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스타를 잠식한다… 인기 집착에 약물 쉽게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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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갑작스레 세상을 뜬 ‘팝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의 사인은 아직까지 분명치 않지만 현지 언론들은 음주와 약물중독을 사망 원인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다.

휴스턴뿐 아니라 팝음악계에는 자기관리 실패와 약물 남용 등으로 급서한 사례가 유독 많다. 2009년 숨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도 주치의가 과다 투약한 마취제 프로포폴 때문이었다. 1977년 사망한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인도 약물 과다 복용이었다. 1960년대 미국 록음악의 ‘3J’로 불린 지미 헨드릭스, 재니스 조플린, 짐 모리슨도 모두 약물중독으로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지난해 27세의 나이로 숨진 영국의 팝스타 에이미 와인하우스 또한 과다한 음주로 사망하기까지 수년간 약물중독과 알코올의존증에 시달렸다.

전문가들은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은 스타일수록 인기를 유지하기 위한 스트레스와 명성을 잃을 것에 대한 불안감 등이 크다고 설명한다. 특히 인기의 수명이 짧은 대중음악계의 특성은 팝스타를 고독과 무절제, 약물에 빠지게 한다고 분석한다. 영화평론가이자 임상심리학자인 심영섭 씨는 “다른 영역의 대중 예술인들에 비해 가수는 젊은 시절 반짝 스타로 끝날 가능성이 높고 음반 판매나 공연에 수입을 의지해야 하는 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도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하며 극한의 쾌감을 경험한 후 느끼는 공허함이 크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기 위해 술과 약물 등을 찾는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강력한 자극을 경험한 뇌는 계속해서 이를 대체할 만한 것을 찾는다”면서 “대중의 환호를 경험한 스타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때 그 고통은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이를 잊기 위해 약물을 찾다보니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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