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환상의 커플…강지환 “앞만 보고 달렸어요”

  • 입력 2009년 4월 21일 07시 53분


연예계 늦깎이 입문 앞만보고 달렸어요. 액션 힘들지만 헤쳐나가야 할 마이웨이. 7급 공무원이 정상의 밧줄 내려줬으면…

강지환은 2000년대 초반 제대한 뒤 한 IT업체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부모께 손 벌리기 싫었던 데다 어쨌든 연기를 하고 싶었다. 많이 벌었다.”(웃음)

그는 “어린 시절 일요일이면 당연히 극장에 가야 하는 것”으로 알 정도로 영화광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극장을 드나들며 일찌감치 배우를 꿈꿨다. 정확히 1년 동안 직장에 다녔던 것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경비가 필요해서였다.

강지환은 이후 단골이던 미용실 직원을 통해 드라마 OST 관계자를 소개받아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스물아홉에서야 기회가 찾아왔다. MBC 일일극 ‘굳세어라 금순아’의 주연을 맡아 시청자를 만났다. 신인으로서 드라마에서 “잘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당연한 것이었다.

“군 복무 시절 보초를 서며 20대의 계획을 짰다”는 그는 “나이 서른이 되기 전에 자리를 잡지 못하면 그만두자”고 다짐했다. “대본을 보고 또 보면서 연기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정말 잘하고 싶었다.”

이런 강지환의 눈에 드라마나 영화 촬영현장의 주변은 들어오지 않았다. 간혹 처음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차가운 사람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듣는 것도 그 탓이 크다.

그런 점에서 그는 ‘워커홀릭’ 같다. 드라마에 출연할 때면 시청률을 매일 아침 꼼꼼히 확인했다. 최근에는 자신이 주연을 맡아 23일 개봉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7급공무원’의 관객 반응을 보기 위해 모자를 뒤집어쓰고 시사회장을 찾기도 했다. 지금 최대 관심사를 묻자 “이 예민한 촉수만이라도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답한 것도 무리는 아닌 듯했다.

성공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시청자와 관객이 많이 보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게 내 일이다”면서 “반응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 ‘영화는 영화다’의 흥행으로 스크린에 안착하며 즐거움을 맛보았지만 지금 느끼는 만족과는 다른 모양이다.

‘7급공무원’에서 국가정보원 신참 요원 역을 맡아 좌충우돌하면서 사건을 해결해가는 그는 ‘영화는 영화다’에 이어 또 한 번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액션 연기는 힘겹다. “오로지 내가 헤쳐가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강지환은 그렇게 자신이 ‘헤쳐가야 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그는 “차근차근 산중턱까지 올랐다.이제 저 위 꼭대기가 보인다. 오르기만 하면 되는데, 암벽이다. 그건 더욱 힘든 일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렇게 산 정상에 오르기까지 때로는 잠시 여유를 찾고 싶기도 하다. 매니저와 차를 타고 가다 “너무 예쁜 집이 눈에 들어왔다”면서 “그 집에 들어가 차 한 잔 마시고 ‘왜 우리끼리 이러고 있느냐’며 웃기도 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욱 이성이 절실할 때도 있다며 웃음을 마저 내비쳤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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