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12월 29일 07시 5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2004년 발표한 싱글 ‘공항 가는 길’과 정규 3집 ‘저스트 팝’이 ‘터지기’ 전까지 이들의 이름을 아는 이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마이앤트메리는 당시를 “음악하는 게 재미있어서 매일 매일 노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1995년 동네 친구 세 명이 모여 만든 모던 록 밴드 마이앤트메리.
‘우리 이모 메리’라는 더할 나위 없이 친숙한 팀명을 가진 이들은 3집 ‘저스트 팝’으로 이름을 알렸다. 음반은 3만 장이 채 팔리지 않았지만 그 해 명반에 47위로 랭크됐고 평단의 호평이 쏟아졌다.
이후 부담감을 갖고 만든 4집 ‘드리프트’의 성적은 다소 저조했다. 하지만 이들은 2년 만에 또 다시 5집이라는 숙제를 풀어냈다. 이들의 ‘놀이’는 13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 3집이 큰 성공을 거둬서 부담감이 있었던 건 아닌가.
“부담은 4집이 심했다. 5집은 오히려 담담했다. 좋은 앨범을 만들겠다는 생각뿐이었다.(박정준)”
- 좋은 앨범이라는 건 뭔가.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우리 기준에서 좋은 앨범이란, 매일 듣지는 않지만 책상 어딘가에 놓여있고 주위에 맴도는 음악이다.(한진영)”
- 5집 타이틀이 ‘서클’인데.
“예전에는 일관성 있는 음악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개인의 성향을 살렸다. ‘서클’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하고 싶은 음악을 풀어놨다고 보면 된다.(정순용)”
- 솔직히 음반 장사는 되나.
“하하. 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어떤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익성 자체가 목표가 되면 음악이 재미없지 않겠나. 셋이 열정이 다하는 날까지 꾸준히 음악을 하고 싶을 뿐이다.(정순용)”
- 음악이 예전에 비해 편안해졌다고 했는데 왜인가.
“‘재미있는 드라마’가 아닌 ‘쿨한 다큐멘터리’ 같은 음악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정순용)”
- 쿨한 다큐멘터리라.
“전에는 멋있는 척을 많이 했다. 지금은 편한 게 좋다. 있는 그대로 사는 거다. 음악도.(정순용)”
- 마이앤트메리는 언더인가. 오버인가.
“홍대에서도 언더다, 오버다 딱히 생각해본 적 없다. 우리에게 음악은 놀이다. 지금도 어디서든 놀고 있을 뿐이다.(정순영)”
1시간여의 인터뷰를 마치고 마이앤트메리에게 물었다. “왜 마이앤트메리의 음악을 들어야할까요?” 그들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들으면 좋으니까요”라며 현답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 제공l 플럭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