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12시간 뒹굴며 땀 흘리는 즐거움 만끽”… 뮤지컬 ‘쓰릴 미’ 주연 오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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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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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제이톤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 제이톤엔터테인먼트
‘앗, 큰일 났다!’

오종혁(27·사진)은 올해 6월 뮤지컬 ‘쓰릴 미’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기쁨보다 당황스러움이 앞섰다. 2008년 ‘온에어 시즌2’로 처음 뮤지컬 무대에 오른 이후 섬세한 심리묘사가 두드러진 남성 2인극 ‘쓰릴 미’에도 욕심이 생겼지만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은 몰랐다. 현재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더스테이지에서 ‘쓰릴 미’를 공연하고 있다.

1999년 7인조 남성그룹 클릭비의 리드보컬로 데뷔해 소녀 팬들로부터 ‘꽃 미남’이라 불리며 인기를 모은 그는 클릭비의 활동 중단, 소속사와의 갈등 등으로 슬럼프를 겪었다. 하지만 2006년 솔로 가수로 활동을 재개해 최근 디지털 싱글 곡 ‘가슴이 뛰잖아’를 발표하는 등 꾸준히 노래를 해왔고 뮤지컬 배우로도 호평받고 있다.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카페에서 만난 오종혁은 “뮤지컬을 통해 10여 년의 가수 생활과는 다른 새로운 매력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동료 배우들과 매일 12시간 넘게 함께 뒹굴고 땀 흘리며 연습하는 즐거움이 컸어요. 배우들이 출연료와 상관없이 그저 무대가 좋아서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고요.”

그는 ‘쓰릴 미’에서 천재 법학도 ‘나’ 역할을 맡고 있다. “극중 ‘나’의 생각을 완벽히 이해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동성인 남자를 사랑하고, 공범으로 어린이를 살해하고…. 이젠 대본과 무대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점점 ‘나’에 대한 몰입감이 커지는 걸 느껴요.” 그는 “언젠가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한 방송에서 클릭비 활동 중단 후 사기를 당해 생활고를 겪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때가 20대 초반이었어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시련을 겪어보고 많은 걸 배우고 인생관도 세웠다는 점에서 감사하게 생각하죠. 열심히 노력해서 다시 일어났잖아요.”

클릭비 멤버들은 각자 음악 활동을 해오다 최근에 멤버 하현곤의 쇼케이스에서 다 함께 무대에 섰다. 클릭비가 다시 뭉쳐 활동할 가능성에 대해 오종혁은 설레는 표정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그가 클릭비 시절을 회상하며 당시의 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에서 순수함이 느껴졌다.

내년 초 군 입대를 앞둔 그는 “제대 후면 저를 ‘아이돌’ ‘꽃미남’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로 댄스, 발라드, 미디엄템포 곡을 불러왔지만 앞으로 컨트리, 펑크 음악도 해보고 싶어요.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오종혁이 정말 편안하게 즐기면서 노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면 가수로서 더 바랄 게 없어요.”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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