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래 들으면 한 방 맞은 듯 얼얼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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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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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덕분에 예명 ‘알리’
15일부터 첫 단독 콘서트

신인가수 알리는 “일부 노래의 작사 작곡에 참여해봤지만 작사 작곡은 좀더 삶의 경험을 많이 해본 뒤에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신인가수 알리는 “일부 노래의 작사 작곡에 참여해봤지만 작사 작곡은 좀더 삶의 경험을 많이 해본 뒤에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노련하다. 스물여섯 살 여성의 목소리라 하기엔 참 애절하다. 힙합 듀오 ‘리쌍’은 신인답지 않게 한 방에 감정을 폭발시키는 그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강렬한 펀치를 맞은 것처럼 얼얼하다며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의 이름에서 딴 ‘알리’(본명 조용진)라는 예명을 지어줬다. 개성 있는 목소리 덕분에 ‘여자 바비 킴’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알리는 “처음엔 예명이 공포의 권투선수 ‘타이슨’이 될 뻔했는데 제가 여자니까 세기를 하향 조정해서 ‘알리’로 정했다”며 웃었다.

알리는 자기 음반을 내기 전에 이미 리쌍의 ‘내가 웃는 게 아니야’ ‘발레리노’의 객원 보컬로 참여했고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주제가 ‘컴 온, 앤티크’, 영화 ‘돌멩이의 꿈’의 주제가를 불렀다. 다른 가수의 음반에 이름을 올리던 그는 지난해 10월 미니앨범(EP)을 발표하고 절절한 발라드 ‘365일’을 선보이며 데뷔했다. 최근 디스코 장르의 디지털 싱글 ‘헤이 미스터’를 내놨다. 15∼20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동숭아트센터에서 첫 단독 콘서트도 연다. 신인이지만 거미, ‘빅마마’ 등 스타들의 무대에서 백코러스로 활동했고, 서울의 재즈클럽에서도 노래했다.

“객원 보컬을 할 땐 8마디만 불렀는데 이젠 무대에서 노래 한 곡을 부르는 내내 사람들이 저만 본다는 생각에 떨려요. 그래도 객원 보컬 시절에 무대 매너를 배워 큰 도움이 됐죠.”

알리는 음악과 함께 자랐다. 어릴 때부터 오페라와 뮤지컬에 빠져 초등학교 1학년 때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부르고 다녔다. 초등학생 때 4년간 판소리를 배웠고 중학교 사물놀이반에서는 북과 장구를 쳤다. 경기여고 시절 바이올린을 켜며 관현악단장도 했다.

나이에 비해 보컬에 관록이 엿보인다는 평가에 대해 알리는 “판소리를 배우면서 목소리에 한(恨)의 정서를 담아내는 훈련을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아픈 사랑의 경험도 그가 성숙한 가창력을 기르는 데 약이 됐다. “사랑을 알기 전에는 단순히 ‘노래 잘한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사랑과 이별을 겪고 나니 제 노래가 ‘사람의 마음을 두드린다’고 하더라고요.” 수년간 사귄 남자 친구와 지난해 헤어지고 감정의 바닥을 본 뒤 부른 노래가 이별 후의 느낌을 담은 ‘365일’이었다.

알리는 “외모는 패티 김, 무대 위에선 인순이, 음악 인생은 김창완 선생님을 닮는 것이 꿈”이라며 “음악 활동에 필요하다면 연기든 뮤지컬이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1588-5212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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