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흥국 개인 사정으로 ‘2시 만세’ 하차” 김흥국 “선거운동 문제 삼고 일방 통보” 반발
“청취자에게 내가 왜 하차하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가수 김흥국이 자신이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것에 항의해 방송사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김흥국은 13일 오전10시부터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MBC 라디오 2시 만세 청취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김흥국 두 손 모음’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2시간 동안 시위를 했다.
김흥국은 2010년 4월부터 MBC 표준FM ‘2시 만세’를 개그맨 김경식과 진행했는데, 12일 방송을 끝으로 진행에서 물러났다. 방송사는 하차 이유를 ‘개인사정’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김흥국의 선거운동을 문제 삼은 MBC 노조의 반발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흥국은 4·27 재·보궐 선거 당시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의 분당 지역 유세에 동행했다. 이에 MBC 노조는 노보를 통해 “프로그램 진행자의 선거 운동 참여”라고 문제 삼았다. 이후 김흥국의 방송 하차 여부가 라디오본부 내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MBC는 3일 “김흥국의 개인 사정으로 12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진행을 끝낸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김흥국은 MBC의 결정이 자신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흥국은 13일 오후 스포츠 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시 진행자로 복귀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동안 ‘2시 만세’를 들어준 청취자에게 적어도 왜 하차하게 됐는지는 알려주고 싶다”며 “다른 라디오 진행자들도 불안해 하고 있는데 이런 희생은 나로 끝냈으면 하는 바람에 시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 성향을 이제야 문제 삼을 거면 애초에 진행자로 왜 발탁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김흥국은 17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MBC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