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카, '작업'인 줄 알면서 빠지게 하는 매력 ● 훌륭한 '선수'들은 중성적 성향 가져 ● 따뜻하지만
무용지물 돼 버리는 '손난로'형 임종수
▶ 겁 많은 여자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오스카
오스카는 바람기 많은 한류 스타다. 인터뷰 하러 온 여기자에게 조차 "이렇게 아름다운 기자님…"이라며 직찍 사진 포즈를 연출하고 "남자가 너무 달콤하고 정중하죠? 그게 제 매력이예요", "오빠 되게 쉬운 남자다"라는, 진부해서 더 유머러스하게 느껴지는 코멘트를 바람 부는 날 연날리듯 쉽게 날려 댄다.
세상 다른 모든 여자들에게는 지나치게 친절해도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윤슬에게는 차가운 표정을 짓는, 의외의 순진한 모습도 있다. 유머러스하기만 하던 그가 진지하게 "나 잠깐 나빠져도 돼?"라고 물으며 윤슬의 입술을 덮치는 순간 자기도 몰래 입술을 옴싹달싹했다는 여성팬들의 '증언'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중요한 스케줄을 앞두고 개인적 용무를 위해 잠적해 버리는 등 '펑크'가 잦다는 점은 사회인으로서 아주 큰 단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작곡, 연주 등 핵심 영역에서는 완벽을 추구하고 자신의 일에 열정이 넘친다는 점은 프로답다.
= 심리·연애 성향 분석
●손석한=바람기가 많아 보인다는 점조차 여성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로맨틱한 분위기 연출 능력 덕에 '작업'인 줄 알면서도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그에게는 순진하고 다소 수동적인 여성이 어울린다.
'여자라서 행복하다'는 가정적 여성상, 애정 표현과 스킨십을 즐기는 여성에게도 적합하다. 그러나 결혼 후에도 한 여성에게 꽂히면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나는 여러 명의 여성을 사랑하지만 그 중에 제일은 첫 사랑인 너야' 식의 궤변을 늘어놓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현=친밀함을 적당한 유머로 포장할 수 있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그가 누굴 좋아한다는 멘트를 날리는 것도, 사실 다 진심이 담긴 말이다. 이런 남성은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여자'이거나 '똑같이 맞받아치며 서로를 자극하는 강한 여자'가 어울린다.
●권량=훌륭한 '선수'들은 중성적인 경향이 짙은 법이다. 그가 주변 여성들을 "언니, 언니"라고 부른다거나 "내 전화 안받은 여자는 니가 처음이예요"등 반말과 존댓말을 묘하게 섞어 말하는 화법은 태생적으로 대체로 겁 많은 여자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린다.
●이명길=오스카는 '조커'같은 남자다. 현빈은 자기가 찍은 여자를 자기에게 맞추라고 강요할 스타일이라면 오스카는 어떤 여자도 잘 맞춰줄 수 있을 캐릭터다.
●정은이=오스카는 상대의 감정을 다치지 않게 배려하며 친절한 화법을 구사한다. 상대를 잘 이해해 준다는 점은 최근 트렌드인 '설득 스피치'에도 부합한다. 여심을 사로잡는데는 김주원보다 한 수 위라 할 수 있다.
"너 옆에 태우고 무사히 서울까지 갈 자신이 없어. 신호고 차선이고 앞차고 뒷 차고 하나도 안보여"라고 말하는 그의 레토릭은 내게 '올인'한다는 믿음을 준다.
●장채희=초혼이라면 친근하고 다정다감한 그를 이 성격만으로도 괜찮은 결혼상대로 여길 여성들이 많다. 하지만 아픈 만큼 성숙했고 그만큼 신중한 재혼 희망자라라면 그의 지나치게 사교적인 성격을 흠으로 여길 수 있다. 터프한 길라임도 몸이 배배 꼬이게 할 '닭살 멘트'들을 온 몸으로 즐길, 로맨틱한 여성에 적합하다. 하지만 못 말리는 바람기는 평생 다스려야 할 숙제가 될지니….
= 리더십 성향 분석
●이민정=친화력이 있어 사람을 잘 챙긴다는 점은 장점. 하지만 자유분방한 성격 때문에 직장에 묶일 스타일은 아니다. 드라마 속 오스카의 어머니가 원하듯 백화점 부사장 자리에 오르더라도 매장 내 비주얼, 음악 등을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나 문화기획 담당 등이 적합하지, 경영이나 관리를 맡으면 스스로 지쳐버릴 듯.
●김은정=스케줄 관리를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직을 관리하는 롤 보다는 자기가 직접 경험하면서 아이디어와 열정을 발휘하는 역할이 적합한 스타일이다. 로엘백화점 부사장 감으로는 일단 여성 직원이 많은 유통업계 특성상 나쁘지는 않을 듯 하다. 여직원들을 보듬고 구슬려 가며 친화적으로 일할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실무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똘똘한 참모들을 여럿 거느릴 필요가 있다.
●윤양희=주변인을 친구와 가족처럼 보듬어 주는 포용력이 있고 수평적 리더십을 구사한다. 남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는 점에서 인사 담당자로도 나쁘지 않다. 실제로 HR파트에서는 심리학과 출신을 우대한다. 친화력이 높다는 점에서 영업, 홍보 파트와도 잘 맞는다. 여성 직원이 많은 화장품, 패션 업계 등에서 일하면 인기도 많고 스스로도 즐거워할 것 같다. 리더가 된다면 매사가 임기응변식이라는 점 때문에 아랫사람들이 불안해할 가능성이 높다.
▶ 말없이 들어주다 행동으로 실천, 임종수
빚더미에 오른 액션 스쿨 하나 밖에 가진 게 없는 남자 같지만 드라마 홈페이지에 실린 캐릭터 소개글에 따르면 사실 그는 엄청 잘 나가는 관장이다. 그는 충무로에 처음으로 할리우드 시스템을 도입했고 유창한 영어 실력과 훌륭한 비주얼로 팬클럽까지 거느렸다. 또 할리우드에서도 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랑하는 여자가 위험한 스턴트 일을 하는 것을 보고 "기집애가 무슨…"을 달고 사는 가부장적인 면모도 있다. 그러나 그녀를 생색도 내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돕는, 전형적인 키다리 아저씨형 캐릭터이기도 하다.
= 심리·러브 성향 분석
●손석한=나를 위험에서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나 오빠처럼 그를 남편감으로 최고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을 것이다. 다른 여자에게 한 눈 팔지 않고 잘난 척 하지도 않는다.
여성의 발전을 말없이 돕는다는 점에서 자기 발전을 추구하는 교사, 의사, 법조인, 기자, 배우 등과도 적합하지만 퇴근 시간에 맞춰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이는 걸 보람으로 여기는 전업주부와도 잘 맞을 캐릭터다.
그러나 이렇게 믿음, 충실함이 대단한 사람이 한 번 뒤틀리면 무섭다. 화가 나거나 배신당하면 뒤도 안돌아보고 떠날 수 있으므로 이런 사람 앞에서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하면 안 된다.
●하지현=전형적인 '한 남자(나만 바라보는 단 한 명의 남자)' 스타일이다. 백마 탄 왕자는 아닐지라도 자신을 희생해 나를 구해 줄 수 있는, '해리포터'의 도비 같은 인물이다.
좋아한다, 싫어한다 말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은 초등학교 남자 아이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여성들로 하여금 유아기적 남성의 환상을 자극하는 캐릭터다. 이런 남성에게는 종수가 도와줘야 한다고 여기는, 이른바 뭔가 결핍된 여성이 어울린다. 그는 모든 게 다 꽉 차 있어서 더 이상 도와줄게 없어 보이는 완벽한 여자에게 끌리지 않는다.
●권량=무남독녀 외동딸, 예체능 전공자 등에 적합하다. 연애를 글로 배운, 즉 실전 경험이 적고 책, 만화책 등을 통한 머릿속 '로맨틱 내공' 이 상당한 여성에게도 어울린다. 완벽하게 행복한 결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편한 결혼과 불편한 결혼만 있을 뿐이다. 그런 측면에서 라임의 결혼상대로는 비슷한 점이 많아 편한 종수가 적합할 듯싶다.
●이명길=과거 드라마에 등장해 온 전형적인 남자 주인공 스타일이다. '대장금'의 지진희, '모래시계' 이정재처럼 한 여자만 바라보지만, 표현도 잘 하지 못하는 키다리 아저씨다. 본인이 고집 있고 보수적인 스타일인 만큼 잘 노는 여자보다 절제되고 평범한, 성실한 스타일의 여성이 잘 어울린다. 수년간 함께 생활한 라임에게 단 한 번도 제대로 마음을 고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면 우유부단함이 단점인 것 같다. 하지만 길라임의 결혼 상대로는 가장 적합하다. 김주원이 주식, 오스카가 채권이라면, 이필립은 정기적금 같은 캐릭터다. 그 만큼 안전하다는 뜻이다.
●정은이=그가 말했다. "니가 무슨 원더우먼이야? 너도 여배우야. 손톱 하나 때문에 울고불고 날린데 몸 관리 그 따위로 할래?" 말이 별로 없고 경청형의 진솔 화법을 구사하는 그가 어렵게 입을 떼면 이렇게 진심이 깃든 '짧고 굵은' 말이 나온다.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상대의 말을 묵묵히 들어주고 바라봐주는 모습은 카운슬러 같기도 하다. 경청의 자세로 잘 들어주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기억하고 챙겨주기 때문에 아빠처럼 든든하다. 이런 스타일의 남자는 하지만 손난로 같다. 쥐고 있으면 따뜻하지만 여성의 손을 직접 잡아주는 남성이 나타나면 무용지물이 돼 버린다는 뜻이다. 적극적인 남성이 현저히 부족한 요즘 시대에는, 용기 있는 자 만이 미인을 얻는다는 속설이 더욱 잘 들어맞는데 말이다.
●장채희=이런 남자를 마음에 두고 있다면 당장 대시하라. 그 앞에서 울고 매달리면 마음이 약해 결국은 받아주고 말 스타일이다. 사랑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은 요즘 세상에 치명적 단점으로 꼽힌다.
= 리더십 성향 분석
●이민정=전통적인 리더상이다. 솔선수범하는 성격이라 부하 직원도 잘 따르겠지만 너무 강직한 게 탈이 될 수 있다. 영어를 잘 하고 신뢰감이 있어 해외 영업에도 적합하다. 일본, 독일 등 세계 많은 국가들의 비즈니스 문화가 '한 번 믿으면 영원히 믿는다'이기에.
●김은정=개인적으로 아는 한 인사부장이 서류나 메모 관련 쓰레기는 꼭 남의 자리에 갖다 버린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 만큼 인사담당자는 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뜻인데 그런 면에서 임종수는 인사 분야에 적합해 보인다.
●윤양희=생색을 내지 않고 밀어주고 비전 제시를 잘 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리더감이다. 하지만 "여자가 무슨…" 식의 언행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결정적인 순간에 성역할을 구분할 수도 있다. 주원이 '문화 투자로 생각하라'며 빚을 변제해주겠다는 제안에도 자존심을 내세우며 거절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의 꼿꼿함 때문에 부하들을 편한 길로 인도하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사로 함께 일해보고 싶은 사람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남성 응답자들이 여성들과 달리 임종수에게 가장 낮은 지지를 보인 이유는 성과와 결과를 중시하는 남성들은 이런 주변머리 없는 모습을 답답해하기 때문이다. 강직하고 정직해 공무원, 교사에도 적합하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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