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질문 날릴 ‘악역 MC’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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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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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가 방송 활동을 중단한 뒤 토크쇼 MC 중 최고의 ‘악역’은 이경규로 나타났다.

본보가 KBS MBC tvN 등 방송사 토크쇼 담당 CP와 문화평론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한 프리랜서 작가 등 8명을 대상으로 토크쇼 악역 MC들의 순위를 매긴 결과 1위 이경규, 2위 탁재훈, 3위 박명수 순이었다.

토크쇼에서 주로 공격적인 질문을 하는 악역은 때론 메인 MC보다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자리로 꼽힌다.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을 ‘콕’ 찍어 물어보는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지금은 방송을 쉬고 있는 강호동과 김구라가 활동 당시 대표적 악역 MC로 통했다.

최근 토크쇼는 게스트의 숨기고 싶은 과거까지 파헤치는 경향이 강해 악역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구라 없는 MBC ‘라디오 스타’도 사회자들이 독한 질문을 하기에 앞서 김구라 모형 인형을 앞에 가져와 ‘악역 전환’을 하고 있다.

○ 공격력은 이경규, 순발력은 탁재훈

이번 조사 대상은 주요 방송 토크쇼에서 악역을 맡고 있는 MC 5명. 이들 각각에 대해 △보통의 사람들이 하기 힘든 질문을 매섭게 치고 나가는 ‘공격력’ △애매한 답변에 즉각 반응하면서 추가 답변을 끌어내는 ‘순발력’ △주변 MC들을 밀고 끌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팀워크’ 등 세 분야에 대해 각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 뒤 평균을 내 100점 만점 기준으로 환산했다.

최고의 공격수로 꼽힌 이경규는 공격력 1위, 순발력 2위, 팀워크 1위로 100점 만점 기준 85점을 받았다. 특히 팀워크 부문에서 88점을 받아 70점대 이하를 받은 다른 MC들을 압도했다. “때론 노련하고 때론 든든하다. 타고난 감각과 오랜 연륜이 상호작용하면서 게스트가 거부감 없이 스스로 실토하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에 “나이가 있어 공격 수위에 한계가 있다. 트렌드와 즉각적인 순발력에 약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탁재훈은 종합 2위였지만 순발력에서는 이경규를 앞섰다. “국내 최강 ‘촌철살인’의 순발력을 자랑한다. 매서운 한 방보다는 자잘한 찌르기 공격의 최강자. 만들어진 분위기에 불꽃을 터뜨린다”는 호평을 받았다. “혼자 잘난 공격수여서 때론 게스트를 묻히게 한다. 인간적인 모습을 유재석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 계산되지 않은 악역 박명수

3위 박명수는 ‘타고난 악역’으로 평가됐다. 계산된 악역이 아니라 실제와 방송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쉽게 다가선다는 것. 이런 캐릭터 때문에 타이밍과 호흡이 뒤떨어져도 ‘뭔가 계속 터진다’는 점이 장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진행 중 게스트에게 툭 툭 던지는 능력은 좋은 반면에 대화가 엉뚱하게 흐르며 주고받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MBC ‘무릎팍도사’에서 ‘건방진 도사’로 인기를 모은 유세윤은 아직 사회자로서의 검증은 이르지만 잠재력만큼은 주목받았다. 쥐어박고 싶을 정도의 건방진 악동 캐릭터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지만, 주변과 조화하기보다 혼자 튀는 느낌 때문에 비호감과 호감 사이를 줄타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일한 여성 후보자인 이경실은 악하기보다는 독한 ‘무차별 폭격기’로 꼽혔다. 지나친 카리스마 때문에 편안함이 적어 주변을 주눅 들게 하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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