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면서 다 봤네”…막장불패 또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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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7시 00분


원나잇 스탠드·부모 내적는 자식 등장문영남·임성한 작가 ‘삼형제’·‘비빔밥’짜릿한 파격 드라마 시청률은 고공행진

문영남, 임성한 작가가 주도하는 이른바 ‘막장 드라마’는 욕은 먹지만 시청률에서는 불패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임성한 작가의 새 드라마 ‘보석비빔밥’ 포스터. 스포츠동아DB
문영남, 임성한 작가가 주도하는 이른바 ‘막장 드라마’는 욕은 먹지만 시청률에서는 불패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임성한 작가의 새 드라마 ‘보석비빔밥’ 포스터. 스포츠동아DB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전성시대다.

이른바 ‘문제작 화제작’의 인기를 주도하는 주인공은 문영남·임성한 작가. 두 사람은 새로운 집필작인 KBS 2TV ‘수상한 삼형제’와 MBC ‘보석비빔밥’으로 다시 한번 시청률 열풍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영남·임성한 작가는 그동안 쓰는 드라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도 파격적인 소재와 인물 설정 탓에 ‘막장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런 논란 속에서도 이번에 발표한 새 드라마 역시 시청률이 호조를 보여 ‘욕하면서 본다’는 인기 드라마 공식을 증명했다.

17일부터 시작한 문영남 작가의 ‘수상한 삼형제’(연출 진형욱)는 첫회 시청률이 24.3%%(TNS미디어코리아·전국기준)를 기록했다. 24, 25일에 방송한 3·4회는 지상파 3사 프로그램 종합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초반부터 기세가 범상치 않다.

이처럼 시청자의 관심은 뜨겁지만 ‘수상한 삼형제’는 가족들이 대부분 TV 앞에 있는 주말 오후 8시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자극적이라는 평가다. 연인과 이별한 친구에게 억지로 술을 먹이고 ‘원나잇 스탠드’를 강요하거나 금방 이혼한 남자가 또 다른 여자와 동침하는 장면이 반복돼 선정성을 높인다.

이는 문영남 작가의 전작인 SBS ‘조강지처클럽’에서 지적됐던 부분. 당시에는 가족 전체가 불륜에 빠지는 자극적인 내용이 나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수상한 삼형제’의 시청자 게시판에도 “같은 배우들이 또 튀는 캐릭터를 연기해 헷갈린다”는 의견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임성한 작가는 ‘보석비빔밥’에서 역할이 뒤바뀐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을 다룬다. 하지만 그 갈등을 그리는 방식이 다소 과격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고만 치는 부모와 그 사고의 뒷수습을 하던 자식들이 급기야 부모를 내쫓는 내용이 나오고 무당집에서 갓난아기가 만원짜리 지폐를 입에 무는 장면까지 삽입했다.

그런데도 시청률은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9월5일 첫 회는 7.5%로 시작했지만 매회 시청률이 상승해 25일에는 15.9%을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들을 따돌렸다. 한 외주제작사 대표는 “두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은 주어진 상황에 과장되게 반응하고 본성을 숨기지 않아 오히려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준다”며 “이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가족의 틀 안에서 편안하게 풀어내는 김수현 김정수 같은 중견 작가와 뚜렷한 차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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