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진흥위원장 공모…경영능력이 주요 인선 기준될 듯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영화진흥위원회의 새 위원장 후보에 9명이 공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일 사퇴한 강한섭 전 위원장의 후임을 뽑는 이번 공모에는 조희문 인하대 교수, 정재형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 문화예술정책센터 공동대표인 정용탁 한양대 교수, 영화투자사 아이엠픽쳐스 최완 대표, 최진화 전 MK버팔로 사장이 지원했다. 원로로는 과거 ‘황기성 사단’을 이끌었던 황기성 서울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과 변장호, 이영실 감독이 공모했으며 영화계와 특별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홍춘표 선진화국민연합 이사도 지원했다.

이들 중 조희문, 정재형, 최진화 씨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위원장 후보로 나섰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이강복 동국대 경영대학원 교수, 이춘연 씨네2000 대표 겸 영화인회의 이사장은 지원하지 않았다.

영화계에서는 강 전 위원장의 사퇴 원인이 노조와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 데 있는 만큼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리더십이나 경영 능력이 인선 기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강 전 위원장은 노조의 반대에 부닥쳐 인력 감축, 부서 축소 등 경영개선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꼴찌에 해당하는 E등급을 받아 사퇴해야 했다.

후보 가운데 최 전 사장은 영화제작자 사이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정재형 교수는 한국영화학회장을 지내며 오랫동안 영화계 인맥을 쌓아온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정용탁, 조희문 교수는 현 정부의 이념적 성향에 가까운 이로 꼽힌다. 정 교수는 문화계 보수단체인 문화미래포럼 대표로 활동하며 ‘좌파가 주도한 영화계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조 교수는 이 포럼의 주축 회원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후보 중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배우였던 시절 선후배로 지낸 인물이 대다수인 만큼 유 장관이 이들 중에서 위원장을 지목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영화계 일각에서는 공모 후보 외의 ‘제3자 임명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영진위 관계자는 “절차상 불가능하다”며 이 같은 가능성을 부인했다.

차기 위원장의 임기는 강 전 위원장의 잔여 임기인 2011년 5월 27일까지다. 영진위 임원추천위원회는 12일경 한 차례 회의를 한 뒤 14일 면접을 통해 3∼5명의 후보를 추려 문화부에 추천한다. 문화부 장관은 이달 말 새 위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다.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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