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감사합니다팀 “뽀통령급 인기…현빈 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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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7시 00분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감사합니다’를 통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개그맨 정태호(왼쪽부터) 송병철 이상훈.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감사합니다’를 통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개그맨 정태호(왼쪽부터) 송병철 이상훈.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 ■ 이젠 우리가 대세…‘개콘’ 감사합니다 정태호·송병철·이상훈

‘시크릿 가든’서 ‘김수한무…’ 듣고 아이디어
반복 리듬 중독…어딜가나 아이들 흥얼흥얼

행사 가면 사인에 사진촬영까지 웬일이니
대박 인기 실감…두손 모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올해 개콘이 인기 많아서 연예대상 상 받는 건 포기했는데∼ 정태호가 신인상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인기 코너 ‘감사합니다’에 출연하는 개그맨 정태호(33), 송병철(30), 이상훈(29)에게 올 한해는 누구보다 ‘감사한’ 해다.

‘개콘’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개그맨들이 웃길 만한 세상이 된 것도 감사한데, 24일 열린 ‘2011 KBS 연예대상’에서는 정태호가 팀을 대표로 신인상을 받았다. 그들의 유행어 ‘감사합니다’가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코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과거에 없던 상황도 생겼다. 송병철은 “외부 행사를 가면 회사 대표님들이 오셔서 사인을 요청하세요. 멋쩍어하시면서 ‘나는 괜찮은데, 우리 아이들이 좋아해서…’라며 사진까지 찍어 가는 걸 보면 신기하다”고 웃었다.

정태호는 미취학 아동들에게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가 요즘 경쟁상대가 됐다며 “감통령으로 불러 달라”고 했다. “후크송처럼 반복되는 문장이 있어서 어린이들이 따라하기가 쉽나 봐요. 어딜 가나 두 손을 모으고 ‘감사합니다’를 흥얼거리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개콘’은 15세 이상 관람가인데 왜 저희는 유치원생들한테 인기가 많을까요?”(정태호)
● ‘감사합니다’ 기본비트, 콩트 단골 소재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 원전

‘개콘’ 대박 코너의 대부분이 개그맨들의 일상 대화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감사합니다’도 예외는 아니다. 역시 세 남자가 이야기를 나누다 ‘얻어걸린’ 코너다.

이들은 처음에는 형사물 개그를 준비했지만 담당 연출자 서수민 PD에게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그래서 대안으로 “그럼 이건 어떨까요?”라고 보여준 것이 이 코너의 시작이 됐다.

처음에는 출연하는 세 사람 모두 너무 단순하고 가벼운 개그에 회의적이었다. 그런데 그 단순함과 반복성이 오히려 시청자에게 강한 중독성을 가진 매력으로 다가왔다. ‘감사합니다’를 말하는 기본 비트는 개그 프로그램이나 방송에서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으로 자주 등장하는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삼천갑자동박삭…’에서 따왔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재미있게 봤는데 극 중 현빈 대사에 이 문장이 들어가더라고요. 기본 8비트라 대사를 붙이는 것도 어렵지 않았어요. 광고에 삽입된 ‘간 때문이야∼’도 생각 했는데 리듬에 가사를 더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세 사람이 입고 등장하는 말끔한 정장 슈트는 일종의 ‘반전’을 노린 장치다. 팀의 막내인 이상훈은 “처음에는 의상도 우스꽝스러웠어요. 그런데 개그가 가벼운데 억지스러운 웃음은 주지 말자는 작가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정장으로 바꿨죠. 흰 정장에 각각 분홍, 주황, 하늘색의 셔츠를 입고 있는데 가위바위보로 선택했어요”라고 의상에 얽힌 일화를 공개했다.
● “인기비결? ‘긍정의 힘’”

늘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세 사람에게 올해 가장 감사했던 일을 무엇일까.

이상훈은 3년째 살던 반지하에서 탈출한 일을, 송병철은 부모님과 형들에게 마음껏 용돈을 드릴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태호는 세 사람이 나란히 한 증권사 모델로 발탁돼 광고 촬영을 한 일을 떠올리며 “기대하지 않았던 큰 선물이었다”고 했다.

8월 첫 방송 이후 4개월째 ‘개콘’ 무대에 오르고 있는 ‘감사합니다’ 팀은 새해에는 코너를 재정비해 새로운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우리 코너의 인기 비결은 바로 ‘긍정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내년에는 여러 가지 응용 버전으로 대한민국에 ‘감사합니다’ 바이러스를 퍼트릴 겁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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