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진술′ 안재환父 “제발 아무 말 하지 말아주세요”

  • 입력 2008년 9월 8일 22시 43분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말아주세요.”

8일 죽음을 맞은 안재환의 아버지와 형이 8일 7시 30분께 진술서를 작성하기 위해 서울 노원구 노원경찰서를 찾았다. 이날 오전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아 자택에서 안정을 취했던 안재환의 아버지는 오후 6시35분쯤 시신이 안치된 서울 태릉 마이크로 병원(구 성심병원)을 찾아 고인의 장례식 절차에 대해 유가족과 상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안재환 아버지는 오후 7시 30분께 진술서를 작성하기 위해 노원경찰서를 찾았다. 안재환 아버지는 취재진을 피해 후문을 통해 형사 1팀으로 갖다. 2시간 가량의 진술이 끝나고 밤 9시 30분 지인들의 부축을 받고 계단을 내려온 안재환 아버지는 지친 듯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옆에서 부축하던 한 지인은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달라”며 “지금 말을 하실 수 없는 상태”라고 부탁하며 힘겨운 심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안재환은 8일 오전 9시 20분 서울 하계동의 한 빌라 앞 골목길에 주차된 검은 색 카니발 차량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안재환은 밀폐된 차량 안에서 연탄을 태운 점, 아내 정선희 앞으로 유서를 작성한 점 등 정황을 미뤄보아 사업의 잇따른 실패와 빚 독촉에 의한 자살로 사인을 추정하고 있다. 현재 시신은 마이크로 병원에 있는 임시 빈소에 안치됐다.

한편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현장 검증 및 시신 확인 차 현장 보존을 지시했다. 사체 발견 후 1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안재환의 시신이 마이크로병원에 안치된 이유도 검찰의 지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화보]정선희 오열속 탈진…침통해하는 유가족

[관련기사]아내 정선희, 비보 듣고 실신…방송 활동 전면 중단

[관련기사]경찰이 밝힌 사인 “시신 심하게 부패…19일전 사망한 듯”

[관련기사]‘안타까운 빈소 표정’ 해맑은 그의 웃음처럼 갔으면

[관련기사]고교 선배가 “빚 때문에 힘들어 죽고싶다더니…”

[관련기사]“안재환 죽음, 믿을 수 없다”…충격에 빠진 지인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