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환경이 다양해지면서 국내 케이블채널들이 내놓는 시청률의 산정 기준이 바뀌고 있다. 케이블 가입가구만 기준으로 삼은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지상파와 같은 기준으로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케이블 채널들이 출범 15년 만에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OCN, 온스타일, 투니버스 등 10개 채널을 보유한 온미디어는 지난달부터 TV 수상기를 보유한 전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통합가구 시청률’을 내놓고 있다. 이전에는 케이블TV 가입자만을 기준으로 산출한 시청률을 발표했다. 통합가구 시청률 조사 대상에는 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IP)TV 가입자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만 시청하는 가구까지 포함된다. 케이블 채널들이 통합가구 시청률을 발표하면서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의 경우 통합가구가 2000가구이며 이 중 1605가구가 케이블 가입 가구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각각 2350가구, 1650가구이다.
온미디어 이영균 팀장은 “통합가구 시청률은 분모가 커지는 만큼 케이블TV 가입자만 조사했을 때보다 시청률이 낮게 나온다”며 “하지만 온미디어 채널을 케이블TV뿐 아니라 IPTV, 위성방송으로도 볼 수 있는 상황에서 통합가구 시청률이 더 대표성을 갖춘 자료”이라고 말했다. 온미디어가 운영하는 채널인 투니버스의 경우 7월 일일 평균 시청률이 케이블TV 가입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0.72%(AGB닐슨미디어리서치)이지만 통합가구 시청률은 0.62%다. OCN은 각각의 경우 0.51%와 0.48%다.
tvN, 채널CGV, 엠넷 등 11개 채널을 보유한 CJ미디어도 시청률 기준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CJ미디어 이병희 팀장은 “다음 달 안으로 CJ미디어도 통합가구 시청률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과거에는 케이블TV로만 방송을 내보내 케이블TV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지만 매체가 다양해지는 환경에서는 통합가구 시청률이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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