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Cafe]김준현 “누굴 돼지로 아나? 난, 밤낚시 즐기는 낭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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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9일 07시 00분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마음은 홀∼쭉한 남자’ 김준현. 그는 정신없이 바쁠 수록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에게 찾아온 인기가 주는 책임의 ‘묵직함’을 인식하려 한다. 사진제공|코코엔터테인먼트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마음은 홀∼쭉한 남자’ 김준현. 그는 정신없이 바쁠 수록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에게 찾아온 인기가 주는 책임의 ‘묵직함’을 인식하려 한다. 사진제공|코코엔터테인먼트
■ 요즘 제일 잘 나가는 남자 ‘개콘’ 김준현

데뷔 후 첫 전성기 하도 바빠서 눈병
‘뚱뚱개그’ 내가 제일 잘나가…
유민상 형도 인정해줬어요
‘홀쭉했던’시절 꿈은 아나운서
지금은 ‘개콘’없이는 못 살아!


혹시 친구들과의 일상적인 대화 중에 “그래?”를 아직도 “고∼오래?”가 아닌 “그래?”로 쓴다면 빨리 “사람을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또한 살이 찐 친구를 만날 때 ‘적어도 마음만은 홀쭉하다’는 사실을 몰라주면 서운할 수도 있다.

지금 개그맨 김준현(32)의 전성시대다. 그는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생활의 발견’ ‘비상대책위원회’ ‘네가지’ 등 인기 코너에 출연하며 2007년 데뷔 이후 최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지? 사람 불러야겠지?”, “고∼오래?” “누굴 돼지로 아나” “마음만은 홀쭉하다” 등 그가 히트시킨 유행어는 일상생활은 물론 드라마, 시트콤, CF 등에서 빈번하게 등장할 정도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개그맨 인생 처음으로 찾아온 전성기는 맞지만 최고의 전성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 데뷔 후 첫 전성기

‘개그콘서트’ 녹화 다음날 만난 김준현은 전날의 피로가 가시지 않은 듯 얼굴이 푸석했다. “어제 동료들과 가볍게 술 한 잔을 했다”며 “일주일 동안 정신없이 준비한 걸 무대에서 다 쏟고 나면 뭔가 공허함이 몰려온다. 아무리 피곤해도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다음주를 위한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김준현은 현재 ‘개그콘서트’ 외에 라디오 프로그램 고정 게스트, 케이블·위성 채널 tvN ‘롤러코스터’ 등에 출연 중이다. 여기에 쏟아진 광고와 카메오 출연 제의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상황이다.

“살이 좀 빠진 것 같다”고 걱정하자 그는 “살은 하나도 안 빠졌고, 눈병이 걸린 것 같은데 잘 쉬지 못해 낫지도 않는다”며 인터뷰 틈틈히 눈에 안약을 넣었다.

그는 요즘 지인들로부터 “밥 사라”는 말을 자주 듣는 걸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하지만 높아지는 인기만큼 무대에 서는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생활의 발견’은 매주 게스트가 나와 역할은 줄었지만 대신 임팩트가 필요해 고민이에요. ‘네가지’는 순번이 마지막인데 김기열, 양상국, 허경환 순으로 조금씩 가열되다보니 관객들의 기대치가 말도 못해요. 그나마 ‘비대위’가 제일 편안한 코너인 것 같아요. 제 몸에 딱 맞는 캐릭터라서 애드리브도 간간히 넣고요.”

● “요즘은 내가 제일 잘 나가는 돼지”

‘개그콘서트’에는 김준현을 비롯해 유민상, 김지호, 김수영 등 남보다 뚱뚱한 몸을 소재로 웃음을 주는 개그맨들이 몇 있다. 김준현은 “요즘에는 내가 제일 잘 나가는 돼지다. (유)민상이 형도 인정해 줬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얼마 전만 해도 뚱뚱 개그 서열에서는 유민상이 1위였다. 심지어 김준현을 유민상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뭐냐”고 묻자 김준현은 “딱 20킬로 차이”라며 “그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상이 형은 단 한번도 뚱뚱하지 않았던 시절이 없었던 태생이 돼지고, 나는 한 때 호리호리했던 돼지다”라고 설명한 뒤 스스로도 민망한 듯 킥킥거렸다.

실제로 김준현은 한국 외국어대학교 재학 시절 고작(?) 70kg를 넘나들었던 ‘몸과 마음 모두 홀쭉한’ 남자였다.(조만간 ‘개그콘서트’에서 그시절 인증샷을 공개하기로 약속했으니 기대할만 법하다.)

그런데 사람, 술, 특히 고기를 좋아하다보니 어느 순간 몸 속 세포가 많아지는 걸 넘어 세포 자체가 비대해져버렸다. 김준현은 “진짜 사람을 불러야 할 때였는데 놓쳐 버렸다”며 아쉬운 듯 웃었다.

● 타고난 성대…아버지가 물려주신 장점

한 때 ‘홀쭉했던’ 시절, 김준현은 아나운서를 꿈꾸었다. 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PD로 분야를 바꾼 아버지 김상근 씨의 영향도 컸지만 무엇보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타고난 성대도 한 몫을 했다. 지금은 ‘감수성’ 등 코너의 오프닝을 도맡아 하며 ‘개콘’ 성우 역을 자처하고 있다.

“만약 아나운서에 합격했다면 전현무 아나운서처럼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넘치는 예능 끼를 감추지 못했을 것 같으니 지금은 이 자리가 저한테 더 잘 맞다고 생각해요.”

● “누굴 웃기기만 한 놈으로 아나”

김준현은 무대라는 ‘멍석’이 깔리면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천생 개그맨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진지남’이다.

“저를 찾는 곳이 많아 행복하긴 한데 혼자 있을 시간이 너무 없어요. 그래서 이동할 때 일부러 혼자 운전을 하겠다고 매니저에게 얘기해요. 그렇게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려고 하는 편이에요. 차에서 아이디어도 구상하고 책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 연구도 하고요. 삶이 풍요로워지기는 하는데 뭔가 빈곤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지난 주말에는 충북 음성으로 혼자 낚시를 다녀왔다.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쉬는 날이었다. 밤낚시를 즐겨한다는 김준현은 “‘개그콘서트’에서 늘 말이 많은 캐릭터를 하다 보니 평소에는 일부러 말을 안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낚시를 하면서 말을 최대한 아끼고 생각을 하는 것이 나름의 충전 방식이다”고 소개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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