’은 살인사건 누명을 쓴 주인공이 서울에서 벌이는 도주극이다.

아시아에서도 일본, 인도보다 한국의 가능성에 주목한 폭스는 ‘런닝맨’을 시작으로 한국영화 제작과 미국 역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폭스 해외담당 부서인 폭스인터내셔널프로덕션 샌포드 패니치 대표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임원들은 한국영화를 보지 않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미국 투자사들의 분위기를 전하며 한국영화 잠재력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이 한국영화에 주목하는 것은 한국영화가 지닌 ‘독특한 이야기와 스타일’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샌포드 패니치 대표 역시 “개성을 가진 캐릭터와 이야기가 있는 한국영화는 다른 어떤 영화보다 배울 게 많다”고도 밝혔다.

● “케이팝 시장도 노린다”

그룹 소년공화국은 유니버설뮤직코리아가 2년 전부터 직접 멤버들을 선발하고 트레이닝을 시켜왔다. 케이팝 가수의 음반 유통은 여러 차례 했지만 기획·제작까지 맡은 건 이번이 처음.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측은 “유니버설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년공화국을 세계적인 팀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1991년 설립, 누적 매출액이 6억 달러(6500여억원)에 이르는 캐시머니는 작년 8월 아지아틱스와 5년간 5장의 앨범을 발표하는 조건으로 120억원을 투자하기로 계약했다. 캐시머니에는 릴 웨인, 니키 미나즈, 드레이크, 림프 비즈킷 등 세계적인 음악인들이 소속돼 있다.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캐시 등 유명 가수를 발굴해 ‘천재 프로듀서’란 수식어를 얻은 라이언 레슬리는 한국 가수를 발굴하고 투자도 하기 위해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여러 기획사와 한국 가수들을 만나고 돌아갔다.

이처럼 팝음악의 본고장인 미국 음악계가 한국시장에 직접 뛰어든 궁극적 목표는 아시아 시장이다. 미국이 가장 큰 음반시장이지만, 인구수가 가장 많은 아시아는 잠재력이 그 어느 곳보다 큰 시장이다. 특히 케이팝의 위력으로 한국시장은 더욱 매력적인 곳이 됐다. 서구의 가수들이 문화와 언어가 다른 아시아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케이팝 열풍을 이끈 한국 가수들의 파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아지아틱스 소속사인 에이스타의 이승호 대표는 “캐시머니는 아지아틱스가 아시아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도 소년공화국 외에 재능 있는 국내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해 일본과 태국 등 역시 아시아 주요 시장을 겨냥한 앨범을 기획·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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