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앨범 발표한 바비킴 “가수 15년에 아버지 칭찬 들은 건 딱 두번”

  • 입력 2009년 1월 12일 07시 51분


‘칭찬은 바비킴도 노래하게 한다.’ 칭찬을 받으며 누구나 더 잘 하고자하는 의욕이 생기고 힘겨웠던 일도 한결 쉽게 느껴진다. 가수 바비킴에게는 아버지의 칭찬이 그랬다.

1994년 그룹 ‘닥터 레게’를 시작으로 15년 동안 오롯이 가수의 길만 걸었던 바비킴. 10년 동안 무명시절을 거쳐 ‘힙합대부’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지금까지 아버지에게 제대로 된 칭찬 한 번 들은 적이 없다.

물론 칭찬에 인색한 아버지의 엄격함은 바비킴을 어려운 생활에서 벗어나게 해준 채찍질이 됐다.

문제(?)는 지금까지도 그런 태도에 변함없다는 점이다. 트럼펫 연주자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음악의 길로 뛰어든 아들 입장에서는 섭섭할 만하다.

●15년 음악 생활 동안 칭찬은 단 두 번...아버지의 엄격함이 나를 있게 해

그러나 바비킴은 “구박 받는 게 익숙해져서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은 법. 오랫동안 바비킴과 동고동락하고 있는 매니저는 “어느 날 바비 형이 아버지께 칭찬을 받았다며 굉장히 기뻐하더라”고 귀띔했다.

“지금까지 15년 동안 통틀어서 두 번 정도 칭찬 받았어요. 물론 그게 남들한테는 칭찬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좀 들을 만 하다’가 첫 번째 칭찬이었고요. ‘TV에서 너 봤다’가 두 번째 칭찬이었어요. 제발 칭찬 좀 해달라고 한 적도 있죠.(웃음)”

아버지의 격려를 듣고 겨우 가수로서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는 바비킴은 ‘겸손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을 좌우명으로 살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자신을 먼저 낮추는 바비킴의 모습은 아버지로부터 배운 귀중한 교훈이다.

바비킴의 겸손함은 12일 발표한 스페셜 앨범 ‘바비킴 러브 챕터.1’에서도 잘 나타난다.

“팬들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음반을 소개한 바비킴은 1만 장 한정판 CD에 일일이 사인하고 있다.

인터뷰 당일 7000장에 사인을 하고 왔다는 그는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사인을 인쇄하라”고 권했지만 바비킴은 “직접 사인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사인을 하는 동안 별 생각이 다 나요. 결혼 생각도 나고. 이번 음반 잘 돼야 할 텐데 빌기도 하고. 이 어려운 시기에 앨범을 꾸준히 낼 수 있다는 것도 고맙고. 몸이요? 망가지죠. 그래도 제가 안 하면 누가 해요.”

● 어려운 무명 시절 경험덕, 후배 챙기고 봉사에도 열성

바비킴은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도 끔찍하다. 언더그라운드 출신이라 음악을 하며 고생하는 후배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만난 한 후배 가수가 집에 돌아갈 차비가 없다는 걸 알고 200달러를 몰래 주머니에 찔러주기도 했다.

봉사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봉사는 그에게 있어 당연히 해야할 ‘의무’다.

다양한 곳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는 바비킴은 이혜인 수녀가 연 작은 마을 축제에 참석했을 때 장애인들이 자신의 노래에 맞춰 춤추는 모습에 어떤 것보다 큰 기쁨을 느꼈다.

“많이 하지는 않지만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꼭 하려고 해요. 어렵게 산다는 걸 잘 알거든요. 후배들 챙기는 건 선배들한테 배웠어요. 제가 어려울 때 선배들이 차비를 쥐어주고 그랬으니까요.”

바비킴은 어려운 시절의 일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도 했다.

1994년 서울 정동 MBC에서 열렸던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로 데뷔했을 때 두 번 토했던 일, 1998년 MBC ‘쇼!뮤직탱크’에서 방청객이 자신들이 아닌 H.O.T를 보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억울해서 눈물을 흘렸던 일 등.

당시의 기억이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가수로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어려웠던 시절 함께 했던 사람들이 다 기억나요. 외로운 건 예전이나 똑같지만요. 달라진 점이요? 과거에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만 했다면 이제는 남들과 공감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거요. 음악 만드는 재미는 늘었어요.”

이제 욕심이 없어졌다는 바비킴에게 최종 목표를 물었다.

“20대는 가수로서 잘되는 거였는데 그건 이뤘으니까 30대에는 가정을 꾸리고 꾸준히 음악 하는것?” 바비킴은 “역시 마지막은 결혼이 되네”라며 웃어보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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