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사랑’, 최고 시청률 갱신하는 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6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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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이대로 가면 지난겨울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던 '시크릿 가든'도 넘어설 기세다.

MBC 수목극 '최고의 사랑'이 연예계를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신데렐라 스토리의 판타지를 결합한 전략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차승원, 공효진의 절묘한 하모니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지난 4일 8.4%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7회가 방송된 25일 시청률이 17.4%까지 오르며 SBS '49일'이 퇴장한 수목극 시장에서 '가볍게'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시청률은 19.8%로 20%에 육박했다.

이달 들어 시작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네 편 중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최고의 사랑'은 역대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 중 가장 사실적인 묘사로 승부수를 띄우며 연예계 안팎에서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다.

◇"진짜 리얼하다"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는 '스타의 연인' '그저 바라보다가' '그들이 사는 세상'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온에어' '미남이시네요' '시크릿 가든' 등 최근 3년간 꾸준히 등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톱스타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의 화려한 삶과 그 이면에 가려진 외로움과 고독을 그렸다면, '최고의 사랑'은 한때 절정의 인기를 누렸지만 이제는 한물간 퇴물 연예인 구애정(공효진 분)을 중심으로 연예계의 모습을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듯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전작들과 차별된다.

'최고의 사랑'에서 톱스타 독고진(차승원)이 과장된 캐릭터로 판타지를 책임지고 있다면 구애정은 연예계 관계자들이 매순간 고개를 끄덕일 만큼 현실적인 캐릭터다.

특히 소문과 루머에 얽혀 한순간에 나락으로 추락했다는 점, 생계를 위해 온갖 예능 프로그램을 기웃거려야한다는 점, 인지도는 높지만 '비호감'으로 분류된다는 점 등 구애정이 처한 상황은 지금 이순간 실제 연예계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사례들이다.

홍정은-홍미란 작가는 치밀한 취재로 연예계, 특히 예능계의 생리를 드라마에 담아내며 '진짜 리얼하다'는 평가를 끌어내고 있다.

연예인들이 대거 출연하는 인기 토크쇼 SBS '강심장'의 박상혁 PD는 "나 역시 재미있게 보고 있다"며 "연예계에 대한 전반적인 묘사는 50-60%, 예능프로그램 제작과정을 묘사하는 부분은 70-80%가 리얼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PD는 "출연자 섭외 과정에서 연예인을 '호감형' '비호감형'으로 나누거나, 제작진이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모습 등은 똑같다. 또 녹화에서 예상을 빗나간 돌발 상황이 발생해 당황하게 되는 것도 비슷하다"며 웃었다.

그는 그러나 "MC가 아무리 톱스타라 해도 출연자 섭외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상황은 없다. 아이템 회의에 참여하는 정도"라며 "극중 강세리(유인나) 부분은 재미를 위해 과장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요계 홍보 전문가인 강태규 뮤직팜 이사는 "극중에 묘사되는 생계형 연예인의 모습은 정말 리얼하다"며 "특히 구애정이라는 캐릭터에는 실제 연예인들의 사례가 다양하게 녹아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눈을 뗄 수 없는' 차승원 공효진

'최고의 사랑'은 이러한 현실감있는 스토리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차승원과 공효진의 연기가 결합하면서 폭발적인 화학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의 성공은 뭐니뭐니해도 캐릭터와 남녀 주인공의 화학작용에 달려있음을 이 드라마는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차승원은 톱스타 독고진의 모습을 찬란하게 소화하며 판타지를 극대화하고있다. 모든 것을 가졌고, 대중 앞에서는 이보다 멋질 수 없지만 알고보면 쩨쩨하고 괴팍하며 이기적이고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독고진은 차승원을 만나 펄떡펄떡 살아 숨쉰다.

그가 과장된 목소리와 표정으로 이죽거리고 심술을 부리는 모습은 배꼽을 잡게 하고, 구애정과 매니저 등 주변 사람들과 어린아이처럼 유치한 파워게임을 하는 모습은 웬만한 코미디보다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승원의 힘은 이러한 코믹함과 함께 애틋함을 나란히 표현하는 데서 나온다.

아무리 망가져도 멋질 수밖에 없는 타고난 외모를 바탕에 깐 그가 손에 잡히지 않아 애를 태우게 하는 구애정 때문에 남몰래 속앓이를 하고 순간순간 '따뜻한 배려'를 하는 모습은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녹인다.

여기에 공효진은 사실적인 연기에 있어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하며 차승원과 균형을 맞추고 있다. 그는 계산된 연기가 아니라 순간순간 진실함이 묻어나는 세밀한 연기로 시청자의 감정이입을 이끈다.

이 때문에 그가 연기하는 구애정은 극중에서는 비호감 연예인이지만 시청자에게는 이보다 사랑스러울 수 없는 최고의 호감형 캐릭터로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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