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안방극장 ‘아버지의 이름으로’

  • 입력 2008년 10월 7일 08시 07분


‘내 사랑 금지옥엽’·‘바람의 나라’ 등 부성애 소재 드라마 속속 등장 ‘눈길’

‘이번에는 아빠 사랑이다.’

엄마들의 뭉클한 모성애 뒤에 가려 보이지 않던 아버지의 이야기가 안방극장의 새로운 소재로 인기를 얻고 있다.

4일 첫 선을 보인 KBS2TV ‘내 사랑 금지옥엽’. ‘엄마’가 주인공이었던 전작 ‘엄마가 뿔났다’와는 달리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을 위한 브라보 찬가’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이 드라마는 박인환, 박준규를 통해 묵묵히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속정 깊게 삼남매를 키우는 홀아버지와 음반회사 부사장으로 권위적고 가부장적인 가치관에 젖어 사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방송 초반이지만 시청률 20.7%, 22.3%를 각각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물이 아닌 사극에서도 자식에 대한 부성애 코드를 전면에 배치했다. KBS2TV ‘바람의 나라’의 정진영은 한 나라의 군주와 한 아이의 아버지의 역할 사이에서 끝없이 고뇌하는 유리왕을 열연중이다. 백성들 앞에서 죽여야 하는 막내아들 무휼을 부자지간의 연을 끊으며 살리고, 큰 아들 해명의 죽음을 목격하고 고뇌하는 아버지를 비장하게 그려 드라마 주요 갈등의 축으로 끌고 가고 있다.

현대 가족의 한 단면인 싱글파파도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KBS2TV ‘내 사랑 금지옥엽’의 김성수, SBS ‘유리의 성’의 김승수, SBS ‘며느리와 며느님’의 윤영준은 각자의 사정으로 아이를 홀로 키우며 일과 사랑, 육아문제로 고민하는 아버지로 등장하고 있다.

‘내 사람 금지옥엽’의 김성수는 극중에서 “스캔들을 팔아서라도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어 DJ직을 수락한다”며 남다른 부성애를 보여줬다. 또한 윤영준은 출산 직후 아이가 정상인으로 살수 없다는 말을 듣고 떠난 아내 대신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박민혁으로 시청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점차 가족 구성원들 속에서 멀어지고 작아지는 아버지들의 모습을 그린 이 드라마들은 실직 불안, 업무 과중, 대화 단절 등 사회구조적인 어려움과 맞물려 많은 공감을 낳고 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게시판에 “모처럼 부성애를 그린 드라마를 만났다” “요즘 싱글 파파들이 많은데 그분들에게 끝까지 힘이 되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는 응원글을 남기고 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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