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달빛에 몸이 젖듯 천천히…” 전설의 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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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일 03시 00분


월드투어 리허설 담은 마이클 잭슨 다큐 ‘디스 이즈 잇’

사망 직전 마이클 잭슨의 월드 투어 리허설을 담은 다큐멘터리영화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사진 제공 언니네홍보사
사망 직전 마이클 잭슨의 월드 투어 리허설을 담은 다큐멘터리영화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사진 제공 언니네홍보사
6월 25일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50세로 세상을 떠났다. 월드 투어 ‘디스 이즈 잇’을 한 달 정도 앞두고서였다. 투어는 7월 22일 런던을 시작으로 50일 동안 열릴 예정이었다.

10월 28일부터 2주 동안만 상영되는 영화 ‘디스 이즈 잇’은 이 미완의 콘서트 준비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촬영된 리허설 장면과 마이클이 소장했던 미공개 영상을 엮어 111분짜리로 편집했다.

관객들은 이 영화를 통해 마이클의 비음 섞인 목소리와 현란한 춤을 볼 수 있다. 그것도 쉰 살이 된 마이클의 ‘문 워크’를 말이다. 뉴스에서나 그를 보아왔던 젊은 층에겐 최후까지 녹슬지 않은 그의 전설을 확인할 기회다. 1996∼1997년 열린 히스토리 투어가 공식적으로 그의 마지막 무대였다.

셔츠의 앞섶이 흘러나온 줄도 모른 채 춤을 추고, 막대 사탕을 물고 ‘스릴러’의 3D 뮤직비디오를 모니터하는 일상 속 마이클의 모습을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겸손하면서도 독특한 그의 화법이 특히 인상적이다. 키보드 주자에게 “아침에 간신히 일어나는 느낌으로 건반을 쳐달라”고 주문하거나 댄서들에겐 “달빛에 몸이 젖듯이 천천히”라고 말한다. “원곡 그대로 하는 것이 팬들이 원하는 것”이라는 고집도 엿볼 수 있다. 백 댄서 11명을 1100명처럼 보이게 하는 화려한 영상과 대형 불꽃 쇼 등은 실제 무대를 감상할 기회가 팬들에게 오지 않았다는 점을 아쉽게 만든다.

영화는 콘서트 실황도, 마이클 잭슨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아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콘서트 제작과정을 비공식적으로 찍은 ‘메이킹 필름’에 가깝다. 영화적 완성도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영화의 후반부 최종 리허설을 마친 마이클 잭슨과 스태프가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는 “일요일을 잘 보내, 건강하고 안전하게”였다. 그 모습이 우리가 볼 수 있는 마이클의 마지막인 셈이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영화는 개봉 닷새 만에 1억100만 달러(1200억 원)를 벌어들였다. 전체 관람가.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dongA.com에 동영상


▲자료 제공: 언니네 홍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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