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극의 부활…감동 코드는 부성애!

  • 입력 2009년 10월 1일 08시 10분


코멘트
방송 3사 중 유일하게 특집극 선봬…부자간에 얽힌 갈등과 오해의 해소

한때 명절 연휴 관련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으뜸은 특집 드라마였다. 각 방송사마다 명절을 앞두고 당대 최고의 연기자들과 작가, 연출자를 기용해 시즌 분위기에 걸맞는 가슴 따스한 이야기를 선보였다. 특히 가족간의 갈등과 화해, 사랑을 그림으로써 훈훈한 명절 저녁의 따사로움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명절 연휴 안방극장에서 특집극은 사라지고 말았다. ‘특집극’으로 이름을 내건 몇몇 드라마는 재방송 프로그램이었을 뿐, 명절 연휴 안방극장의 상징이기도 했던 드라마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KBS 드라마 관계자는 “경제 불황으로 제작 여건이 어려워진 데다 최근 시청자들의 관심이 없어진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막극 형태라고 해도 제작비가 다른 프로그램보다 많이 들어 제작하기도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런 상황에서 오랜만에 추석 특집극이 선보일 예정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화제의 드라마는 5, 6일 밤 8시50분 방송하는 SBS 추석 특집극 ‘아버지, 당신의 자리’(극본 정서원). 이순재와 정혜선의 주연으로 쇠락한 간이역과 인생을 함께 한 노인의 상처 깊은 가족사를 그린다.

드라마는 장항선에서 가장 오래된 ‘청소’(靑所)역에 말순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폐쇄 위기에 놓인 이 역에서 50년 동안 근무한 성복의 집 제사를 위해 자식들이 모여들고 가족은 넷째 아들에 얽힌 사연으로 이내 갈등과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이순재 정혜선과 함께 이정헌 송채환 이혜은 등이 출연한다.

현재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바람순재’ 캐릭터로 웃음을 주고 있는 이순재가 오랜만에 인자하고 한없이 너그러운 아버지를 연기한다. 이순재는 “드라마를 보면서 그동안 부자지간에 오해를 가졌던 분들도 오해를 풀고, 이해할 것과 용서할 부분이 있으면 꼭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드라마 의도가 가족애를 되찾는 것인 만큼 시청자도 진심으로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극중 충청도 사투리로 말하는 ‘난 느 아부지지 짐이 아녀. 그러니 무거워 말어’라는 대사는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깨닫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연출자 이종한 PD도 “간이역을 배경으로 한 노인과 그 가족이 그려가는 갈등과 화해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 간의 이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이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그리려 했다”고 밝혔다.

한편 ‘아버지, 당신의 자리’는 보건복지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SBS측은 “2일 노인의 날과 추석 연휴를 맞아 보건복지가족부가 제작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화보]고희를 넘긴 배우 이순재 그의 정열적인 눈빛
[화보]‘야동순재’ 이순재 이런 시절도 있었다
[관련기사]“가을 안방극장 우리가 접수”
[관련기사]‘사랑3’…예쁜 그녀들, 왜 날 울리니…
[관련기사]추억 적시는 스크린여행 어때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