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으로 컴백, 소지섭 “치열한 생존·고독…깡패와 배우는 닮은꼴”

  • 입력 2008년 9월 2일 07시 46분


공익근무·휴식기…심한 연기 갈증, ‘배우가 되고 싶은 깡패’에 공감, 복귀작 NO개런티·투자 참여

“소문 다 나지 않았나요? 인터뷰하기 힘든 배우라고.” 그의 말대로 인터뷰하기 힘든 스타는 실제 존재한다. 유형은 두 가지다. 두문불출형과 단답형. 배우 소지섭은 후자에 속한 경우였다.

4년 만이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그는 군복무를 마친 예비군이 됐고, 30대가 됐다. 서른줄에 들어선 소지섭의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말수가 고무적으로(?) 늘었다는 것. 남자는 군대를 갔다 오면 변한다더니….

공익근무요원 출신인 소지섭은 “출퇴근해서 그렇게 말하기 민망하다”고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받아쳤다. 11일 개봉하는 영화 ‘영화는 영화다’(감독 장훈·제작 김기덕필름, 스폰지이엔티)는 소지섭의 컴백작이자 30대 배우로서 첫발을 내딛는 작품.

소지섭은 그의 말을 빌려 “조금 많이 나아진” 말주변으로 세월이 가져다준 ‘달라진 소지섭’을 말했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나.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는 동안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어요. 보는 눈이 워낙 많은 것도 사실이고….”

- 팬들의 사랑은 여전했다. 근무했던 구청을 방문하는 여행 상품까지 생기고.

“많이 민망했지요. 하지만 감사한 일이었어요. 찾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일하겠습니까, 배우가.”

- 복귀작이 영화다. 배우는 영화에 대한 로망이 있는 모양이다.

“드라마다, 영화다, 장르에 대한 편견은 결코 없어요. 연기를 하는 것은 똑같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결국엔 두 가지 다 하잖아요, 어느 배우든.”

- 영화 ‘영화는 영화다’가 소지섭에 주는 의미는.

“거슬렸던 수식어를 걷어내고 싶었어요. 예컨대 한류스타 같은 것? 배우 소지섭으로 불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찍었습니다.”

- 배우가 되고 싶었던 깡패, 그것이 극중 역할이다.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지요. 쉬는 동안 저도 몹시 연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 깡패와 배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치열하게 경쟁해서 그 자리에 올라가지요. 또 그 자리에서 살아남으려면 피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고요. 외로움도 많이 느끼지요.”

- 노 개런티로 출연했다. 투자에도 참여했다던데.

“이 영화를 제 것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투자는 주변에서 많이 반대했지요. 굳이 그럴 이유까지 있냐고 했지만. 흥행? 잘 되면 좋지요. 투자자잖아요.”(웃음)

- 제작자라든지, 연기자 외 행보를 모색 중이란 의미인가.

“연기 하나로도 너무 힘들어요. 요즘엔 배우한테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는 것 같아요. 굳이 욕심을 내자면 연출을 해보고 싶은데…, 주변에서 그리 좋은 시선으로 봐주진 않을 걸요.”

- 매사에 조심하는 인상이 강하다.

“사실이에요. 너무 오래간만이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죠. 모든 걸 지금 새롭게 접하는 것 같아요. 사생활 관리도 철저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유일한 낙이라고 한다면 소주 마시는 일이 전부니까요.”

- 술로 시름을 달랜다?

“주량은 소주 2병에서 3병 사이.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지요. 술 깨는 데 오래 걸리더라고요. 20대와 30대의 차이겠지요.”

- 술자리에선 늘 따라오는 게 시비다.

“그렇지요. 무조건 참습니다. 한 번 ‘욱’ 했다간 많은 문제가 뒤따르잖아요.”

- 소지섭의 연기는 어둡고, 남성적이고, 반항적이다.

“이번 영화도 그렇지요? 일단 제가 잘 할 수 있는 역할부터 하고 싶었어요. 가벼운 역할은 차차 해나가야겠지요.”

- 일상의 소지섭은 어떤가.

“일이 없으면 집에 있는 편이에요. 운동하고, 친구들 만나서 저녁 먹고. 가끔 친한 형들이랑 나가서 골프 치고. 백돌이입니다. 평균 타수가 100타대에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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