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돈 “내가 식당 가면 주인은 긴장하고 손님은 안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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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0일 07시 00분


종합편성채널 출범 이후 스포츠 중계와 드라마 부문을 제외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먹거리 X파일’의 주인공 이영돈 PD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 선택 권리를 제공하며 핫이슈로 떠올랐다. 사진제공|채널A
종합편성채널 출범 이후 스포츠 중계와 드라마 부문을 제외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먹거리 X파일’의 주인공 이영돈 PD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 선택 권리를 제공하며 핫이슈로 떠올랐다. 사진제공|채널A
■ 종편 최고시청률의 화제작 채널A ‘먹거리 X파일’ 이영돈PD

KBS땐 ‘추적60분’ ‘소비자 고발’
채널A선 먹거리 승부로 통했네요

제작 현장선 ‘짐승남’으로 통해요
꼼꼼한 성격에 승부욕까지 넘쳐서
스태프들이 진행자 바꾸래요, 하하

이젠 드라마·예능도 정상궤도에…
제 꿈? 예능, ‘이영돈표 예능’!


“식당에 가면 주인은 바짝 긴장하는데 손님들은 안심해요. 인간 인증서가 된 기분이랄까요? 하하하!”

종합편성채널 채널 A의 이영돈 PD(56, 제작담당 상무)는 요즘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갈 때마다 180도 다른 반응에 흠칫 놀라곤 한다.

식당에 가면 주인들은 이 상무가 뭔가 취재를 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손님들은 그 곳이 ‘착한 식당’ 인증이나 받은 듯 기분 좋게 식사를 하기 때문이다.

그가 연출·진행을 맡고 있는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하 먹거리 X파일)의 효과다.

채널A의 대표 교양 프로그램인 ‘먹거리 X파일’은 8월 ‘냉면 육수의 비밀’ 편으로 수도권 유료방송 가입 가구 기준 시청률 3.460%를 기록했다. 이는 종편 출범 이후 스포츠 중계와 드라마 부문을 제외한 최고 시청률로 ‘먹거리 X파일’은 이미 인기 프로그램이 된 지 오래다.

KBS 재직 시절 ‘추적 60분’ ‘생노병사의 비밀’ ‘소비자 고발’ 등을 연출하며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했던 그가 이번에는 먹거리를 소재로 또 한 번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채널A가 신생 채널이기 때문에 무조건 시청자에게 알릴 수 있는 소재가 필요했다. 생활이 윤택해질수록 사람들은 먹거리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는 것에 초점을 뒀다. 전략은 통했다.”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공개하기 시작한 ‘착한 식당’은 핫이슈다. 요즘은 시청자는 물론 지인들로부터 걸려오는 ‘착한 식당’ 문의 전화에 일일이 답해야 하는 일까지 늘어났다.

이 PD는 “동시에 두 아이템을 준비하는데 적게는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취재를 한다. 위험하고 아찔한 순간도 많다.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만드는 곳을 한 곳이라도 더 알려 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착한 포장마차, 착한 떡볶이, 착한 김밥 등 소재는 무궁무진하다며 웃었다.

늘 ‘착한’ 음식을 찾아다니는 그이기에 미각은 ‘대장금’ 수준이 아닐까 궁금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소탈했다.

“입맛이 상당히 까다로울 것 같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멸치와 고추장만 있어도 밥 한 그룻 뚝딱 한다. 집에 멸치만 여러 종류다.”

‘먹거리 X파일’과 함께 ‘이영돈 PD, 논리로 풀다’도 함께 연출, 진행하고 있는 이 상무는 제작현장에서 ‘짐승남’으로 통한다. 스태프가 농담조로 “공동의 목표는 진행자 교체”라고 할 정도로 언제나 에너지와 승부욕이 넘치고 꼼꼼하다.

이런 하소연에 그는 “그래도 요즘엔 많이 착해진 편이다”며 “후배들에게 쓴소리라도 한 날이면 마음도 아프고 잠도 안와 술을 마시는 날이 늘었다. 내가 조금만 포기하면 다들 편하겠지만 프로그램을 보면 바로 티가 난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우리(스태프)가 할 수 있는 그 차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먹거리 X파일’로 채널A를 시청자에게 알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한 이 PD는 하반기에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정상 궤도에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늦은 귀가 후에도 100여개가 넘는 채널을 여러 차례 돌려 보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SBS에서 ‘주병진 쇼’를 연출한 경험도 있는 그는 예능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KBS에 입사할 당시는 형사물 드라마 연출이 꿈이었고, ‘개그콘서트’도 맡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각기 다른 장르로 보이지만 사실 기본은 스토리텔링이다. 이영돈표 예능?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웃음)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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