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더니…] 핏·줄·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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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4일 07시 00분


TV드라마 뉴트렌드

‘웃어라…’ 친부모 상봉후 시청률↑‘
짝패’ ‘가시나무새’도 출생의 비밀
“뻔한 신파극 지겹다 지겨워” 불만

‘출생 비밀은 드라마의 필수 요소?’ 주인공들의 출생의 비밀을 기본 축으로 전개되고 있는 드라마들.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MBC ‘짝패’, MBC ‘반짝반짝 빛나는’, KBS ‘가시나무새’.
‘출생 비밀은 드라마의 필수 요소?’ 주인공들의 출생의 비밀을 기본 축으로 전개되고 있는 드라마들.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MBC ‘짝패’, MBC ‘반짝반짝 빛나는’, KBS ‘가시나무새’.
“정말로 네가 내 딸(아들)이니? 이 못난 엄마를 용서해다오.”

요즘 TV 드라마에서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대사 중 하나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들은 작가나 배우, 방송시간은 달라도 공통점이 하나 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자신의 핏줄 찾기에 혈안(?)이 됐다는 점.

출생의 비밀을 소재로 가장 큰 재미를 보고 있는 드라마는 KBS 1TV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다. 이 드라마는 주인공 안나(도지원)가 극적으로 친부모와 눈물의 상봉을 한 이후 시청률은 40%대로 고공비행 중이다. 하지만 높은 시청률만큼 이 드라마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바로 출생의 비밀을 매개로 지나치게 자주 등장하는 우연적 전개 때문이다.

MBC 월화드라마 ‘짝패’와 KBS 2TV 수목드라마 ‘가시나무새’는 각각 사극과 현대극으로 장르도 다르고, 작가의 특색도 다르지만 역시 출생의 비밀이 두 드라마의 기본 축이다.

‘짝패’는 양반집과 거지 움막에서 태어난 천정명, 이상윤 두 남자의 뒤바뀐 운명을 전제로, ‘가시나무새’는 여주인공 한혜진과 김민정의 얽히고설킨 출생의 비밀을 그리고 있다.

이밖에 MBC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은 출생 당시 산부인과에서 바뀐 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김현주, 이유리의 반전 인생을, SBS 주말드라마 ‘신기생뎐’은 업둥이로 자란 임수향과 큰아버지, 큰어머니를 친부모로 알고 살아온 한혜린의 출생 비밀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밖에 MBC 수목드라마 ‘로열패밀리’, SBS 수목드라마 ‘49일’ 역시 출생의 비밀을 극 중 중요한 장치로 설정해 놓고 있다. 심지어 출생의 비밀은 일일시트콤인 MBC ‘몽땅 내 사랑’에도 등장한다.

월화·수목드라마부터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까지 출생 비밀이 없으면 극이 진행되지 않을 정도가 되다 보니 시청자로서는 불만이 높다.

한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새로운 내용의 드라마를 보고 싶어 채널을 돌려도 온통 핏줄을 찾는 주인공들의 신파극 밖에 없다’ ‘얼마 전까지는 불륜이 트렌드더니 요즘에는 출생 비밀이 트렌드인가’라며 지겹다는 반응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사실 출생의 비밀은 드라마의 대표적인 흥행 코드다. 뻔한 코드에 어떤 옷을 입히느냐가 드라마의 색깔을 결정한다”고 인기 소재임을 인정했다. 그는 “같은 소재를 다루면서 극 전개 방식에 개성이 없을 때 시청자가 느끼는 피로감은 당연하다. 방송사도 드라마 편성 시 한 장르에 치중되지 않도록 시청자를 위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MBC·KBS

김민정 기자 (트위터 @ricky337)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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